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전에 인사온 서울의 예비사위는
듬직한 체구에 왕사탕을 양볼에 넣은 듯한 모습이
강호동과 선동렬을 짬뽕한 모습같기도 하였다.
내가 조금 살이 붙기 시작하면서
딸들은 장모와 사위가 닮아간다고 놀려대었다.
놀리거나 말거나 일년에 몇 번씩 여행을 가면
맨 마지막 새벽 한시 지나서 까지 남아서
와인잔을 기울이는 것이 사위와 나였다.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사위가 일하는
분야가 나의 예전 일 분야중 하나였고
지금의 관심분야 중 하나와 맞아 떨어져서
대화하는데 좋았다.
아마도 나는 그냥 좋았을 것이고
사위는 내게 맞추어 주었을 것이다
기특하게도...
그런데 사위는 분명히 타의적이 아닌
자의적으로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딸이 시킨 것도 아닌데
자기 집 방 하나를
내 방으로 만들어 주었을리가 있는가....
그 방 이야기를 듣고
제일 먼저 걸린 것은 하나 아들인 사위의 부모였다.
그래서 딸에게 너희 시부모님이 알면
서운해 하지 않을까? 했더니
아니야..엄마!
시어머니가 당신들은 둘이 사니깐
자주 안와도 되고
너희 친정어머니는 고생을 많이 하셨고
또 혼자 사시니 자주 자주 내려가거나
아니면 서울로 오시라 해서
외롭지 않도록 특별히 잘 해드리라고 했어
그런 사위가 몇 달전 부터
간헐적 단식을 통해서 감량을 했는데
자그마치 10키로를 뻈는데
강호동 선동렬의 흔적은 그 어디서도 볼 수가 없다.
그러면서 나보고도
간헐적 단식을 하라고 하면서
이거 저거 보내주었는데
딸이 보내주는 요상한 약인지 건강식품인지
지방분해제인지를 먹고 식사는 하루 1끼만 먹었더니
나도 살이 빠지기는 빠지는데
매일 하루 2강 또는 3강을 뛰어다니는데
밥심과 뱃심이 없어지니
살보다 더 중요한 기가 빠져서 붓 잡는데 후덜덜.....
나는 그냥 포기하고
삼시 세끼는 아니라도 두 끼는 꼬박 먹고
맛난 과일도 먹고 봉다리 커피도 먹고
식도락을 즐긴다.
한때는 50세 전까지는
먹는 것에 초연한 수도자 처럼 살았는데
그래서 몸무게도 45키로를 유지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먹는 재미를 빼면
앙꼬없는 팥빵인 일상인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다
딸 이야기가 사위가 살이 빠지니
본인이 우선 너무 좋아하고 있다고....
그러면서 슬쩍 말한다.
요요현상이 올까봐 관리하는 중이니
이번 주말에 집들이겸 베이비샤워때
만나면 전처럼 심야에 사위 붙잡고
와인잔 들고 자정이 넘도록 너무 오래 이야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속으로...흥칫뽕! 했다.
가시나...일년에 몇 번이나 된다고...
가끔은 딸은 내가 사위와 이야기하면서
자신들의 학창시절의 흑역사가 나올까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리 아들같은 사위라고 해도
아들은 아닌 이야기의 경계를 지켜야 하는
백년사위인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지금 사위와 나눌...
전문분야의 이야기 중에서
그것이 궁금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리스트를 몇 개 적어가는 중이다.
.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점점 젠틀해지는 ~~
늘 평화
추천 2
조회 283
23.05.16 10:13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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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사위사랑은 장모님이라고
틀린말이 아닌것 같네요
저는 20개월된 손주가 지구상에 원 하나 있는데
결혼전에는 며느리가 붙임성이 좋아
아버님 아버님하며 잘 따르더니만
결혼하고는 많이 달라졌어요 ..ㅎ
결혼하며 인천 송도에 34평 아파트를 얻어놓고
방 하는 아버님.어머님이 오셔서 쉴수있게 꾸며놓겠더니
꾸며논 방 구경도 못 했구요
지금은 다시 서울로 이사해 살고 있는데
집에 가보기도 쉽지않고 그렇네요
울 며느리 어제오전 일찍 베트남으로 일주일 출장을 떠났는데
잘 다녀 오겠다 라는 전화인사 정도 ..ㅎ
하지만 마음이 좀 짠하답니다
20개월된 손주는 어린이 집에도 못가고 친정으로 보냈는데
마음이 많이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늘 평화님 건강하게 잘 지내요
지난 2월에 마주했으니 한참 되었지요 ^*^
우리 사위는 십년동안 다이어트 전혀 변하지 않은 자태를 ㅎ
내 앞에선 새 모이만큼 먹으면서 뒤로는 뭘 먹으니 저 상태를 유지 하겠지 싶어요
저는 다이어트 15킬로 줄이기
항상 목표 일 뿐입니다.ㅎ
우리 엄마하고도 잘 맞겠다
하고 결혼했을 딸이 고맙다
본적도 없는 가시나지만~^
늘 평화님의 사위글을 읽노라니
어김없이 제 사위가 떠오르네요.
남의 식구가 들어와서
어지간히 마음맞는다는 게 쉽지는 않을텐데
사위사랑이 저와 붕어빵이군요.
새집지어 이사간 큰딸이 제방하나 준다기에 은근 기대했더니 가보니 손녀가 차지했네요~~
어쩌다 가면 손녀가 비워줘서 자고 오네요?
이다음에 한집에 살아보게 되려나요???
보기좋아요 ㅎ장모사랑 사위라는말 딱 ㅎ
우리 사위는 결혼 이십년차 인데도
아직 데면데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