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사랑은
활활 불타서 재를 남기고
동양의 사랑은
서로 스치며 녹아
물이 되어 하나에 이른다고
누군가 말했었다
남, 북극의 만년설은
깜짝 놀라는
선연한 청옥빛인 걸
조금 부수어 팔기도 하는데
이를 수입한 나라들에선
작게 썰어
칵테일잔에 띄운다 한다
보통 얼음보다
네 배를 더디 녹으며
수정주사위 같고 신기하여
사람들은 술도 잊은 채
지켜본다던가
광석이면서
본질은 물이라
차갑고 투명한 물의 곤충들이
빽빽이 붐비며 꿈틀대고
실오리만한 균열에도
몸을 푸는 물방울들이
작은 운하처럼 운집하리라
소리없이 움직이는
공장 같으리
두 얼음 세 얼음이
스치고 녹아 물이 되어
끝내 하나에 이르듯
우리도 그리 된다면 좋을 것을
....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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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
얼음 이야기 / 김 남조
아네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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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04 05:2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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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활활 불타서 재가되는 사랑>과 <서로 스치며 녹아 물이 되는 사랑> 꼭 한번씩 해보고 싶군요~ 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새해에는 더 건강하시고 건필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