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싸리나무꽃(조팝나무꽃)이 잘 튀운 티밥처럼 하얗게 피었네요.
이곳 내서면에는 유달리도 이맘 때 쯤이면 조팝나무 꽃이 다른 곳보다 더 많이 피어 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에 혹독한 추위가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올해는 더 눈에 띄게 피어나네요.
물싸리나무 꽃은 아주 낮은 곳에 피어나는 겸손의 꽃이지요. 절대로 산 중턱이상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야산 둔덕이나 밭뚝근처 가시덤불이나 지난 겨울의 죽음의 잔해인 마른 억새수풀 사이와 같은 아주 천한 곳에 피어나지요.
그래서 그런지 화톳장에는 흑싸리로 표현된 꽃이기도 합니다.
"흑싸리 쭉정이만도 못하다."라는 보잘 것 없는 무엇을 비하해서 말할 때 곧잘 사용하던 그흑싸리 말입니다.
옛날 민화투 시대는 흑싸리 쭉정이가 쓸모 없었지만
요즈음 고스톱 시대에는 흑싸리 쭉정이만큼이나 실한 것 도 없습니다 그려.
피박 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고
고도리할 때 필요한 새한마리를 잡아올 수 있는 미끼도 되고 초단까지 넘볼수 있으니
예쁜 꽃이라서 김지미 궁댕이라고 불리는 목단 열짜리에 비하면 얼마나 실합니까?
시절이 바뀌니 천하고 귀한 것도 바뀌는가 봅니다.
칠월에 붉게 피는 홍싸리는 가을에 베어다가 빗자루도 만들고 싸리 울타리를 만들정도로 야무져서 참싸리라 불렀고
사월에 꽃 피는 조팝나무는 쉽게 부러져 싸리비도 못만들고 울타리도 만들 수 없어 물싸리라 불렀다지요.
하지만은 민가 가까운 밭뚝이나 야산 둔덕에 화사하게 피어나
봄 농사 시작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 주어 고단함을 잊게 해주었던 고마운 꽃이지요.
밭뚝에 핀 조팝나무 꽃처럼 환한 오월이 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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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네 황토방 주의에도 물싸리나무 심어 봄 운치를 향기롭게 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