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에세이
오민경
절대로 시작되지도 끝나지도 않을 것 같았던 2학년 1학기가 끝났다. 나는 이번에 15기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자주학수업을 듣게 되었다. 나중을 위한 논문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 자주학수업을 듣게 되었다.처음엔 조금 망설여졌다. ‘선생님에 도움이 많이 들어가지도 않고 나 혼자서 기획하고 해내야 하는 과제를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고민을 해봤지만 나중을 위해서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망쳐도 도전은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나는 옷을 만들 거라고 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정말 단 한 번도 재봉을 해본 적도 옷을 리폼을 해본 적도 없었기에 약간 무모한 도전이었다. 지금 기말 에세이 이자 자주학에세이를 쓰고 있는 중에도 나는 발표 때 낼 옷을 만들지 못했다. 아직도 내가 자주학으로 이런 주제를 선택하고 목표를 크게 잡은 것에 대해서 엄청나게 무모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했던 계획은 H 라인 스커트에 후드티와 바지 그리고 기본적인 티셔츠이었다. 하지만 중간에 모델을 섭외하고 나서는 계획이 점점 바뀌었다. 처음에는 미싱기(재봉틀)을 사용할 줄을 모르니까 실행할 수 없었고, 미싱기를 쓸 줄 알게 되었지만 원단을 어디서 무슨 원단을 사야 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도 몰라서 막막했다. 그래서 나는 원칙도 모르고 어떻게 자르고 뭘로 붙이고 디테일이 뭔지도 모르니까 일단 내가 해보고 책이나 영상을 보고 고쳐나가자는 생각으로 계속 만들고 계속 고쳐나갔다. 결과물은 처참했지만 방법을 알게 되니까 점점 내 방식을 찾아나갔다. 점점 아주 조금이지만 늘어나는 실력이 보이니 나는 느려졌다, 처음보다 부지런하지 못했고 시간은 촉박해졌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정도로 성장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결과물은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배웠다.
처참한 결과 속에서 내가 원했던 디자인은 하나 없다. 내가 생각했던 디자인과 착용감은 아니었지만 그 디자인은 나만 만들 수 있고 아마 정확한 틀도 없어서 다시 만들라고 한다면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게 내가 만든 것이고 내 노력과 배움이 들어간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내 이번 자주학은 실패다. 실패였지만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고 실패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하고 성공해야 더 뿌듯하다, 실패 없이 성공만 하다 보면 둔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둔해지기 싫어서 일부러 실패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실패였다, 내 첫 자주학은••
첫댓글 과정을 촘촘히 즐기는 민경이가 되길..
그대의 성공적 실패를 축하하며^^ 민경이와 함께 한 자주학 한학기가 나는 몹시 즐거웠어
실패라니! 에세이 고쳐야 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