알바를 하러 탄현동으로 갑니다.
흐린날씨탓에 기분이 좀 가라 앉았었네요..
언제나 그렇듯 밤낮이 바뀐 저의 생활 습관으로..오전 11까지 가겠다던 약속시간을 또 지키지못하네요..12시가 다 되어서야 눈을 떴답니다.새파랗게 질릴듯 놀라던것도..이젠 아무렇지 않게 변해서 전화를 겁니다..
"저기요..아...죄송해요..제가 늦잠을 자서요..네..2시까지
꼭 가겠습니다."
아주머니 한분께 피아노를 가르쳐드립니다..
정확히말한다면..가서 저도 헤메다 옵니다..흠..죄송하죠.
그래도 아주머니는 저를 믿으십니다..연습도 열심히 하시지요.왠만한 입시생보다 더 열정적이십니다..
그래서 제가 많이 배웁니다...
아파트에사시는 아주머니네까지 집에서 20여분걸립니다.
버스가 늦게옵니다...에이..더 지각하면 안되는데..
다행이군요..버스기사아저씨가 신호를 다 무시해서..다행히(?)저는 2시에 도착합니다..
원래시간 보다도 늦었건만...아주머니...천사같은 미소로 저를 반기십니다...(더더욱 죄송해서 그냥 웃습니다..헤헤..하구요)
습기가 많은 탓일까요?..날씨가 더욱 덥게 느껴집니다..
미친 레마...또 잠이 오려고 합니다...그것두 레슨중에..
아주머니는 모르실겁니다...
이 레마가 아주머니께 성의껏 레슨해 드리기위해..몰래 허벅지 꼬집어가며 잠을 이겨냈다는사실을요..
아..역시 잠은 밤에 자야하나봅니다...ㅡ.ㅡ;
너무나 성실하신 아주머니...역시 한국의 아주머니는 대단하십니다...정말 열심히 연습하셨습니다...
제가 하나하나 설명해 드릴때 무안할 정도로 제 눈을 바라보십니다..아이처럼 초롱초롱하게 말이지요...
휴~ 덕분에..1시간 30분가량 레슨을 했답니다...
기진맥진한 레마...아.점 먹고 에너지소비 다 했던지라..
레슨이 끝나고 나니까..눈앞이 핑핑 돕니다..헉헉!!
아주머니...역시..착하십니다...잘가라며 문앞까지 배웅해주시네요..고마운 마음에 레마의 마음이 뭉클합니다..ㅜ.ㅜ
흐린하늘탓에 햇빛이 힘없이 느껴지눈군요..
그때였습니다..
꺅~~~~ 꺅~~~~
소스라치게 놀란듯한 비명이 들린것은....
힘들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이어폰을 꽂고있던 레마의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소리가 나는 곳을 보니 세명의 꼬마들이 무언가를 가리키면서 계속 꺅꺅~~ 그럽니다...
살금살금...그쪽으로 다가가보니...하하하
이런...까만..그리고 징그러운 벌레들이 줄줄이 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발로 뽁뽁 밟습니다..그래놓고는 또 소리를 지릅니다...여자아이는 정색이 되어 계속 소리만 지르구있구요.
제가 웃으며 그들을 쳐다봅니다...
이런...제 눈길엔 아랑곳 하지 않는군요..
지나가는 어른들은..상관하지않고..그냥 지나갑니다..
지나가면서...그 벌레들을 찍..밟고 갑니다...
그래도 살아남은 벌레들은 어디론가 계속 가는군요..
그들이 가는곳은 어디일까요?...
문득..그 벌레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꽃들에게 희망을 "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그책...한시간도 채 안되서 다 읽었어요..
그러나..그여운은...아주 오래 가더군요...
줄무늬 애벌레와 노랑이 애벌레....
결국 그들은 시련을 잘 이겨내고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희망을 이야기한다는...그런 내용이었죠...
문득..까만..징그러운..저 벌레들이 불쌍해집니다..
나비가 되지도못하고..무심결에 지나가는 저 발길에 채여 죽어간다고 생각하니...제가가는 길에도 까맣고 작은 그것들이 열심히 사력을 다해 꿈틀거립니다..
전 소리지르지 않았습니다...
밟을 뻔 했지만....노랑이와 줄무늬애벌레가 생각나서..
돌아서 걸어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