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타를 다시 잡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부르기 시작한 바람에
귀에 익숙했던 오래 된 팝송들의 가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젊었던 시절에는 듣기만 했지 팝송 부를 생각은 하지 않았었거든요.
왜 그랬을까?
글쎄요, 이유를 알 수가 없구만요.
그냥 한국 가수, 한국 노래들이 좋아서 그랬는가? ^^
아마 웬만큼 유명한 외국노래들은
한국 가수들이 번역해서 불러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게다가 팝송의 가사들은 일부사람들만 알지 대다수는 알아듣지 못하니
부르기도 편하지 않았구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영어노래를 할 수밖에 없어
하는 수없이 영어가사공부를 하게 됐는데
참... 새삼스럽습니다.
몇년 전에 소속했었던 시니어노래그룹에서 하루는 '딜라일라'를 연습하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조영남이 불러 크게 히트했던 노래라서 멜로디는 익숙한데
이 '딜라일라'의 영어가사를 보고는 깜짝 놀랬습니다.
조영남이 번역해 불렀던 우리말가사에는 그런 대목이 없었다고 생각되는데
영어 가사는 이런 대목이 있는 겁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을 창밖에서 보고는
정신이 나갔다.
새벽에 그 남자가 떠난 다음 문을 두드렸더니
그녀가 문을 열고 서서는 나를 비웃고 있다.
손에 든 칼을 더듬었는데
그녀가 더 이상 웃지 못하게 되었다...???
무시기???
웃던 여자가 못웃게 되었다고?
칼을 휘둘렀다는 말이지요?
그 여인은
죽었는가? 아니면 그냥 다치기만 했을까?
오매나...이런 내용이었네...내가 이 가사대로 혼자 부를 노래가 전혀 아니구만...ㅠㅠ
예전에 '영광의 탈출'을 정말 좋아했었습니다. 장미리가 '하바나길라'와 같이 부르던 곡.
이곳에서 시니어노래그룹에 있었을 때 그 노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떠올라 영어가사를 찾아 봤더니만
지금 이스라엘 땅이겠지요?
이 땅은 내 땅이다.
신이 주신 내 땅.
그것도 톤이 아주 강한 땅주권 주장이었습니다.
에고...이것도 영어가사대로 부를 노래가 아니네.ㅠㅠ
최근에
기타반주가 정말 인상적이었던 멋진 노래 'The House of Rising Sun'의
가사를 읽어보니 이런 대목들이 있습니다.
뉴 올리언즈에 집이 하나 있는데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거기서 많은 소년들이 망가졌는데 나도 그 중의 하나다.
...
아버지는 도박꾼에
술 취했을 때만 행복한 사람이었다.
...
어머니, 아이들에게 내가 한 짓 하지 말라고 말하세요.
그 집에서 죄와 비참함 속에 삶을 낭비하지 말라고.
...
나는 뉴 올리언즈로 돌아가서 쇠사슬과 무거운 공이 달린 족쇄를 찰거다....
오매나, 이게 뭔 말이여...'태양이 떠오르는 집'이면 좋은 곳인 줄 알았더니, 세상에...
게다가 여자용 버젼도 있네요.
뉴 올리언즈에 집이 하나 있는데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불렸다.
그런데 거기서 많은 소녀들이 망가졌는데 나도 그 중의 하나다.
...
엄마 말을 들었더라면 오늘 집에 있었을 텐데
내가 어렸고 어리석었었다.
......
여동생에게 말해주세요. 내가 한 짓 하지 말고
그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이름을 가진 집을 멀리하라고.
...
목소리가 정말 예쁜 'Joan Baez 조안 바에즈'가 부른 노래에는 없지만
다른 버젼에는 이런 가사도 있데요.
남편은 도박꾼에
술 취했을 때만 행복한 사람이었다.
한숨...
이렇게 어두운 노래였단 말인고?
태양이 '떠오르는 집'이 아니라 '지는 집'이었구만!ㅠㅠ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렇게 실망만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Joan Baez 조안 바에즈가 부른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모든 꽃들이 어디로 갔는가?...이 노래 가사를 읽고는 감탄을 했습니다.
1. 모든 꽃들이 어디로 갔는가?
나이 어린 소녀들이 모두 꺾어갔다.
2. 그 소녀들은 어디로 갔는가?
젊은 남자들에게 모두 갔다.
3. 그 젊은 남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군인이 되려고 모두 갔다.
4. 그 군인들은 어디로 갔는가?
묘지로 모두 갔다.
5. 그 묘지들은 어디로 갔는가?
꽃들에게 모두 갔다.
꽃으로 시작해서 꽃으로 끝나네요.
후렴은 '언제나 교훈을 배우겠는가?'이구요.
전쟁 반대노래였겠지요?
참으로 단순한 멜로디와 가사인데
철학적이기까지 하다는 느낌이 드는 노래...
이 노래 부를 준비를 다 해놓았습니다.^^
정말 멋진 노래
Yesterday when I was young의 가사는 정말 길구만요.
주로가 젊었던 시절에 겁없이, 철없이, 생각없이 산 것에 대한 고백으로
참으로 공감이 되는 내용이 있구요.
저녁바람이 촛불을 놀리듯이 삶을 어리석은 게임을 하듯 살았고
꿈도 많이 가졌고 근사한 계획도 세웠지만 실제로는 그런 실행을 하지 못했다.
정말 정신 없이 살다보니 젊음이 다 가버렸는데 한번도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았고
나밖에는 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다.
내 젊음을 마술사의 지팡이처럼 사용했고
미친듯한 날들이 가져오는 새로운 어떤 것에 대해 그 헛됨과 공허함을 보지 못했고
사랑도 오만함과 자존심으로 갖고 놀았고
불꽃을 당겨댔지만 정말 빨리 꺼져갔고
친구도 만들었지만 멀어져갔고
이제 삶의 끝에 오직 나혼자 남았다.
정말 쓸쓸한 노래...
워낙 멋진 노래라서 언젠가 한 번 부르려고 생각하긴 하는데
가사가 워낙 길고 빨라서 연습을 아주 많이 하고 난 후라야 도전 할 수 있겠습니다.
여자 싱어송라이터인 'Enya 엔냐'가 있지요.
그녀의 노래들은 곡도 좋지만 노랫말들이 정말 곱습니다.
언제나 밝은 내용들.
요즘 그녀의 노래들을 골라 부르고 있는데
가장 먼저 부르는 노래가 'Only Time'이네요.
오직 '시간'만이
답을, 이유를
안다고 말하는 노래.
길이 어디로 뻗어가는지
세월이 어디로 흐르는지
가슴이 택하는대로 사랑이 자라는 것
사랑이 날아가버릴 때 왜 가슴이 한숨을 쉬는지
사랑이 거짓을 말할 때 왜 가슴이 우는지
사랑이 있을 길을 언제 만날지...시간만이 말해줄 수 있다.
참으로 고운 목소리, 고운 가사, 고운 멜로디입니다.
글쎄요, 시간이 흐른다고
모두가
모든 답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세월이 흐르면서 알게 되는 것이 많아지는 것은
맞겠지요.
Sunrise Sunset 가사도 가슴에 와닿습니다.
안고 다녔던 어린 소녀, 같이 놀아주었던 작은 소년이
벌써 자라 아름다운 여인이 되고 키가 큰 청년이 되었구나.
언제 그리되었는고?
그들이 어렸을 때가 어제 같은데
그들이 자라나는 기억도 없는데.
해가 뜨고 지고
씨앗이 밤사이에 해바라기꽃으로 자라고
꽃들이 바라보는 동안 피어나듯
날들이 흘러가고
세월이 날아간다.
행복과 눈물에 젖어 계절이 바뀌어 가고...
제가 지난 달에 노래 부르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부른 노래가 이것이었습니다.
Dm로 시작해서 분위기 마구 잡고 말입니다.^^
우습지요?
제 나이 또래의 노래를 사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벌~써 알고 있었을 이런 영어노래가사를
이제서야 저는 들여다보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많은 세월동안
뭐하고 살았기에
이제 이런 수선을 떠는고???
글쎄, 뭐하고 살았더라??? ㅎㅎ
살긴 살았는데...참...이 분야에 마음을 두지 않았던 것이지요.
요즘 늦바람이 난것이구요.^^
지난 달부터
부르고 싶은 노래
고르고
가사와 코드, 악보 찾고
맞는 키 골라 정리해서
인쇄하고
연습하고
난리가 났습니다.ㅎㅎ
그러면서 얼마나 행복한지요!^^
그래서 요즘
책도 안읽고
글도 잘 안쓰고
바느질도 거의 안하고 있기에
약간의 죄책감까지 느끼면서도
못말립니다요. ㅎㅎ
내일... 노래하러가는 날입니다.
이번에는 뭘 부를꼬?
조앤 바에즈의 '500Miles'로 시작해서
그녀가 부른 'The House of Rising Sun' 여성버젼을 부르고
다른 하나는
'Mary did you know'나
레오너드 코헨의 'Hallelujah'나
타이타닉 주제가인 'My Heart will go on' 중에서 고를까?^^
궁리 중입니다.
내일 그곳 분위기 보면서 결정할 작정이구요.
물론 가사 외워서 부르는 거 아닙니다요.
코드도 그렇구요.
인쇄한 가사와 코드를 보면서 하고 있는데도
가사도 코드도 잘못하는 때가 있구요. 으으...
그래도 박수 쳐주는 곳이니
참 다행이지요?^^
이렇게 익어가는 가을입니다.
이제 한국은 추석으로 정신 없을 터인데
저는 이렇게 베짱이 노릇을 하고 있네요.
무사히
즐겁게
넘어가는 추석시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