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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2 무뚝뚝한 어른 밑에 사교적인 아이 없다
네 번째는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다. 자폐나 애착장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것은 특수한 경우에 속하므로 논외에 두기로 한다. 요컨대 네 번째 경우를 제외한다면 얼마든지 사회성 좋은 아이로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정서지능(EQ)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버릇없고, 눈치 없고, 너무 개인적이어서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이런 그릇된 습관은 전적으로 부모와 우리 사회가 길러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모들이 이기적인데 아이들이 어떻게 나누는 삶을 알겠는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조차 인사를 나누지 못하는 사회가 우리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아이들이 말을 시작할 때부터 ‘사회의 룰’을 가르친다고 한다. 자신이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회성을 길러주는 교육은 빠를수록 좋고,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내가 최고’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정서 교육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가르쳐야 올바른 정서가 자랄 수 있다. ‘마음이 쿵쾅거릴 때는 이렇게 가라앉히는 거야’ ‘네가 그렇게 하면 상대방이 속상하지 않겠니?’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표현하는 게 옳지 않겠니?’ 이런 식으로 생활 안에서 끊임없이 교육시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일단 부모가 ‘행동방식도 가르쳐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하는 게 중요하다.
Chapter3 수줍은 아이를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들
아이들의 수줍은 기질은 사람을 상대할 때뿐만 아니라 물체를 대할 때도 거의 비슷하게 드러난다. 낯선 것을 보고 쉽게 다가가는 아이가 있는 반면, 무조건 피하려드는 아이가 있는 것이다. 비율은 반반이다. 무조건 피하는 아이들은 예민한 아이들로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을 보이고, 잠도 푹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체로 마른 체형이다. 새로운 자극에 대해 피하고 도망가는 것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심하게 울거나 반응이 끝났는데도 오랫동안 짜증을 낸다면 전문가를 찾아봐야 한다.
키워주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아이에게 사교성을 키워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롤모델이 돼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크게 즐거워하고, 상대방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언제나 미소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특별한 옷을 입고 있지 않아도 “어머, 오늘 참 예쁜 옷 입었구나! 어디에서 샀니?” 이런 식으로 크게 반응하면, 따라하고 싶은 감정만으로도 아이들의 표현력은 좋아진다.
수줍은 아이를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고치고자 한다면 ‘세밀한 계획’을 세워서 단계별로 조정해 나아가는 게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한번 몸에 익은 성향은 절대로 짧은 시간 안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어른들도 처음 보는 사람들만 모인 곳에서 즐겁게 노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저쪽에 가서 저 아이랑 같이 놀아라!” 이런 식으로 사교성을 키우려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세팅 안에 들어가서 뭔가 아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주는 게 필요하다. 이를 테면 처음에는 여러 아이들이 있는 데서 혼자 놀게 해주고, 그게 익숙해지면 작은 그룹을 만들어주고, 그다음에 새로운 그룹을 소개해주는 식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선생님들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줍은 아이들은 선생님의 관심 없이는 학교나 유치원에서 절대로 사교성을 키울 수 없다. 반대로 선생님이 관심을 가져주면 이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 역시 단계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네가 수업 끝나면 문을 닫고 가거라” “네가 아이들에게 종이를 나눠줘라” 이런 식으로 부담 없이 사회성이 드러날 수 있는 일들을 시키고, 그다음에 ‘예’나 ‘아니요’로 끝낼 수 있는 작은 발표를 시키고, 이런 게 차곡차곡 쌓이게 한 이후에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발표까지 시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수줍음 많은 아이들도 얼마든지 외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 모두 다 선생님의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요컨대 어릴 때부터 부모와 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잘 받아야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실패에도 낙심하지 않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회의 관심과 교육에서 나온다.
Chapter4 새로운 환경에 두려워하는 것 당연한 일
거의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거의 없다. 자신의 자녀가 무방비 상태로 사회에 노출돼 매일매일 상처를 받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자녀교육에서 막연한 낙관은 금물이다. 낙관은 안일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윤경 가톨릭대학 아동심리학과 교수의 이야기다.
“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아이가 무엇이든 잘해낼 것이라고 믿어요. 이런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낯선 공간에 아이를 집어넣고 당연히 잘 지내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죠. 오히려 수줍어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지낼 수 있게 안내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위축돼 보일 때는 아이가 ‘왜 수줍어하는지’ 원인을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성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 행동에서 기준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점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게 해서 차이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즉, 아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하고 수줍어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아이들은 일관성이 떨어져서 비슷한 상황에서도 어떤 때는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가 어떤 때는 수줍어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CASE1 이선미 씨의 ‘썰렁한 경험’(35·용인 수지·전업주부)
얼마 전 용인 수지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어요. 이 아파트에 이사오자마자 싸늘한 경험을 했습니다. 다섯 살 딸아이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예요. 이전 아파트에서 그랬던 것처럼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는데, 상대
나중에야 인사 안하는 게 이 아파트의 풍토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도 딸에게는 “어른을 보면 인사해야 한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영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오래된 아파트가 아니긴 해요. 그래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ASE2 박남희 씨의 답답한 고민 (34·서울 구로·맞벌이 주부)
여섯 살 딸아이가 낯가림이 너무 심해서 걱정입니다. 집에서 키울 때는 아이에게 수줍음이 많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또래들보다 몸집이 작고 조용한 편이긴 하지만, 자기 감정은 곧잘 표현했죠. 하지만 유치원에 보내면서 아이가 많이 수줍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 유치원에 들어갈 때부터 표정이 굳어지더니,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더라고요. 친구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은 고사하고, 남자아이가 말을 걸어오자 울먹울먹하더니 결국엔 엉엉 우는 거예요.
거기에다 그 무렵 유치원에서 발작을 일으킨 친구를 본 후로는 아예 유치원에 가질 못해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일하는 할머니가 돌봐주고 있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CASE3 김미현 씨의 수줍은 모녀 이야기 (38·경기 부천·전업주부)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인데 굉장히 수줍음이 많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수줍음이 많은 아이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싫어하지는 않아요.
우리 집에서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떨고 있으면, 옆에 와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자기도 한마디 던지고 그래요. 그러면 친구들이 “어머, 얘. 너, 말 잘하는구나” 하면서 아이에게 관심을 보여줍니다. 근데 애가 관심이 집중되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거예요. 성격을 바꿔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CASE4 손소영 씨의 심부름 못하는 아이 (37·경기 부천·전업주부)
아홉 살 아들이 처음에는 그저 ‘소극적인 성향’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학교에 들어가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점점 안 좋아져 걱정입니다.
동네 슈퍼에 라면 몇 개, 아이스크림 몇 개 사오라는 심부름을 못하고, 돈이나 가방도 잘 잃어버리고…. 그저 수줍다고 지나칠 수준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제대로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한 권의 책
신동들의 노력과 도전 실화를 담은 다큐동화 ‘신동들의 비밀 수첩’
피겨 신동 김연아에서 수영 신동 박태환까지
키가 10cm 더 큰 서양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 완벽하고 아름다운 점프로 세계무대를 점령한 김연아. 이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아픔과 힘든 연습 과정, 감동의 도전이 있다. 최근 이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숨은 일화를 엮은 다큐동화가 출간됐다.
‘신동들의 비밀 수첩’에는 여덟 명 신동의 환희와 좌절, 땀과 눈물, 시련과 극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올림픽에서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지만 부끄러운 실패를 딛고 수영을 계속했다. 김연아는 난방도 갖춰지지 않은 추운 스케이트장에서 부상과 싸우며 고독한 훈련을 했다. 그들에게는 기필코 세계 정상에 오르고 말겠다는 간절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이 밖에도 여섯 살에 흥보가를 완창한 국악신동 유태평, ‘태왕사신기’ 아역 탤런트 박은빈, 요리신동 김물결, 마술신동 김동길 등의 감동 실화를 함께 엮었다. 그들의 모습에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좌절과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공식을 찾을 수 있다. 또 남들보다 더 큰 포부와 목표를 가져야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진리도 찾을 수 있다. 타고난 재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꿈을 갖느냐, 어떤 노력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뚜렷한 목표와 계획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하는 시기에 접어든 어린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정은·이나영 지음
원유미 외 그림/ 해냄주니어/ 172쪽/ 값 9500원
여성조선
취재=최국태 기자
일러스트=도서출판 거름‘스스로 도전하는 아이의 인생에는 막힘이 없다’
도움말=정윤경(가톨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