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이라는게 있다. 정권말기가 되면 권력자의 권위나 명령이 제대로 먹히지 않아서 국정수행에 차질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임기말 증후군과 같다. 이러한 레임덕은 민심의 이반에서 시작된다. 권력자의 지지율이 낮을수록 레임덕이 일찍 찾아온다. 현재의 권력자 보다는 미래 권력자의 눈치를 더 보게되는데 그럴 경우 현재권력은 허수아비에 불과하게 된다.
다윗은 밧세바 사건 이후 현저하게 민심이반을 경험하게 되었다. 암논의 이복누이 강간사건과 압살롬의 복수등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처리되는 일이 없었다. 근본적으로 왕 자신의 잘못 때문이었다. 이런 민심이반은 급격한 권력 누수로 이어졌다. 이럴 때를 압살롬은 놓치지 않았다. 국가의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그는 백성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했다.
(삼하 15:1) 그 후에 압살롬이 자기를 위하여 병거와 말들을 준비하고 호위병 오십 명을 그 앞에 세우니라 (삼하 15:2) 압살롬이 일찍이 일어나 성문 길 곁에 서서 어떤 사람이든지 송사가 있어 왕에게 재판을 청하러 올 때에 그 사람을 불러 이르되 너는 어느 성읍 사람이냐 하니 그 사람의 대답이 종은 이스라엘 아무 지파에 속하였나이다 하면 (삼하 15:3) 압살롬이 그에게 이르기를 보라 네 일이 옳고 바르다마는 네 송사를 들을 사람을 왕께서 세우지 아니하셨다 하고
근본적으로 탐욕적인 압살롬은 다윗이 암논의 죄를 처리하지 않자 자신의 동생 다말의 원수를 갚는다는 이유로 왕위 계승자였던 암논을 제거하고 여러 해 동안 부왕 다윗과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백성들은 그런 와중에 압살롬이 오히려 희생자라고 여겼다. 다윗은 자신의 실수로 인하여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우유부단함을 보였고 관리들까지도 기강이 해이해져서 자신들의 업무에 등한히 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졌다.
(삼하 15:4) 또 압살롬이 이르기를 내가 이 땅에서 재판관이 되고 누구든지 송사나 재판할 일이 있어 내게로 오는 자에게 내가 정의 베풀기를 원하노라 하고 (삼하 15:5) 사람이 가까이 와서 그에게 절하려 하면 압살롬이 손을 펴서 그 사람을 붙들고 그에게 입을 맞추니 (삼하 15:6) 이스라엘 무리 중에 왕께 재판을 청하러 오는 자들마다 압살롬의 행함이 이와 같아서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압살롬이 훔치니라
백성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 주는 척하면서 압살롬은 자기 지지 세력의 기반을 다져 나갔다. 때마침 다윗의 모사 중 하나인 아히도벨까지 가세하고 반역의 세력은 점점 힘을 얻어만 갔다.
(삼하 15:12) 제사 드릴 때에 압살롬이 사람을 보내 다윗의 모사 길로 사람 아히도벨을 그의 성읍 길로에서 청하여 온지라 반역하는 일이 커가매 압살롬에게로 돌아오는 백성이 많아지니라 (삼하 15:13) 전령이 다윗에게 와서 말하되 이스라엘의 인심이 다 압살롬에게로 돌아갔나이다 한지라
마침내 헤브론에 근거지를 마련한 압살롬은 금방이라도 쳐들어올 것만 같았다. 다윗은 예루살렘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백성들이 피차 피를 흘리는 것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신하들을 데리고 일단 피신하기로 하였다. 신하들과 백성들은 다윗이 왕궁을 빠져나갈 때, 마치 장례 행렬처럼 애곡하였다. (삼하 15:23) 온 땅 사람이 큰 소리로 울며 모든 백성이 앞서 건너가매 왕도 기드론 시내를 건너가니 건너간 모든 백성이 광야 길로 향하니라
비록 다윗이 범죄하고 잘못했기는 하지만 그가 압살롬과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진정으로 믿고 하나님의 이름이나 교회를 자신의 정쟁의 도구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교회가 어떻게 되던 상관 없이 자신의 이익만 보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다윗은 예루살렘을 빠져 나갈 때에 제사장들이 가져온 법궤를 다시 예루살렘으로 가져가도록 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진심으로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여기서 그만이라고 하신다면 그는 기꺼이 하나님의 뜻을 따를 준비가 되어있었다. 이것이 다윗의 왕위가 길게 한 이유다.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묻고 언제든지 순종할 준비가 된 사람, 비록 큰 허물을 가졌지만 용서받은 죄인, 그래서 그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선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오뚜기처럼 일어서게 하소서. 우리의 허물이 많고 실수가 잦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 순종할 준비을 언제나 갖추게 하시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교회를 희생시키기 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 뜻대로 되기를 기다릴 줄 알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