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요즘 휴게소에서는,
김밥을 팔지 않아서,
아침 식사는 대부분 어묵으로...
어묵을 먹고,
찾아갈 곳은,
치악산입니다.
치가 떨리고,
악에 바친다는,
그 치악산을 잦아 가는데...
산행은,
황골에서 시작해서,
구룡사로 내려가는 코스이고...
산행 당일에,
치악산 날씨는 조금 쌀쌀해서(-16도),
춥게 느껴졌고...
덕분에,
눈꽃이 피었을 것이라 상상하면서,
산을 올랐으나...
버스에서 내린 다음,
2Km 남짓 오를 때까지,
잔설은 남았지만,
내가 원하는 그림은 없었고...
암튼,
황골에서 입석사까지는,
이렇게 포장된 길이 계속되었고...
덕분에,
산행은 수월했지만,
산행 느낌은 '1'도 없었고...
입석사에 있는,
입석대라는 바위입니다.
저 바위가,
얼마나 유명했으면,
절 이름까지도 입석사라고...
암튼,
엄청 유명한 곳이라 해서,
바위를 찾아가 보는데...
바위 처마에는,
커다란 벌집만 덩그러니...
바위가 큰 것은 알겠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는 몰랐고...
어째튼,
바위를 한 바퀴 둘러보고,
마애불을 찾아갔습니다.
근처에,
고려시대 사람이 만든,
조그만 마애불이 자리했고...
천년이 넘었지만,
고려시대 석공의 숨결이,
아직도 느낄 수 있음에 감사를.,..
마애불을 둘러보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입석대의 비밀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고...
입석대는,
높은 낭떠러지에,
바람만 불어도 넘어질 듯...
암튼,
엄청 위태로운 모습으로,
오랜 세월을 견디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만 했네요.
절을 지나고 나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더구나,
갑자가 가파른 구간이,
1Km 이상 계속되었고...
암튼,
편한 곳을 지나니,
치악산의 느낌이 다가오고...
먼저 오른 산객을 추월하며,
부지런히 올랐는데...
덕분에,
치악산을 다시 오를 줄은 몰랐고...
암튼,
눈꽃은 없었지만,
쌓인 눈이 많아서,
나름 만족하며 산행을...
땀이 좀 날만하니,
벌써 능선이 보이고...
황골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큰 부담 없이 오를 수가 있고...
그래도,
치악산인데,
심심하다는 느낌이... ㅎㅎ
계곡을 오르고,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따뜻한 햇살이 비추니,
겨울이 물러난 느낌이었고...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기온은 영하 15도가 넘어서,
잠시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부들부들 떨었고... ㅎㅎ
등산로는,
너무 멋진 모습인데...
정말 힘든 것은,
산을 타고 오르는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살이 떨어져 나가는 줄...
즉,
보기에는 온화한데,
바람만 불면 죽을 맛이었고...
두 시간도 안 됐는데,
벌써 정상이 보이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없는 곳이 있다면,
잠시 쉬었다 가을 텐데...
쉴 수가 없으니,
무작정 정상을 향해서 걸었고...
지금,
사진으로 다시 보니,
등산로가 너무나 평온해 보이네요.
당시에는,
사진이라도 찍으려고,
잠시만 서있어도 손이 깨질 듯 아팠는데...
암튼,
능선 구간은,
급한 오르막이 없으니,
비교적 순탄하게 산행을...
눈이 많이 쌓인 곳은,
발목보다 더 깊숙하게 파였고...
아이젠을 착용해도,
눈밭에서는 별 효용이 없어서,
여러 번 넘어질 뻔... ㅎㅎ
차라리 넘어지는 것이 좋은데,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
발에 힘을 주고 걸으니,
세배쯤 힘들었고...
조그만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주변에는,
웅장한 산도 없고,
딱히 볼 것도 없네요.
원주 시내가 보이기는 하지만,
도심보다는 조그만 전망대를 사진으로... ㅎㅎ
바람은 차갑고,
눈길은 중심을 잡기가 어렵고,
콧물은 줄줄 흐르고...
그래서인지,
바람이 조금만 수그러들어도,
산행을 하기에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래서,
볼품없는 등산로라도,
부지런히 사진으로 담아왔고...
이제는,
정말 정상에 다 왔는데...
뭔가를 해야 하는데,
어찌할 바를 몰랐고...
그래도,
일단 정상에 도착해서,
뭐 할지 결정하려고,
바로 정상으로...
이 철망의 용도는,
산짐승을 잡으려는 도구인 줄 알았는데...
치악산에 살고 있는,
금강초롱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것을 만들었다고...
다른 산에도,
금강초롱이 종종 보이는데,
유별나게 치악산에만 이렇게...
여기가,
치악산 정상입니다.
이미,
몇몇 산객들이 도착해서,
자릴 잡고 있는데...
바람은 거세고,
마땅히 할 일도 없고...
정상에서,
걸어온 방향을 내려다보는데...
나무에는,
아직 떨어지지 못한 눈꽃이,
아주 조금 남았고...
하늘은 너무 맑은데,
한겨울이다 보니,
춥기만 했고...
봉우리에서,
원주 시내를 내려다봐도,
그냥 그런 느낌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겨울에 날이 추우면,
하늘은 정말 맑다는 것...
암튼,
산아래도 -12도인데,
여기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20도 쯤은...
너무 추워서,
후다닥 내려갑니다.
급한 등산로를 내려가서,
가느다란 산줄기를 내려가는 길이,
사다리병창 코스입니다.
그리고,
멀리 구룡사를 지나,
식당이 있는 주차장이 도착지이고...
치악산은,
사다리병창을 지나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너무 힘들고,
나머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다른 코스로 오르고,
내려가는 길은 여기로... ㅎㅎ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코스를 오르는 사람이,
제법 많았고...
가파른 계단 구간을 니나면,
완만하면서 편한 코스가 대부분이고...
산을 오를 때는,
칼바람이 너무 심했는데...
내려가는 동안은,
바람도 잠잠하고,
길도 여유로워서 편하게 하산을...
드디어,
사다리병창이 시작되고...
아니,
오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다리병창이 끝나는 지점인데...
여기에는,
조그만 전망대가 있고,
잠시 숨을 고르는 장소입니다.
말등바위 전망대에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는데...
내 시야가 멈춘 곳은,
조금 이상한 곳에서 멈추었고...
가파른 절벽 아래로,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특별한 것도 없지만...
눈도 많고,
계단도 많은 걸 보니,
한 번쯤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은,
내려갈 길이 멀어서,
사다리병창을 묵묵히 걸어 내려가는데...
여기가 처음이라면,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한눈 파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여러 번 찾다 보니,
생각 없이 묵묵히 하산을...
오래전에,
여길 처음 왔을 때 이런 길이었는데...
이제는,
대부분 계단으로 만들어 놔서,
어려운 구간은 거의 없네요.
그래도,
행여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 하산을...
어찌해야 하나요??
이 계단을 내려가면,
산행도 마무리되는데...
시간도 이르고,
할 일도 없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비로봉 정상까지는,
내가 내려온 길도 있지만,
계곡길도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그리고,
조금 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끝없는 계단이 번쩍 생각나고...
그래서,
계단까지 다녀오기로 하고,
다시 산을 올라갑니다.
능선에는,
물이 없으니,
이런 폭포(??)도 없었는데...
역시,
계곡을 오르다 보니,
멋진 폭포도 보이고...
계곡이라서,
길은 조금 미끄럽지만,
능선길보다는 훨씬 좋았고...
처음 구간은,
완만해서 좋았는데...
갈수록,
경사가 심해지고...
그래도,
이 정도쯤이야 하면서,
부지런히 올라갑니다.
드디어,
조금 전에 내려다본 곳에 도착을...
아니,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았던 곳에 왔는데,
아직도 시간은 많이 남았고...
참고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곳이 전망대이고,
계단이 사다리병창입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나머지 계단을 안 오를 수 없어서,
조금 더 올라 보기로...
그랬던 이유는,
능선과는 달리,
계곡에는 눈도 많고 사람도 없어서,
한적하게 걷기가 좋아서...
그래서,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서,
산을 올라 봅니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역시나 험난한 구간이 계속되고...
지금까지 먹은 것은,
이른 아침에 어묵 2개가 전부인데...
점심은 고사하고,
빈속에 산을 오르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고...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는,
조금 전 올랐던 비로봉이 있는데...
정상까지 1Km도 남지 않았는데,
이쯤에서 정리하기로...
왜냐하면,
주차장까지 2시간은 내려가야 하고,
가서 막걸리라도 한 사발 먹어야,
집에 갈 수가 있을 듯해서...
내려가는 길은,
오르막과 다르게,
눈 때문에 너무 미끄러웠고...
그래서,
서둘러 하산을 했는데...
결론은,
정상까지 들렀다,
다시 내려와도 됐었고...
정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갑니다.
하루에,
능선을 따라 내려오기도 했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도 했지만...
만일,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눈도 많고 걷기도 편한 계곡이 더 좋을 듯...
계곡을 따라서,
부지런히 오를 때는 몰랐는데...
먹지 못해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나니,
내려가기가 부담이 되네요.
그래도,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눈과 계곡을 즐기며 하산을...
많이 오른 것 같지 않은데,
생각보다 먼 길을 올랐고...
어째튼,
올라가는 속도보다,
훨씬 느린 걸음으로,
눈길을 즐기며 하산을...
참고로,
치악산 등산로는,
특정 구간을 제외하면,
그리 어렵지 않은 산입니다. ㅎㅎ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즐기는 곳이라 했는데...
내 의지와 무관하게,
힘이 없어서 천천히 걷다 보니,
밍밍했던 치악산도,
새롭게 보이고...
암튼,
즐김으로 인해,
내가 느낄 수 있는 곳이 산인 듯합니다.
드디어,
갈림길에 도착을...
계곡을 오르고 내린 거리가,
4Km가 조금 넘었고...
시간도 적당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을...
여기가 폭포라고 하는데,
혹시 폭포가 보이나요?
오히려,
계곡을 오르면서 만난 곳이,
훨씬 폭포처럼 느껴졌고...
암튼,
세렴폭포라는 이름까지 있으니,
추억하기 위하여 한 장...
폭포부터는,
등산로라기보다는,
편안한 둘레길입니다.
구룡사 까지는,
거리는 조금 길어도,
정말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
일반인들도 눈에 띄었고...
암튼,
이제는 아이젠도 벗어버리고,
편안한 산행을...
절이 멀지 않으니,
눈마저도 점차 줄어들고...
철을 찾은 나들이객들도,
여기까지는 뒷짐 지고 오르고...
오르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었고...
구룡사는 너무 유명한데,
최근에 지은 절이라서 그런지,
국보나 보물 같은 것도 없고...
암튼,
특별한 것이 없어서,
출렁다리로 대신하네요.
측,
이 출렁 다리 보다,
볼 것이 없는 장소였고... ㅎㅎ
이 건물은,
치악산 정상에서도 보이는데...
산에서 볼 때는,
놀이기구인 줄 알았으나,
건물의 용도를 알고 보니,
다소 실망스러움이...
용도가,
삼천 개의 불상을 모시기 위한,
문화센터라고 합니다.
집에 가는 곳에 왔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서,
라면으로 식사를...
참고로,
내 가방에는,
뜨거운 물과 컵라면이 있는데,
꺼내 보지도 못하고,
4천 원짜리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암튼,
막걸리 한 사발 마시고,
서울행 버스에서 꿈나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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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하나의 산을 두 번 오른다는 것은,
정말 미친 짓 일지 모르지만...
만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도전을... ㅎㅎ
물론,
혼자는 못하고,
누군가와 함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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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치악산 멋진구경 잘하고 가네~
멀지 않는 곳에서 자주 보게!!!!
봄이 오면 시산제도 해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