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워 삶아 튀겨 찌는 듯한 삼복 더위에 다들 안녕하셨습니까?
북한군과 전투하는게 아니라 땡볕과 전투중인 이병 김일규 입니다.
마음은 늘 녹색 그라운드에서 내가 마치 선수인양 연신 홈을 밟아대지만 몸은 너무 멀고 격리된 곳에 있는지라 이렇게 친구의 손을 빌려 안부를 전합니다.
제가 입대한지도 벌써 두달이 지났습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긴했지만 남은 22개월을 생각하니 다시 눈 앞이 캄캄해지네요.
반면,그 두달사이에 카페 식구분들 중엔 벌써 절 잊은 분도 계시지 않을까 생각 되기도 합니다.
지금 머릿속을 스쳐가는 식구분들도 많고,특별히 그리워 다른 닉네임 불러 안부 묻고 싶은 분들도 있겠지만 군대와서 두달동안 똥만 가득 채운 머릿통이라 혹시라도 깜빡 빼먹은 식구분 있을까봐 다른 닉네임 부르진 않으렵니다.
저는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밀물부대에서 최강무적 열혈 막강정의 수색대대 대원으로 복무중입니다. 수색대대가 뭐하는 부대인지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실텐데 덕분에 하루에 땀을 그리더씩(?) 흘리며 뺑이 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사단이 유격시즌인데 우리 수색대대가 빨간모자에 빨간티를 입고 유격조교까지 합니다.덕분에 남들은 일주일이면 끝나는 유격을 한달반동안 해야합니다 안그래도 막내라 내무실 생활도 힘든데 훈련마저 이렇게 고되게 받으니 하루에 한번씩 내 체력의 한계가 어디인가 지옥 문턱까지 구경하고 오게 됩니다.전투모와 전투복에 낙하산 타는 독수리 한마리씩 오바로크(?)치고 다니기가 이렇게까지 고된 일인줄 몰랐습니다.
나를 착출하겠다 했을때 미쳤다고 그에 응해 지원했던 그 날을 후회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육군 최강의 독립부대로서 2년동안 몸 건강히 군생활 마친 후에는 누구보다 뿌듯함을 느낄것을 예감하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군생활 하고 있습니다.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것같네요 (-.-)
제가 이곳에선 우리 팀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80여개의 채널이 나오는 tv가 있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고참이 없어서 중계는 커녕 스포츠 뉴스도 못보고 있습니다.에피소드 하나 얘기 하나할께요.
신병교육대에서 막바지 훈련중이였습니다.그때가 6월말경인데,영외행군 25km가 있어서 입대후 한달 만에 바깥세상 구경을 할수가 있었습니다.지나가는 똥개 한마리도 정겹고 지나가는 버스안의 잠시 스치는 아가씨들의 모습도 마냥 즐겁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한 15km 이후 부터는 아주 죽을 맛이더라고요 발바닥에 물집이 잡힌채로 30kg짜리 군장을 메고 더운 날씨에 땀 뻘뻘 흘리며 걸으려니 진짜 내 방 침대까지 생각나더군요.그래도 꾹 참고 연신 걷고 있었는데 길바닥에 왠 신문쪼가리 하나가 떨어져 있었고 그 신문엔 "이승호 완봉승"이라고 타이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줄줄이 걸어가는 와중에 그걸 주워들었습니다. 무조건 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잠시 읽었는데 이승호 선수가 강우콜드게임 된 덕에 운좋게 완봉승을 거뒀다는 내용이였습니다.하지만 그 외엔 아무 내용도 볼 수 없었습니다.그러고 있는걸 소대장한테 걸렸거든요 덕분에 욕이란 욕은 뒈지게 먹고 마지막 1km는 걷지않고 혼자 뛰어서 부대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군장까지 메고 아주 디지는줄 알았습니다.여하튼간에...요즘 우리팀의 소식이 너무 궁금합니다.선수들은 부상없이 잘 뛰어주고 있는지 포스트 시즌 진출 선망은 좀 밝은지...예감에 우리의 적토마 쿨가이 캐넌히터 마박사 이승호 선수등은 잘해주고 있을것 같은데 역시나 걱정은 팀타율과 이 감독님이네요.
카페 식구님들 ~요즘 우리팀의 성적 및 소식과 전망등 내공 높은 견해와 함께 좀 알려주세요 꼬리말이나 리플 글 달아주시면 제 친구가 프린트 해서 저한테 편지로 보내 줄겁니다.집이나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도 되겠지만 어디 카페 식구분들이 얘기해 주시는 거와 비교나 되겠습니까?!
염치없는 군바리 면상에 하이바 쓰고 모포로 칭칭 휘감은 체 부탁합니다.
제 백일 휴가는 유격조교가 끝난 뒤 9월 중순쯤 입니다.
그때 카페온에서 식구분들 만나서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팀들에 대해서 전력을 구상했으면 좋겠습니다.그럼 그때까지 이 무더운 여름,모쪼록 몸 건강히 잘 보내고 계십시오.
친구의 손을 빌려 카페에 들른 이병 김일규였습니다.
그럼 이만
첫댓글 일규님.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죠... 메기가 지금 우리나라로 돌진하고 있나봅니다. 오늘은 메미때문에 2 : 2 강우 콜드로 경기를 마감했네요 ㅡ.,ㅡ 제가 워낙 시덥잖은 글들만 가득 올리는 인물인지라, 우리팀의 성적 및 소식과 전망등은 가족님들께서 해주실꺼라 믿습니다 ^^ 9월에 카페온에서 만나뵈요~ 필승 !!!
아..군대가신다며 글 올리셨지요^^...전부터 안보이시길래...내심 허전했는데..ㅋㅋ위에 정애님이 쓴 상대팀은 롯데랍니다..ㅋㅋ얼씨구 좋습니다..햐....기분이 묘하네요~그럼 9월 중순..이곳 카페온에서 뵙지요!!
님...현재 6연승 중이고....4위 기아와는 2승차이인 6위입니다.... 5위는 SK, 3위 두산은 하락중이지요..... 4강은 문제없지 않을듯 싶습니다..... 군생활 열심히 하시고, 아무쪼록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아, 님의 마음 자락자락이 묻어나는 글..... 군에 다녀온 남자라면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군요.
최근 8경기에서 (오늘 롯데와 2:2무승부 포함) 최근6승2무를 기록하고 있으며 연승 행진중 입니다....모든 선수들이 잘해주고있지만 연승중 특히 눈에 띄는선수는 적토마와 캐넌히터 김정민선수 오태근선수등이 정말 잘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제대한지가 어느덧 9년이 넘었네요....이젠 애 아버지가 되어 군생활마저도 한때의 추억이 되었으니...... 오늘밤은 맥주한잔 곁들이며, 저의 이등병의 추억을 떠올려 봐야겠네요..... 님, 다시한번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저도 그기분 잘압니다..정말 야구가 보고싶어 미치겠는데 내무실에선 항상 게임채널이나 음악채널만 봤죠..ㅠ.ㅠ나중에 리모콘을 잡은이후엔 울 내무실은 항상 야구만 봤다는...ㅋㅋ
잘지내시나여? 하하 저 이등병인 94년11월엔 온통 내무반에 전라도 분들이 가득해서 기도 못피고 살았었는데...그때 우승해서 디지게 갈굼당하고 ㅠ.ㅠ 일규님 엘지4강이 머지 않아보입니다...야구보다 군생활에서 재미를 찾길 바랍니다...군생활에서 성격이 변할수도 있으니..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세여 화이팅~~!!
지난주에 자대배치받은 동생 생각나네요~~ 힘내시구요 건강하세요!!
65사단..밀물부대..수색대대라니..어허..전 수색대대 바로앞에 내무실을 쓰던 본부대에 있었는데 반갑군요. 바로 붙어 있는지라 친한사람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다들 전역했겠네요.. 유격때는 수색대 눈치도 많이 보다가 위병소에서 휴가나가는거 가지고 화풀이하기도 했었는데 ^^; 열심히 군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아 일규님 ...이렇게라도 소식전해주니 너무 감사하네요...언제 휴가나와요 휴가나올땐 어떠한 형식이라도 연락함 주세요 ^^ 건강이 장땡입니다 늘 그리워하는 제비가 ...
오호 멋있으시군요. 주소라도 좀 써주셨다면 기사 스크랩해서 보내드릴텐데, 저도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약1달간 짧게 훈련을 받고 온 동안 여러가지 놀랄 일이 많더군요. 노장진 롯데행(노장진,김승관-김대익,박석진), 김성한 해임, 정수근과 브리또의 중징계...젤 슬픈건 올스타전을 못봤다는거...
허나 젤 충격은 알칸의 뚱산행...이글 올려주신분 이 소식들을 편지로 보내주신다면 아마 일규님도 많이 놀라시겠죠...저도 한달간이나마 경험해봤기 때문에 일규님 맘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퇴소한날 양평역앞에서 매직엔으로 엘지7위 확인..어찌나 가슴이 찢어지든지. 그래도 저 돌아오고 6연승.
잘 지내고 계세요......저도 수색대 출신이었는데......유격 조교도 했었고......조교 위탁 교육을 망할노미의 특전사에서 한달 반 했다가 죽는 줄 알았다는.....체력 빵빵하게 제대했지만 말년부터 퍼진터라 불과 몇년만에 중년의 냄새나는 몸을 갖게 되었다는..ㅠㅜ.....건강이 최곱니다...저는 많이 상해서 고생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