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오랜 기간 포핸드에 킬러시리즈를 주력으로 써오고 있습니다.
7년 전 엘보가 심하게 온 이후 라켓 무게를 낮추기 위해 전형 변화를 고민하면서 백핸드에 숏과 미디엄을 우선 써보고, 오랜만에 롱도 다시 써보고, 포핸드에 숏과 미디엄, 롱과 안티까지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쳐 마지막으로 정착한 포핸드 러버는 킬러프로 1.5mm였습니다.
백잡이가 백핸드 평면러버 기술들을 포기할 수 없어 라켓 무게도 낮추고 게임 템포도 늦추기 위해 포핸드에 미디엄을 쓰기로 한 결정이었죠.
사실 1.5는 포핸드에 쓰기엔 너무 얇은 스펀지죠.ㅎ
각을 안정시키고 다양한 타법을 구사하기 편한 백핸드에 비해 포핸드는 스윙이 크고 유동적이라 핌플러버의 컨트롤이 훨씬 어렵고 또 대부분의 샷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게 되기에 같은 러버라도 더 두꺼운 스펀지를 사용하는 것이 철칙이긴 합니다.
최소 1.8에서 맥스까지.
대부분의 셰이크 포핸드 숏 유저들은 2.0을 씁니다.
그래도 저는 얇은 스펀지에서 나오는 변화와 깔림, 그리고 타격하는 순간 손에 짜릿하게 느껴지는 공과 목판의 직접적인 충돌 감각을 무척 좋아하기에 얇은 스펀지의 킬러프로를 가장 선호했지요.
대략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킬러프로 1.5가 포핸드 주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쓰기에는 너무 힘겹더군요.ㅎㅎ
컨디션이 좋을 때는 그만큼 위력적이고 믿음직한 러버가 또 없지만, 힘들거나 흔들리는 날에는 여지없이 잦은 미스가 나옵니다.
공을 하나 하나 칠 때마다 매번 정확한 각과 스윙을 유지해줘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땐 이 얇은 스펀지의 킬러프로는 솔직히 너무 버겁거든요.
킬러라는 러버가 원체 탑시트에서 공을 거의 잡아주지 않기에 라켓 각과 임팩트로 정확하게 타격해야만 성공하는 러버라서... 올해들어 부쩍 더 낡아가는 못난 몸뚱이로 점점 헤매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움직이는 게 왜 이리 힘드나 정신차리고 보니 벌써 제가 옛날엔 장수했다고 잔치 차려주던 나이가 됐네요.ㅎㅎ
얼마 전부터 킬러프로 1.5를 대체할 러버를 여러 종류 시타해 보았는데 오랫동안 익숙한 킬러시리즈와 전혀 다른 성격의 러버들에는 이젠 쉽게 적응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킬러 안에서 편히 쓸 수 있는 버전을 고르기로 정했습니다.
탑시트가 조금 더 잡아주는 숏을 써보니 연습 때는 너무 편하고 좋은데 막상 게임에서는 상대 회전을 타서 간단한 리시브조차 어렵더군요.
그래서 결국 좁혀진 몇 가지 방안은
킬러프로 스펀지 두께를 늘린다,
킬러익스트림을 쓴다,
킬러프로에보를 쓴다,
오리지널 킬러를 쓴다...
이렇게 네 가지였습니다.
우선 킬러프로의 스펀지 두께를 늘리는 건 무게 때문에 포기.
이미 킬러프로 1.5의 무게가 제게는 맥시멈이었으니 1.8이나 2.0으로 가면 라켓 총 무게가 제 마지노선인 170g을 훌쩍 넘어갑니다.
엘보 7년차가 지나는데 아직도 170g만 조금 넘어도 팔뚝에 신호가 옵니다.
서글프네요.ㅎ
킬러익스트림은 블레이드만 잘 고르면 쓰기에 썩 괜찮았었는데 오랜만에 한 장 사보니 스펀지가 바뀌어 나오네요.
예전의 밝은 오렌지색 스펀지가 아니고 약간 붉은 주황색 스펀지로 바뀌었던데 이전 버전의 그 느낌과 구질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시타만 해보고 바로 포기.
킬러프로에보는 프로보다 훨씬 치기 편하고 특히 스매쉬 같은 플랫타법의 위력이 좋은 러버인데 공이 빠른 만큼 게임 템포 역시 빨라질 수밖에 없어서 더 낡아가는 이 몸엔 버거워 역시 포기.
남은 건 오리지널 킬러네요.
우선 같은 두께인 1.5를 써보았는데 오랜만에 붙인 킬러는 부드러운 스펀지 덕에 바로 아주 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강한 타격에서는 프로만큼 깔리거나 빠르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컨트롤이 훨씬 수월했고 공을 스펀지가 잡아주니 탑스핀처럼 포물선을 그리도록 긁어치는 타격이 가능해 무척 편했습니다.
프로 얇은 스펀지는 긁어치기가 아주 힘들고 포물선이 잘 나오지 않아 매번 라켓 각도에 정말 유의해야 하거든요.
일단 너무 편해져서 합격.
한 일주일 1.5 잘 쓰다가 든 생각은 '어차피 깔림 덜한 김에 더 쓰기 편하게 한 단계 더 올릴까' 였습니다.
킬러의 다른 버전들은 1.3이 가장 얇은 스펀지라 포핸드 공격을 위해 한 단계 높인 게 1.5였는데 킬러만 1.5가 가장 얇은 스펀지입니다.
그 말은 1.5는 블록과 수비의 변화구 생성에 특화된 두께라는 뜻이고 백핸드에서의 효용이 더 높다는 말도 됩니다.
실제로 블록이나 스매쉬에서 목판에 타격감이 크게 느껴질 때 변화가 크게 나오며 컨트롤은 급격히 떨어지더군요.
공이 흔들리며 날아가니 포핸드에서의 성공률은 그만큼 낮아짐을 경험했습니다.
킬러 1.5는 킬러프로 1.3과 같은 레벨에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 생각이 들고는 바로 스펀지 두께를 한 단계 올린 킬러 1.8을 구입해 붙였습니다.
오늘 하루 써보는데 이건 완전히 다른 편안함을 선사하네요.
물론 변화나 깔림은 그만큼 덜하지만 매 타구가 다 쉽고 편합니다.
공격 성공률이 월등히 높아지니 게임이 즐거워집니다.
이래서 다들 포핸드에는 두꺼운 스펀지를 쓰는 거죠.ㅎ
남들에게는 항상 그렇게 조언하면서 막상 저는 포핸드에도 얇은 거 잘 쓸 수 있다는 쓸데없는 자만심으로 힘든 두께의 힘든 러버를 내내 고집하고 있었나 봅니다.
어차피 제 구질에 이미 익숙한 구장 식구들은 킬러프로 얇은 건지 뭔지 그다지 신경도 안 쓰는걸요.
괜히 저 혼자서만 매 타구마다 힘겹게 라켓 각과 임팩트와 스윙과 처절히 싸우고 있었나 봅니다.ㅋㅋ
변화나 깔림으로 득점하거나 찬스를 얻으려는 생각은 역시 핌플유저에게는 독이 됩니다.
점수는 상대 실수로 내는 게 아니라 내가 잘 쳐서 내야죠.
참 오랜만에 포핸드에서 편안함을 만끽하며 오늘 운동을 재밌게 했습니다.
변화가 줄었지만 제 실수가 더 줄어서 승률은 훨씬 높았고 무엇보다 신경 덜 써도 잘 들어가 주니까 공 치는 게 즐거웠습니다.
물론 킬러가 누구에게나 편한 러버는 절대 아닙니다만^^ 그래도 긴 시간 계속 쓰던 킬러프로 얇은 스펀지보다는 제 포핸드에 쓰기에 훨씬 훨씬 편합니다.
이제는 좀 더 편히 즐탁할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아, 그리고 자꾸만 힘이 딸리는 요즘은^^ 파워 보강을 위해 프리모라츠카본을 쓰고 있네요.
그 아래 애들로는 스피드도 내기 힘들고 네트 미스가 자주 나와서요.
임팩트가 영 예전 같질 않아 블레이드에서 힘을 많이 빌어다 쓰고 있습니다.^^
p.s.
혹시 또 오해가 있을까 하여 첨언합니다.
이 글만 읽으면 마치 킬러프로에서 킬러로 바꾸면 쓰긴 편해지는데 변화와 깔림은 줄어든다 라고 이해하게 될 것 같아서요.
그건 포핸드에 국한된 것입니다.
백핸드에서는 대개 반대가 됩니다.
포핸드의 특성상 힘을 죽여서 대거나 내려막거나 밀거나 비껴치는 등의 기술은 거의 사용하게 되질 않고 대부분의 공을 긁어올리게 됩니다.
찬스볼도 똑바로 때리면 공이 직선으로 밀려가 미스확률이 크기에 높이 뜬 공도 긁어치는 느낌으로 약간의 전진회전을 줘야 안전하게 들어갑니다.
이렇게 쓰는 경우에 한하여 킬러는 워낙 기본적으로 깔림이 많이 나오는 킬러프로에 비해 깔림이나 기타 변화가 덜 나옵니다.
킬러프로는 깔림만 킬러보다 많고 그 외의 변화는 덜한 러버입니다.
깔림 외에도 풀림, 날림, 흔들림, 멈춤, 힘빠짐 등 무척 많은 변화의 모습들이 있는데 그 중 깔림 한 가지만 킬러프로가 유난히 많고 나머지는 킬러가 월등하죠.
탑시트는 같지만 스펀지의 경도가 다른 까닭입니다.
스펀지가 단단하면 깔림은 많아지고 흔들리거나 풀리는 변화는 줄어듭니다.
백핸드에서 다양한 타법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킬러프로보다 킬러의 변화가 크고 얇은 스펀지로는 마치 롱처럼도 쓸 수 있는 러버입니다.
당연히 스펀지가 얇을 수록 변화는 커지고
변화와 컨트롤은 반비례한다는 것 역시 항상 진리입니다.
포핸드에서 긁어올려 칠 때에 한하여 킬러가 편하고 변화도 덜하다, 스펀지가 두꺼우면 공격 컨트롤이 좋아진다는 내용이니 잘 이해해 주시길 바라면서 첨언했습니다.
다양하게 쓰는 백핸드에서는 킬러의 변화가 훨씬 많고 다양하고 어렵습니다.
p.s.2
킬러 1.8의 레귤러사이즈 컷팅 무게는 약 30g입니다.
킬러프로 1.5는 33~34g이었습니다.
두께를 늘렸는데 부드러운 스펀지 덕에 무게는 더 가볍네요.
5년만에 주력 러버를 살짝 바꾼
공룡
첫댓글 아~ 옛날이여 ㅜㅜ
그쵸?ㅎㅎ
저도 옛날에는 일중호에 임파샬로 날아다니며 전진속공하던 시절도 있었어요.ㅋ
킬러스핀 1.8이 컨트롤 하긴 편하다는 말씀이시죠?
엘보때문에 무게를 낮추고 싶은데 처음 다루기 쉬운 핌플아웃러버(숏,롱상관없음) 추천해주세요~ 미리감사드리고
오른손 양핸드 쉐이크전형입니다
제가 마지막에 덧붙인 내용이 있죠.
킬러는 컨트롤이 절대 쉽지 않은 러버인데 그동안 쓰던 킬러프로1.5에 비해 쉽다고요.^^
그리고 그 역시 포핸드에 한해서이고 오랜 기간 써오던 제 경우입니다.
처음 핌플 쓰는 분께 킬러는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핌플 초보에게는 너무 어려운 러버입니다.
엘보로 무게를 낮추시려 핌플을 생각하신다면
우선 공룡의 방 이전 게시글 중 '핌플체질론'이라는 글을 꼭 읽어보세요.
그 후에 어떤 류의 러버를 어떤 스타일로 쓰실 건지, 포핸드인지 백핸드인지 정하고 다시 질문 주시면 추천이 가능하겠습니다.
일단 쉬운 핌플은 없고, 그나마 평면과 비슷한 숏핌플은 바꿔도 결국 평면 비슷하게 쓰게 돼서 엘보에 비슷한 자극이 계속될 우려가 있어요.
아무튼 범위가 좀 좁혀져야 저도 뭔가 말씀드릴 수 있겠어요.
그렇죠. 연습만이.
또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언이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살짝???
무슨 늬앙스 일까요?? ㅎㅎ
킬러프로에서 킬러로 간 건 뭐 대단히 큰 변화는 아니니까 살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킬러 러버를 백핸드에 사용할경우 오리지날 킬러가 프로에비해 스폰지가 부드러워 다양한 변화가 발생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킬러 소프트가 킬러에 비해 스펀지 경도가 더 낮을텐데 그럼 더 킬러 오리지날에 비해 변화가 많이 발생 하는지요?
아닙니다.
킬러소프트는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쓰기 편하기만 합니다.
스펀지가 부드럽다고 변화가 큰 게 아니라 적정선에서 받치고 튕기는 힘도 있어야 하는데 킬러가 딱 그 적정 경도고 소프트는 거기서 더 부드러워 튕기는 힘이 없죠.
깊이 묻혀서 잡아 끌고가는 성능이 좋아 편하게 쓸 수 있는 킬러시리즈 입문용 킬러입니다.
킬러에서 단단해지면 프로인데 단단한 스펀지는 덜 잡아줘서 떨어뜨리기에 프로는 깔림이 좋습니다.
공격시 강한 임팩트도 잘 받아주고요.
대신 킬러 같이 오묘한 변화는 나오지 않고 단순한 깔림 위주의 변화가 주로 만들어지죠.
@공룡 네~ 감사합니다! 전 백쪽에 익스트림을 사용중인데요 익스트림 스폰지가 변경되는 바람에 감각이 많이 바뀌어서 킬러 오리지날로 바꿔볼까 고민중 이라서요~
@쿵푸팬더야 네, 제 생각엔 바뀐 익스트림보단 오리지널이 나을 것 같습니다.
스펀지 바뀌고는 퍼포먼스가 너무 단순해졌더군요.
@공룡 네~ 감사합니다 ^^
프로에보1.8을 로타리펜홀더에 부착해서 사용을 처음 사용해보는데 운용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어렵네요. 로타리다 보니 백에서 라켓을 열어서 넘기기가 쉽지 않고 전면으로 공격시 드라이브가 힘들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고수님.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런 문제는 조언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적응과 연습이 필요한 거겠지요.^^
저도 글에서 누누히 밝히듯이 킬러시리즈는 사용이 결코 쉽지 않은 러버입니다.
꾸준히 사용하시면서 적응하시는 것 밖에는 무슨 다른 특별한 팁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핌플 항상 쓰는 사람들도 새로운 핌플로 바꾸고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보통 몇 개월은 걸립니다.
킬러프로에보 1.8이면 다른 킬러들보다 오히려 쓰기 편한 버전, 편한 두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