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일 치맛자락 날리는
그녀의 종종걸음을 보고 있노라면 집 안 가득 반짝이는 햇살들이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푸른 몸 슬슬 물들기 시작하는 화단의 단풍나무 잎새 위로 이제 마흔 줄 그녀의 언뜻언뜻 흔들리며 가는 눈빛, 숭숭 뼛속을 훑고 가는 바람조차도 저 종종걸음에 나가떨어지는 걸 보면 방 안 가득 들어선 푸른 하늘이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 발걸음이 햇살이고 하늘인 걸 종종거리는 그녀만 모르고 있다
- 시집『단절』(실천문학사) 중에서 - 강원도 횡성 출생. 충남대 국문과 졸업. 1994년 <한민족문학> 4집을 통해 등단. |
출처: 악마의 번뇌_ 올바르게(身,言,書,判) 원문보기 글쓴이: 그리운 하늘
첫댓글 집밖에서는 어둠을 뿌리고 다니지나 않을쮜이~~
아내의 종종걸음 덕분에 가정의 건강이 지켜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