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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5월 31일 13시 11분] | ||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 핌 베어벡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전혀. 현재의 상황에 매우 불만족스럽다. 우리는 유럽 원정을 가서 그리스와 대결했고 우루과이와의 경기도 흥미로웠다. 네덜란드 역시 완벽한 상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들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에는 준비 과정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Q: 훈련 시간에 대해 불만족스러운 것인가? 훈련을 제대로 할 시간이 없다. 특히 컵대회 때문에 그렇다. 한국 축구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바로 3,4,5,6월에 열리는 컵대회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 밤마다 경기를 치르는 것은 정신 나간 짓(crazy)이라고 본다. 이는 선수들보고 죽으라고 하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또한 대표팀이 선수들과 함께 완벽한 훈련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주지 못한다. 주말에 리그일정이 있고 주중에는 컵대회가 있는데 대체 무얼 해볼 수 있겠는가? 지난 3달 동안 22경기를 치렀는데 이는 완전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이 3달 동안 컵대회 일정을 만들어 넣은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선수들은 피곤하고 지도자들도 선수들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다. 나 뿐만이 아니라 K리그의 모든 감독들도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K리그 감독이었더라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 매우 불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우루과이전을 생각해보자. 나는 선수들과 함께 그 어떤 준비도 하지 못했다. 네덜란드와의 경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표팀 선수들 중 11명의 선수가 컵대회에서 뛰게 됐다. 그들은 다시 3일 후에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나선다. 내가 대체 무얼 할 수 있겠나?
아니다. 선수들과 그러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K리그 경기들을 보다 보면 내가 뽑은 대표선수들이 얼마 전까지 내가 알던 선수들이 아닌 경우가 많이 다. 대표 선수들뿐만 아니다. 모든 K리그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노마크 찬스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고 수비에서도 많은 실수를 만들어낸다. 패스도 부정확해졌다. 대부분의 K리그 선수들은 무척 피곤한 상태이다. 유럽 팀들은 컵대회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무대로 활용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팬들과 언론이 매 경기마다 좋은 모습과 승리를 기대하는 관계로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K리그의 감독들은 매 경기 마다 최고의 팀으로 시합에 임하고 있다.
Q: 축구협회와 이러한 점에 대해 상의하고 도움을 구해봤는가? K리그와 축구협회는 분명 다른 집단이다. 공식적으로 K리그는 대표팀 경기가 벌어지기 48시간 전에는 경기를 개최할 수 없다. 사실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없다. 대표팀 코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불만을 표시하는 이유는 이러한 문제가 한국 축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K리그의 수준은 떨어지고 있다. 이는 팬들에게도 좋지 못하며 선수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아직까지’가 맞는 말이다. 시즌이 끝난 잉글랜드의 상황과는 좀 다르다. 아마 한국에서도 시즌이 끝나고 나면 비슷한 현상이 나올 것이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의 마지막 경기는 6월 20일인데, 그로부터 3일 후에 아시안컵 대표팀이 훈련을 시작한다. 대표 선수들이 아시안컵에서 뛸만한 몸 상태를 유지해서 팀에 들어올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나는 대표팀의 준비과정에 대해 불만족스럽다.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마 훈련은 없을 것 같다. 우루과이전과 마찬가지이다. 목요일에는 선수들이 컵대회 경기로부터 회복을 해야 한다.. 금요일에는 힘든 상대인 네덜란드를 맞이해서 에너지를 비축해야 한다. 결국 전술적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다. 아마 가벼운 조깅 정도 할 수 있을까? 이런 것은 훈련과 별 관계가 없는 것들이다. K리그의 감독들도 똑 같은 문제에 처해 있을 것 같다. 그들이 대체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잉글랜드와 같은 나라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잉글랜드는 수준 높은 선수들을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고 이러한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기량을 발전시켜야 한다. 전술적인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자라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다. 20세 밖에 되지 않은 선수들이 3달 동안 20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런데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 게다가 훈련도 하지 못하고 있고…
시즌이 시작했을 때는 몇 경기를 치르고 나면 선수들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올 시즌 K리그가 막 개막되었을 때는 매우 좋은 모습이었다. 선수단 규모가 큰 팀들은 선수들을 로테이션으로 기용할 수 있지만 대구, 대전, 제주 같은 팀들은 언제나 같은 선수들로 경기에 임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대다수 대표팀 멤버들의 상태를 보면 그다지 기쁜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할 수는 있겠지만…소용 없는 일이 될 것 같다. 한 예를 들어주겠다. 최근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예맨에 갔었다. 일요일 저녁에 한국에서 출발했었는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토요일 경기에 출장했던 상태였다. 하지만 경기에서 패한 어떤 팀의 감독은 일요일 아침 6시 30분에 추가 훈련을 시키기로 결심했던 것 같다. 나는 그러한 결정이 선수들에게 무례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올림픽 대표들이 경기에서 뛰건 안 뛰건 간에, 20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선수들은 휴식을 취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국 토요일 경기에서 패한 선수들은 일요일 새벽 6시 30분에 추가 훈련을 받고 인천공항으로 왔다. 그리고 밤새도록 예맨을 향해 날아가 수요일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원칙적으로 올림픽대표 선수들이 주말에 뛰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리그 경기에 나서도록 했다. K리그를 지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이런 것이었다. K리그 감독들과 각급 대표팀간에 협조가 없다고 생각한다. K리그, 각 감독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소용없다. 모두가 각자만의 의사와 입장만을 갖고 있다.
Q: 방금 말한 그 팀이 대체 어떤 팀인가? 전남이다.
허정무 감독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보라. 나는 별로 물어보고 싶지 않다. 경기에서 패한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 6시 30분에 훈련을 시키는 감독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본적이 없다. 유럽에서 만약 이런 일이 있었다면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경기에서 졌다고 해도 그러한 식으로 선수들을 다룰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유럽과 한국의 문화는 다르다. 일요일 아침 6시 30분의 훈련은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을 질책하는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요점은, 나는 올림픽 예선전을 위해 그 팀의 선수들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최소한 그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주어졌기를 기대했다. 토요일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다음날 밤은 비행기안에서 자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제대로 된 준비과정이라 볼 수는 없지 않는가? 김진규가 예맨전에서 나오지 못한 것도 이러한 것과 관련이 있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헐....허정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한국축구...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면 될것을...
훈련은 없을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인터뷰는 계속 쭈욱~~~~~~~~~~~~~~~~~~~~~~~ 되어야 함.
시즌일정 잡았던 사람들...
이로서 곰가방에 대한 비판은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네요.....전반적인 k리그 개혁이 없는한......누가와도....
평가전 2일전에 소집을 말도 안되는 일이죠
Q: 방금 말한 그 팀이 대체 어떤 팀인가? 전남이다. <- 헐;;;; 여기서 멈칫;; 진짜 충격이다. 팀이 졌다고, 예멘전 경기 앞두고... 새벽 6시 30분에 추가 훈련??
이건 좀 문제가 있는데..경기 다음날 아침 6시반에 훈련이라..제정신인가..
조기축구도 아니고..아침 6시 30분에..그것도 20시간 이상 비행기타고 원정가는 선수들까지 훈련을 하게 만들다니...제 정신인가..
좋은 인터뷰입니다..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드러내보이는 것도 필요하죠...지금 한국축구는 과도기에 있고 이 과정에서 대표팀 감독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더구나 외국인으로서 한국내 아무런 인맥,지연, 학연 없이 원칙만으로 이끌어가야 하니 더욱더 어렵겠죠...상황에 대한 설명만으로도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을것이므로 문제를 덮지 말고 드러내주시길...K리그 선수들도 걱정이 됩니다...잉글랜드 박싱데이가 몇달 째 지속되는 것과 같은 것이고...이 와중에 펼쳐치는 친선전...치열한 축구를 기대하지는 않겠습니다..그냥 새로운 선수들, 구상하고 있는 조합의 가능성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것 같네요..
이런 안습한 상황이;; 선수만 죽어나네;;
완전 충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