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진중권 칼럼] 5·18 단상
중앙일보
입력 2022.05.19 00:4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보수 대통령도 민주화 직선제 선출
5·18, 이념 넘어 모두의 정치 자산
누구도 폄훼하거나 사유화 말아야
여당 전원 참석이 통합의 출발 되길
엊그제 같은데 그날로부터 벌써 42년이 흘렀다. 젊은 시절 광주는 우리의 영혼이었다. 우리 윗세대가 평생 한국전쟁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우리 세대는 광주학살의 기억을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안고 살아왔다. 우리가 젊은 시절에 기성세대의 6·25 얘기를 지겨워했듯이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우리가 늘어놓는 5·18 얘기를 지겨워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6·25 얘기를 지겨워했다고 자유를 지키다가 순국한 이들의 희생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들의 희생을 기득권 유지에 써먹는 군사정권의 행태를 미워했던 것뿐. 5·18 얘기를 지겨워하는 젊은이들도 다르지 않을 게다. 그들도 민주열사들의 희생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 그분들의 희생을 제 기득권 유지에 활용하는 586세대의 행태가 싫은 것뿐이리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원 5·18 기념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준석 대표는 5·18을 헌법 전문에 집어넣기로 한 윤 대통령의 공약이 유효함을 재확인했다. 귀한 일이다. 5·18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금지하고, 의원들이 이상한 행사를 열어 5·18을 폄훼하는 해괴한 망언이나 늘어놓던 것이 불과 몇 해 전의 일이다.
보수의 이름으로 5·18을 폄훼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보수당에서 배출한 대통령들도 모두 민주화운동의 산물인 직선제 개헌을 통해 선출되지 않았던가. 5·18이 없었으면 우리는 아직도 군부독재 아래서 체육관 선거를 하고 있을게다. 군사쿠데타의 두 주역을 감옥으로 보내고, 5·18 기념묘지를 성역화한 것도 실은 보수의 김영삼 정권의 업적이었다.
5·18은 보수와 진보의 장벽을 넘어 우리 모두의 정치적 자산이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동안 한 진영에서는 그것을 마치 자기들만의 것인 양 사유화하고, 다른 진영에서는 그것을 아예 남의 것으로 여겨 폄훼하려 드는 경향이 있었다. 보수당 의원들 전원이 참석하는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5·18이 우리 모두의 공동의 기억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사실 5·18을 욕되게 하는 것은 폄훼하는 이들만이 아니다. 그것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겨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장면은 윤석열 후보가 5·18묘역을 방문하려다 몇몇 시민단체들의 항의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누구든 참배를 하겠다면 환영할 할 일. 누가 그들에게 타인의 참배를 막을 권리를 주었단 말인가.
망월동 묘역 앞에는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바닥에 ‘전두환 기념비’가 깔려 있는 것으로 안다. 전두환이 광주학살의 주범이고, 그가 생전에 그 일에 대해 반성도 사과하지도 않은 것을 생각하면, 이 또한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적 대응이 과연 민주를 위해 산화하신 분들의 정신을 기리는 격조 있는 방식인지 모르겠다.
대선 레이스 중에 이재명 후보는 그 비석을 짓밟으며 ‘윤석열은 못 밟았겠지?’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는 에도 시대의 ‘에부미(絵踏み)’ 전통을 연상시킨다. 그 시절 일본에서는 예수나 성모의 상이 그려진 그림을 바닥에 깔아놓고 사람들에게 밟고 지나가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그림을 차마 밟지 못하는 자들은 ‘키리시탄’(크리스찬)이라는 것이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는 전두환을 증오하지만 그의 기념비를 발로 밟고 지나가라는 요청에는 선뜻 응하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미학적인 것이다. 즉, 그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는 그 방식이 너무 봉건적이라 느끼기 때문이다. 이게 어디 나 혼자만의 느낌이겠는가. 하지만 그것을 밟으라고 요구하는 이들은 나 같은 사람을 너무나 간단하게 전두환 추종자로 여길 것이다.
에부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양심’을 눈에 보이는 외적인 행동으로 끄집어내는 폭력적 장치였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도 왔었나요?”라고 물은 뒤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못 밟았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 한 마디로 비석을 밟는 외적인 행동을 내면의 ‘존경심’의 징표로 사용하겠다는 얘기. 과연 이런 것을 민주적 관행이라 부를 수 있을까?
양심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동시에 우리 헌법의 정신이기도 하다. 그곳에 묻힌 열사들은 바로 그 가치를 위해 군부독재와 목숨을 바쳐 싸웠던 분들이다. 그런 분들을 그런 식으로 기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분들이 지키고자 했던 그 가치를 배반하는 일로 보인다. 이보다 그분들의 희생을 더 완벽히 모독할 수는 없을 것이다.
통합의 상징이어야 할 5·18을 배제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5·18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5·18은 이념의 차이를 넘어 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의 공통의 자산. 진보든 보수든 우리 모두는 바로 그 자산 위에서 정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5·18은 폄훼되어서도 모욕당해서도 안 된다. 올해의 기념식이 그 통합의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bkki****16분 전
윤대통령은 쮜어난 전략가이다, 518의 가치를 자유민주주의라고 강도함으로써 그동안 좌파가 독점해온 518을 우파의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yljb****53분 전
참 지혜롭고 올바른 생각이다. 빛이 밝으면 어둠이 들어나는 법. 반대하는 댓글들은 거의 대깨명이나 태극기 일것이다. 박정희와 김대중이 산업화와 민주화로 이해되는 지금은 이를 토대로 굳건한 자유민주주의와 국가경제의 부흥이 다시 시작되는 시점이다. 특히 대깨명들은 더이상 간교한 찢재명의 갈라치기에 선동되지 말고 이승만과 박정희를 인정해야 한다. 그들이 아니면 대한민국이 건립되거나 이만큼 잘사는 나라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민주당 정통출신들 모두 인정하는데 운동 좀 했다고 나중에 끼어들은 386운동권과 함흥에서 온 문제인이나 검사나 사칭하는 전과4범 찢재명은 감히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쓰는것 자체부터 감지덕지하고 지금이라도 개과천선하기 바란다. 찢재명 등 일부 정신장애인들 까지는 기대하지 못하지만.
kpub****1시간 전
진중권이 5.18에 대해서 무었을 겪고 안다고 그러시나. 폭력이 민주화 운동이 아니란 것을 명확히 한 후, 5.18 진상규명을 옳바로 해서 역사에 남기자고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중권씨가 군 복무 시기에 무기고, 탄약고, 교도소 경계중일때 무력으로 탈취하려 오면 지켜야 해? 아님 드려야 해?
nmc1****1시간 전
진교수를 존경하지만, 518이 없었으면 아직 군부독재의 체육관 선거를 하고 있을 것이다 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말은 전라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를 민주화 운동의 고문으로 돌리며 평생을 절룩거리던 어느 노벨상 수상자가 아니었어도 우리 국민은 체육관 선거를 오래 인내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십팔 그 당시의 시대상을 목격한 이후부터 나는 역사를 믿지 않는다. 나같은 국민의 믿음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국가 수장이 망월동 무덤 앞에 벌렁벌렁 엎어지는 것 보다 그 유공자라는 자들의 명단부터 밝히기 바란다
www.****2시간 전
나치정권이 아우슈비츠로 들어가는 길목에 유대인묘비석을 보도블럭으로 깔이놓고 이용한것과 뭐가 다른가? 진정한 히틀러 숭배자 이재명이!
cent****2시간 전
갑자기 뭉개 마누라 정수기가 참석자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다가 황교안을 보자 못생긴 쌍판으로 째려보며 건너 뛴 사실이 생각난다. 왜 남의 밥그릇을 넘나 보냐는 것인데 이젠 밥그릇 보다 진실 규명을 하자. 518명단도 다 까고. 자랑스러운 일이라 나같으면 자발적으로 밝힐 텐데. 구린 데가 있나?
cpon****2시간 전
518 ..사실을 존중하면 된다. 광주샤태 대 학살은 없었다. 수십년이 지났다 . 학살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수천 명 희생됐다는 증거도 없다. 피해를 과도하게 부풀린 결과와 유공자 비공개가 광주사태를 성역회하녀 비난 받게 만들었다. 이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밝히면 된다. 진중권이 말하는 '학살'은 무엇을 말하나. 더'이상 광주 팔이 하지 말라.
실버dual****2시간 전
보통 글이....논리적이면 감성적이지 못하고....감성이 있으면 논리가 부족하거늘....하고 싶은 논지를 적확하게 찝어 지나치지 않은 용어로 확실하게 전달하니...읽으면서 생각이 고스란히 전달되어오는 것이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앞으로도 바른 지성으로서 진보든 보수든 어느편에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찾아 비판과 응원의 목소리를 듣기를 원합니다....사족이지만....너무 작은 것에 까지 의견을 나타내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은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있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hsy5****3시간 전
광주사태때 진중권은 고2였나? 1학년? 어디서 뉴스로 광주MBC 불타서 연기 오르는거 보았냐? 모르는 사람들은 이 칼럼 읽고 진중권이가 광주서 데모라도 한줄 알겠네.
ude9****3시간 전
논문도 없이 교수된 세끼가 무슨 칼럼이여 ,. 꼴페미 칼럼이나 써 새캬 ㅋ
실버hall****4시간 전
인권, 자유, 공정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지요. 한국 정치의 진영 싸움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아귀다툼일 뿐. 진 교수, 좋아요.
cthw****4시간 전
얘는 또 왜 이래? 전두환은 5.18과 관련이 없다는 게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은 물론 국회의 수차례 진상 조사에서도 다 드러났는데 '전두환 학살'이라니? 망상이 아주 심하군. 5.18은 불온한 자들이 "경상도 군인들이 전라도 씨 말리러 왔다", "군인들이 임산부 배를 갈라 태아를 꺼냈다", "여대생 유방을 도려냈다" 따위의 끔찍한 유언비어를 생산 유포하고 이에 흥분한 시민들이 합세하여 일어난 소요 사태였다. 당시 계엄 사령관이었던 이희성 대장이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밝혔고 국회 증언과 최근에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두환 관련은 원하는 자들의 주장일 뿐 어떤 증거도 없다. 왜 진실은 외면하고 사건 전말을 조작하려 하나?
gmil****8시간 전
동의 드려요 - 우리 시대에서 조심 스럽게 바뀌어야 져
time****8시간 전
더불어만진당에 가스라이팅 당했던 호구들이 깨어나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