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처럼 그 상처를 보지는 못하여도 저의 하느님이심을 믿어 의심 않사오니 언제나 주님을 더욱더 믿고 바라고 사랑하게 하소서.”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의 일부입니다. 오늘 복음은 동료들의 증언에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토마스 사도를 소개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손과 옆구리의 상처를 직접 보고 만져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토마스 사도의 이야기는 부활에 대하여 생각하게 합니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 죽음에서 부활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토마스 사도에 대한 해석은 다양합니다. 토마스 사도가 예수님의 상처를 확인하겠다고는 하였지만 실제로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 믿지 못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고,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상처를 정확하게 알고 있기에 중요한 사도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토마스 사도의 이야기는 개인을 넘어 그 당시 부활을 믿지 못하는 이들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예수님과 토마스 사도의 대화를 보면 마치 부활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은 이들을 겨눈 말씀처럼 들립니다.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 말씀은 시대를 뛰어넘는 부활 신앙에 대한 초대입니다. 부활 신앙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의구심을 버리고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합니다. 그의 고백은 요한 복음서에 나오는 마지막 신앙 고백이면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만을 자신의 주님이자 하느님으로 받아들이는 최고의 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