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일기예보 2일전. 애타게 기다리던 그 날이 왔다. 아침6시. 일찍감치 일어나 캠핑짐을 챙겨보니 텐트 두꺼운 돗자리 에어매트 등등등 왜그리 많은지~~하룻밤 밖에서 유숙을 위해 챙겨야 하는 짐은 퍽이나 많았다. 하지만 캠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그런 수고로움은 일도 힘들다는 생각이 안든다. 나에게 캠핑이란 힐링 그자체이기에..... 10시. 중간 도킹지점 가평 점이님의 영업장을 향해 출발. 내부순환로을 경유해 가면서 잘들 오고 있는지 서로 소통을 하면서 무사히 7-ELEVEN 청평나루점 참새 방앗간에 도착. 단아님과 조우. 하지만 만사님은 오는 도중 친구분의 부친상 소식을 접하고 정이 많으신 만사님은 인간의 도리를 하고 의정부를 경유해 온다는 전언.
점이님 나와바리 근처로 캠핑을 가니 핑계삼아 점이님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도 할겸 간곳엔. 점이님 예쁘게 꽃단장하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니 참으로 반가웠다. 바쁠 것이 없으니 느긋하게 매장도 둘러보면서~ 양고기에 어울리는 레드와인이랑 애정하는 제주 위트 에일(유기농 제주 감귤 껍질을 사용해 은은한 감귤향의 산뜻한 끝 맛이 특징이고, 목 넘김이 좋은 맥주)은 한번 마셔보고 반해서 자꾸 찾게 되는 술인데- 점이님 영업장에도 비치가 되어 있어 다른 거 다 제껴두고 큰거 4개를 골랐다. 쇼핑 후 셋이서 편의점 널찍한 테라스에서 원두커피에 파인애플을 곁들여마시며 참새처럼 조잘거리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점심 후 근처 보납산으로 향했다.
가벼운 등산을 목적으로 2코스를 정해 둘레길 산책하듯이 올라가는데 보광사라는 절이 있다. 절에 관심이 많은 단아님이 앞장서서 보광사에 도착하니 채마밭에 상추등 여러 가지 채소들이 관리를 받지 못한 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아님이 보살님을 불러내어 상추를 조금 사고 싶다고 말하니 사람이 귀한 절에 우리가 방문하니 반가운 듯 풍채가 좋으신 연세 지긋한 중년의 여성보살님이 나오셔서 먹고 싶은 만큼 채취해가려고 하시면서 절에서 살아가는 지혜로 사람을 부리는 방법을 터득하신듯 대신에 잡초도 뽑아달라고 주문하신다. 그러더니 전망좋은 툇마루에 앉아 관상을 볼줄 안다 하시면서 우리의 관상도 봐주셨다. 오늘의 장원은 견우님. 관상이 아주 좋다면서 올해 대운이 들거라하시니 기분이 좋은 견우님이 복채를 덥석 쾌척했다. 보광사에서 호미도 고쳐주고 또한 게으른 고양이가 주인에게 칭찬받으려 잡아다 놓은 두꺼비도 묻어주는 보시를 하고 상추를 무상으로 한아름 얻어가지고 보납산 전망대로 향했다. 경사가 심한 등산로 더운날씨 땀이 주르르 하지만 금새 전망대 도착. 북한강이 훤히 보이는 보납산 전망대는 운해 가득한 일출사진 찍기 좋은 곳.
해발 329미터의 보납산 정상. 정상석 모양이 특이하다. 한석봉과 인연이 있어서인지 붓을 형상화 한 것 같기도 하다. 보납산은 전체가 거의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져 석봉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는데- 1599년 조선 최고의 명필가 한석봉이 가평군수로 부임해서 석봉을 수시로 오르내리면서 자신의 호를 석봉이라고 하였고, 2년 뒤 가평을 떠나던 날 자신이 아끼던 벼루와 보물을 묻어둔 산이라는 뜻에서 보납산이라 이름을 붙였다 한다. 보납산에 이처럼 훌륭한 위인의 발자취가 숨어있었다니 그것만으로도 보납산 등산은 의미가 충분했다.
시간이 되어 캠장가려고 하산해서 내려와 보니 차안이 숯가마 같아 델 것 같이 뜨거웠다. 그처럼 더운날이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 구름계곡 캠장으로 달려가보니- 만사님이 먼저 와계셔서 반갑게 수인사 마치고~ 텐트치고 옆 개울가에 물놀이 사냥을 나갔다. 벌써 계곡에서는 한여름 방불케 하는 물놀이 꾼들이 많았다. 우리도 옷을 입고 물속으로 풍덩. 오후인데도 물의 온도가 차갑지 않고 물놀이하기에 딱 좋았다. 한데 준비없이 좀 더 깊은 곳으로 수영해서 건너가려다 아찔한 사고를 당할 뻔 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아닌데 아무리 발차기를 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꾸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여름 등산화와 물을 빨아들이는 팬츠 때문이었다. 물을 먹고 허우적거리니 머리가 정으로 한 대 세게 맞은 듯이 띵했다. 순간 얼마나 겁이 나던지~~~하마터면 부지불식간에 황천길 갈뻔 ㅜㅜ 암튼 그렇게 물놀이 마치고 이제부터 캠핑의 꽃 바비큐가 시작됐다. 고대산 바비큐의 맛을 본 우리는 양고기 노래를 불렀고 성원에 보답하듯 만사님이 또다시 맛있는 양고기를 공수해 오셨다.
조명이 드리워진 큰 느티나무 아래에서- 프로답게 장작을 피워 거친 연기등 불순물을 정제한 빨간 숯불을 순하게 만들어 소금과 후추로 맛있게 밑간을 한 양고기와 양갈비를 숯불에 적당히 익혀 늦게 일 마치고 합류한 점이님과 함께- 조니워커 블랙라벨 12년산과 곁들여 배꼽이 이사갈 정도로 맛나게 먹었습니다. 양고기와 양주의 궁합이 참으로 환상적이었어요 벌레와 모기들은 숯 연기 따라 멀리멀리 가버렸는지 귀찮게 하지 않았고 춥지도 덮지도 않은 한여름 밤. 출력이 좋은 스피커에서는 감미로운 음악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지요.
11시. 매너타임도 넘기며 조용히 하라는 주위의 충고를 받아들여 장작불에 둘러앉아 긴 불멍의 시간은 모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힐링하기에 최적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공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상쾌한 아침. 술에 젖은 몸을 말리려 아침 산책길에 나가보니 가평은 캠핑 왕국인 듯 여러곳에 캠핑장이 무리지어 있더군요. 데크를 따라 걸어보니 농가주택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사과 자두 배등 여려가지 과일나무들이 빼곡이 심어져 있었고 신기하게도 배의 상품을 좋게 하려 그러는지 캡슐 같은 통으로 보호를 하고 있었는데 그통이 얼마나 귀엽고 앙증맞던지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푸르름 가득한 산과 들에 나무는 낭창거리고 시냇물은 노래부르며 모든 곡식이 열매맺고 조화를 이루는 6월의 3번째 주말이야기 이번 캠핑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단아님 즉석요리 나물전 오징어볶음 감자볶음도 최고 였답니다.
짧은듯 긴 여행을 하고 온듯합니다. 다음 일상을 위하여 여행은 꼭 필요한 여정 같습니다. 후리지아님 후기를 읽다보니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네요~~ㅋ 틈틈히 각자. 때로는 함께 하면서 힐링하는 1박2일을 잘 보내고 왔어요. 늘 함께 해주시고 좋은 글 열심히 올려주시는 후리지아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먼길과 무더위와 정체에
힘드셨을텐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용~~^^
사람관계라는것이
나 마음 먹기에 이리도
편해지는것을
후레지아님 글 기다렸어요~~^^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언제라도 가까이가먼
눈감고 모른척하지
않으니ㅡ 가평하면
떠오르는 점이님 있어
좋으네요.
지치고 힘든데 기꺼이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짧은듯 긴 여행을 하고 온듯합니다.
다음 일상을 위하여 여행은 꼭 필요한 여정 같습니다.
후리지아님 후기를 읽다보니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네요~~ㅋ
틈틈히 각자. 때로는 함께 하면서 힐링하는 1박2일을 잘 보내고 왔어요.
늘 함께 해주시고 좋은 글 열심히 올려주시는 후리지아님 감사합니다~^^
잠시 나갔다 들어왔더니
예쁜 글 역시 언니답네요
늘 예쁜 말로 세워 주시는 재주
글 보면서 지내 온 상황이 다 그려지네요 캠핑은 늘 함께 할 수 없지만 늘 응원합니다
자주 가평들려 주세요 일하느라 힘든 점이님 바람도 쐬줄겸요~그동네 나와바리 아는곳도 많아요^^
질 좋은 재료에 훌륭한 쉐프에 맛난 술과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좋은 사람들...
여기에 훌륭한 후식(후기)까지...
황홀한 앙상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