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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우린 다 죽어요. 이를 어쩌라오!”
사형수에서 살아나 탈북한 작가 부인의 울부짖음
▲헤산시 근처 북한 모습
반체제 글이 정치보위부 밀정에게 사진증거로까지 채택되어 죽을 날만 기다리던 사형수였다.
그럼에도 기적은 있다.
밀정보다 더 좋은 인간성에 대한 동정과 화려한 경력과 토대, 한편 더 있을 꼬리를 잡기 위해서인지 석방이 된다.
죽었다 살아났으니 이젠 죽었소 하고 머저리처럼 살려고 했다.
하지만 천성적인 자유의지는 자기도 모르게 꿈틀거린다.
그 새를 못 참아 외국문물인 중국tv를 보다가 현장에서 체포된다.
장소는 혜산 시 였기에 중국tv를 볼 수 있는 곳이다.
20대에 남조선방송을 듣다가 겨우 용서받은 경력이 있다.
또 사형수에 해당한 반체제 글까지 쓰면서 ‘반동’ 동지들을 규합하던 그였다.
그 죄로 사형수로 있다가 놓여 나왔는데 또 걸려들었으니 이젠 용서부동이 없다.
마침 이 소식을 알게 된 부인이 만사를 제치고 달려온다.
“아이고! 살려줘요?! 저승 갔다 겨우 살아 나온 나그네(남편)인데… 이번엔 틀림없이 죽겠는데… 초롱초롱한 저 자식들과 저는 어쩌 라오? 우린 다 죽어요. 아이고! 제발 살려줘요?”
가족을 먹이려 장사하던 몇 푼 모두를 단속반에 쥐여주며 통곡, 머리칼 훗날리며 매달리는 여인 모습에 보는 이 모두가 안쓰러울 정도이다.
단속반원들은 더 잘 안다.
죽을 죄에서 석방되기 무섭게 또 걸려들었으니 틀림없이 죽는다는 것을 -
알고 보니 죄인은 김일성 대를 나온 자로서 경력과 집안 내력도 화려했다.
저자 하나를 끌고 가자니 그 가족 친지 모두를 끌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사고뭉치 남편을 둔 부인의 처절한 매달림은 인간이라면 그 무엇을 떠나게 하였다.
마침내 단속반원은 부인 편을 들며 죄인 남편에게 ‘썩어지게’ 욕 바가지를 퍼붓는다.
저 부인과 자식들을 보아서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이런 난리를 겪은 후 지붕 손질하는 그에게 지나던 친구가 혀를 찬다.
“어이구! 참 답답하지 지금 그 지붕 손질 할 때요?!”
정치보위부원인 그 친구는 그 후에도 그 비슷한 소리를 반복하며 지나간다.
대놓고 얘기하지 못해서 그러지 속내는 ‘너 지금 그렇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언젠가는 잡혀가 죽게 될 것이다’의 암시였다.
그 뜻을 알아채고 그는 탈북하였다.
차후 그 가족도 탈북시켰다.
그가 바로 도명학 탈북 작가 가족이다.
사형수였던 이분이 살아난 경우를 보며 북한 간부들의 내심세계를 보게 된다.
나는 반드시 죽는다고 믿고 있었을 만큼 엄중한 반체제분자를 왜 기적적으로 석방시켰을까?
그 첫째는 동정심이었다.
도명학은 체포되자 자기 하나 죽고자 하고 동지를 절대 팔지 않았다.
사실 그 동지란 정치보위부 밀정이었다.
3년간의 취조 과정에서 도명학의 인간성에 동정심이 갔고 그 반대로 밀정이 괘심해져 죄를 거꾸로 씌워 갔다고 한다. 왜냐면 인간성 못된 밀정 때문에 보위부원들도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라 한다.
예를 들어 중국과 강하나 사이 둔 마을의 보안원이 굶어 죽은 집들을 돌다가 죽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살아있는 아마이(노친)를 보았다.
좀 더 있으면 분명히 죽을 것인 아마이에게 보안원은 말한다.
“아마이 없다고 조선혁명 못 하겠소? 저기 먹을 것 많은 데(중국) 가오.”
이 가르침에 탈북하여 살아나 현재 서울 양천구에 사는 박향숙(82세) 여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밀정이 몰래 녹음하거나 사진 찍었다면 그 보안원도 처형감이다.
탈북을 막아야 할 자가 탈북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식으로 밀정이 보위원들과 도명학을 유도하여 증거를 잡고 고발했다고 보기 시작한 것이다. 살기가 힘들어지니 이런 식의 불만과 행동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헤아린 것이다.
악랄한 정치보위부 같지만 그럼에도 밀정인 줄도 모르고 동지라고 목숨으로 의리를 지키는 도명학의 인간성에 동정이 갔다. 또 김일성 대 출신이고 그만큼 집안 토대가 좋은 다수의 가족 친지를 적으로 돌릴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도명학을 취조하는 중앙의 높은 수사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체제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불만이 있지만 그렇다고 경고망동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도명학 탈북작가는 말한다.
북한의 간부일수록 깨어 있다.
주어진 일이니 현상유지를 한다.
그러면서 내속은 이 자리에 있을 때 뭔가 챙겨 놓아야 한다고 생각들 한다.
간부일수록 이 체제가 망할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이다.
그 망하는 속에 자기 살 구멍을 준비해 놓으려 한다고 한다.
그 농도는 외부와 가까운 국경일수록 짙다.
국경도시인 혜산이 아니라 내륙의 도시였다면 자기는 반드시 죽었을 것이라고 증언한다.
대북정보유입의 중요성을 재삼 확인하는 자리이다.
이민복 (사)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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