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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굴라와 브리스가 원문보기 글쓴이: 아굴라
나이 들면서, 천천히 멀어지는 우리의 이별이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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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고 세월이 지나갈수록 자신이 점점 나이 들어가는 것을 여러 가지 면에서 느끼게 되는데 이는 필자도 남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그래도 몇 해 전까지는 거울 속의 나를 보면서, 이 정도면 아직 보기 흉하지는 않다고 스스로 위안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겉으로 보이는 외관일 뿐 정말 염려스러운 것은 역시 기억력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김동길 박사님을 곁에서 뵙거나 유튜브를 통한 방송을 보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 으뜸을 박사님의 기억력이다. 아흔을 넘기신 지 몇 해가 지났건만 지금도 영어와 일어는 아주 기본이시고, 한시와 영시를 토씨까지 정확하게 암송하시는 모습을 뵐 때마다 존경심은 더욱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매한가지겠지만, 때에 이르면 점차 기억력이 쇠하여지다 종국에는 치매 증세가 나타나며 주변의 모든 것을 비롯해 자신의 과거는 물론 현재의 삶도 하얗게 잊은 채 숨만 쉬며 남은 생을 연명해가는 것이다.
작품 <행복 목욕탕>으로 제40회 일본아카데미 우수작품상, 우수감독상, 우수각본상을 휩쓸었던 ‘나카노 료타’감독의 새 작품으로 일본의 국민작가 나카지마 교쿄(中島京子)의 소설 <조금씩, 천천히 안녕>이 개봉되었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 Character & Cast ‘쇼헤이’ - 교장 선생이었던 그는 근엄한 아버지요 무뚝뚝한 남편이었는데 70세 생일을 지나며 기억력이 서서히 떨어지더니 때론 아이가 된 듯했다. 어려운 획수의 한자도 척척 쓰고 읽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책을 거꾸로 들고 있었다. 자신의 집에 있으면서도 어딘지 모를 집으로 가겠다며 집을 나서는 ‘쇼헤이’... 배우 / 야마자키 츠토무(山崎努)
‘후미’ - ‘쇼헤이’의 둘째 딸이다. 아버지는 교사가 되기를 원했으나, 자신의 요리 솜씨를 펼치는 가게를 가져 보려 꿈꿔왔는데 대형마트의 식품코너에서 반찬 만드는 것에 멈춰있다. 아버지의 생일에 집에 갔던 ‘후미’는 아버지가 치매임을 알게 되고 갑작스런 눈 수술로 입원하게 된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의 병간호를 맡았으나... 배우 / 아오이 유우(蒼井優)
‘마리’ - 집안의 장녀인 ‘마리’는 연구원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가지만 서툰 영어, 사춘기의 아들, 매사에 사무적인 남편 때문에 힘들어 하다 아버지의 치매 소식을 듣고 일본을 오가지만... 배우 / 다케우치 유코(竹内結子)
‘요코’ - ‘쇼헤이’의 아내이자 ‘후미’와 ‘마리’의 엄마인 그녀는 지극히 헌신적이며,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다. 든든한 응원군인 두 딸에게 치매를 알리고 평생을 집안의 모범 된 가장으로 일관해 온 ‘쇼헤이’를 꿋꿋이 지켜주려 기를 쓰는데... 배우 / 마츠바라 치에코(松原智恵子)
세계 모든 나라가 고령화 시대를 맞게 되니 사회적 문제이며, 범세계적 이슈로 부각 된 치매에서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이 작품을 통해 천천히 조금씩 잊혀가는 얼마 후, 바로 우리들의 삶을 엿볼 것이다. (안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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