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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고 천하의 재물을 끌어모을 귀한 얼굴이었죠. 그런데 어찌하여 종이 몸에 깃들어 있단 말입니까? 화면을 두 번 터치해 주세요.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그 여종의 이름은 연희 다섯 살의 천자문을 떼던 신동이었으나 끔찍한 밤을 겪고 기억을 통째로 잃었지요. 글도 읽고 이름도 잊은 채 15년을 종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 연이가 목숨 걸고 구해낸 노릇 노파가 하필이면 세상에서 가장 독한 시어머니가 되었지요. 미음을 올리면 사발을 내동댕이치고 빨래를 해 오면 뺨을 때리는 시어머니였습니다. 내까짓것이 감히 내 며느리라고 그래도 연인은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죠. 자신을 때리고 구박하던 시어머니를 불길 속에서 구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시어머니의 눈이 점점 멀어가기 시작합니다. 천종산삼이 아니면 살릴 수 없다는 말에 연인은 결심했죠. 폴로 태백산 절벽을 올랐습니다. 등에는 불에 댄 화상이 채 낫지도 않은 상태였죠. 낭떠러지급 바이틈에서 드디어 천종산삼을 찾았습니다. 산삼을 캐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시어머니를 위해 절벽을 오른 연희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리고 연희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구독 좋아요와 댓글 남기시고 대박 나세요. 조선제일의 관상가 100도사가 한 여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리고 연이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구독 좋아요와 이끌 남기시고 대박 나세요. 조선 제일의 관상가 백도사가 한 여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해될까요? 구독 좋아요와 댓글 남기시고 눈보라 치는 밤 한관 상가가 여종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구세 이상이었지요. 그 여종은 자신을 때리고 구박하던 시어머니를 불길 속에서 구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시어머니를 위해 맨발로 태백산 절벽을 올라 산삼을 캐러갔지요. 그런데 산삼을 캐는 그 순간 목에 걸린 낡은 주머니가 찢어졌습니다. 그 안에는 세상을 뒤집어 놓을 비밀이 잠들어 있었지요.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요? 토끼야담의 옛날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조선 어느 고울 최판서 댁은 100여 칸이 넘는 대저택이었죠. 높은 기와 지붕 위로 눈이 소복이 쌓이고 대청마루에는 비단 방석이 깔려 있었으며 안방에서는 숯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옆간에서는 칼바람이 파고들고 쥐조차 얼어 죽을 만큼 혹독한 추위였지요. 그 헛간에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뼈만 앙상한 늙은 노파였지요. 입술이 시퍼렇게 질려 숨소리조차 가늘었습니다. 하얀 입김이 흐릿하게 나오다 말다 하는 것이 언제 숨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었지요. 눈이 보이지 않는 노파는 어둠 속에서 두 손을 허공에 내밀고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그러나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듯 마른 손가락이 허공을 더듬고 있었지요. 이 노파는 8년 전 최판서의 모함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참판 가문의 안방마님 조마님이었지요. 남편이 역적의 잔당으로 몰려 참수당하고 가사니 몽땅 정몰된 뒤 길거리로 쫓겨난 마님이었습니다. 그 충격에 두 눈의 빛을 잃었지요. 12살이던 막내아들 진수와 함께 이 마을 저 마을 떠돌다. 며칠 전 고을에 들어왔는데 그만 아들과 헤어지고 만 것입니다. 눈먼 몸으로 밤거리를 헤매다가 하필 원수의 집이 편 헛간까지 떠밀려온 것이지요. 눈이 보이지 않으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다만 바람을 피할 곳을 더듬어 찾아 들어왔을 뿐이지요. 또 한 사람은 얇디얇은 누더기를 걸친 스무 살 여종 년이었습니다. 연희는 그날 저녁 부엌에서 설거지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헛간에서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들었지요. 바람 소리에 묻힐 만큼 작은 소리였으나 연이의 귀에는 또렷이 들렸습니다. 문을 열자 볕집 위에 쓰러져 있는 노파가 보였지요. 연인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입고 있던 옷마저 벗어 노파의 몸을 감싸고 맨몸으로 노파를 끌어안았지요. 차를 내는 추위의 연이에 이가 딱딱 부딪혔으나 품속의 노파에게서 온기를 빼앗기지 않으려 온 힘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아가야 니가 얼어 죽는다. 노파가 바스락거리는 목소리로 말했지요. 괜찮습니다. 할머니 일하고 있으면 좀 따시지 않으십니까? 연인은 웃어 보이며 노파를 덮어가 났습니다. 사실은 연희의 몸도 이미 얼음장이었지요. 그래도 노파의 손을 비비고 팔을 문지르고 등을 쓸어 주었습니다. 이 노파가 누구인지 왜 이 헛간에 버려져 있는지 연인은 알지 못했지요. 다만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을 뿐입니다. 바람이 헛간 문짝을 사납게 흔들었습니다. 연인은 노파의 손을 비벼 주다가 문득 나지막이 중얼거렸지요. 어무이도 일이 추우셨을까? 연희에게 어머니란 얼굴도 이름도 목소리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요. 다만 추운 밤이면 어김없이 가슴 한쪽이 쓸려오는 느낌 누군가가 자신을 안아 주었던 것 같은 아련한 온기. 그것만이 어머니의 자리였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그 빈자리가 추위보다 더 싫었지요. 연희에게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낡은 헝겁 주머니가 하나 있었습니다. 칠밥이 풀리고 빛이 발해서 누가 보아도 쓸모없는 것이었으나 그 안에는 빛발엔 배냇저고리 조각이 들어 있었지요. 안감을 뒤집으면 다는 금실로 촘촘히 수놓은 무늬가 있었고 그 위에 누군가가 핏빛 글씨로 몇 자를 적어 놓았습니다. 세월에 바래져 빛깔은 흐려졌으나 금실로 수놓은 윤곽은 아직 살아 있었지요. 그를 모르는 연인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한 번 부엌의 나이 든 여종에게 이게 뭐냐고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 여종은 안감을 들여다보다가 얼굴이 하얘지더니 모른다. 남에게 보이지 말라고 서둘러 돌려주었지요. 그 뒤로 연인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왜 소중한지도 모르면서 이 주머니만큼은 목숨처럼 간직해 왔지요. 자실 연희는 보통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5살의 천자문을 떼고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심동이었지요. 저당 훈장이 한번 읽어 준 시를 그 자리에서 외워 입었고 아버지의 서재에 꽂힌 책의 위치까지 줄줄이 기억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어느 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 벌어졌지요. 타오르는 불 지옥 마른 지붕에 옮겨 붙은 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초과 전체를 집어삼키기 시작했습니다. 자네들은 불이 나자 연이를 내팽개치고 달아났지요. 연인은 몸싸움에 낯익다. 일어나 초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음이 되었지요. 시어머니가 초가 안에 계셨던 것입니다. 그날 따라 토굴이 답답하다며 초가 안방으로 옮겨 주무시던 터였지요. 어머니 연인은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얼굴을 때리는 열기가 살을 태우는 듯했죠. 연기가 눈과 코를 틀어 막았습니다. 타오르는 석가래가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순간 연인은 두 팔로 얼굴을 감싸며 몸을 낮추었지요. 불붙은 나무가 등짝을 스치며 떨어졌고 옷자락에 불이 붙었습니다. 맨손으로 불을 쓸어 끄며 기어갔지요. 손바닥에서 살이 있는 냄새가 났으나 아프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방 안에서 조마님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요. 눈이 먼 조마님은 불길이 어디서 오는지도 문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연인은 그 소리를 따라 더듬더듬 손을 뻗어 마침내 시어머니의 손을 잡았지요. 어머니 제가 왔습니다. 꼭 잡고 계십시오. 연인은 조마님을 등에 업었습니다. 천장에서 석가래가 또 떨어졌지요. 연인은 몸을 돌려 등으로 받아냈습니다. 등짝이 지글거리며 다 들어갔으나 이를 악물고 일어섰지요. 등에 업힌 시어머니만 무사하면 그것으로 됐습니다. 그 순간 연희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무언가가 스쳤지요. 발알 타오르는 기와집 누군가의 비명 어린 손에 쥐어진 무겁고 딱딱한 무언가 어둠 속에서 자신을 안아들던 커다란 손 그 손에 온기까지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무엇이지 분명 본 적이 있다. 이 불길을 이 비명을 그러나 불길 밖으로 뛰쳐나오자 기억은 안개처럼 흩어져 버렸지요. 다만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느낌만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지요. 곽 서방이었습니다. 최판서가 보낸 부하들을 감독하러 따라왔다가 불길 속에서 시어머니를 업고 나오는 연희를 보았지요. 등이 타들어가면서도 시어머니를 놓지 않는 그 모습에 곽서방의 두 다리가 굳어 버렸습니다. 대감. 대감의 피는 속일 수 없는 것이구나. 곽서방의 입에서 절로 나온 것은 15년 전 돌아가신 좌희정의 호칭이었지요. 곽서방은 주먹을 쥐고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삼켰습니다. 대감 소인이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조마님은 연희의 등에 업힌 채 며느리에 살타는 냄새를 맡았지요. 전 끝에 닿은 것은 매끈한 살까지 아니라 울퉁불퉁한 화상 자국이었습니다. 이 아이가 왜 이렇게까지 투명스러운 말이었으나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요.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흔들림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집을 잃은 연인은 화상 입은 몸으로 시어머니를 업고 마을 외딴 토굴로 피신했지요. 가진 것이라곤 등의 업힌 시어머니와 목에 걸린 헝겁 주머니뿐이었습니다. 토굴에서의 나날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습니다. 연인은 화상 입은 등의 고름이 차오르는데도 새벽이면 일어나 시어머니의 이불을 여미고 미음을 끓였지요. 등의 상처가 이불에 쓸릴 때마다 일을 악물었으나 시어머니 앞에서는 아프다는 내 색을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마님의 눈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지요. 처음에는 빛을 잃은 것뿐이었으나 이제는 눈 안에 고름이 차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극심한 통증의 조마님은 밤마다 비명을 질렀지요. 이 말을 바닥에 지으며 괴로워했습니다. 연인은 시어머니의 머리를 무릎에 안고 밤새 이 말을 쓸어 주었지요. 조마님이 괴로워서 머리를 흔들 때마다 연이의 무릎에 이마가 부딪혔고 멍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무릎을 빼지 않았지요. 한 번은 조마님이 통증에 못 이겨 연이의 발을 홋키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1000명한 손톱 자국이 남았지요. 조마님이 잠든 뒤 연인은 핥퀸 자리에서 배어나는 피를 치마폭으로 소리 없이 닦으며 시어머니에 잠든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원망이 아니었지요. 아프니까 그러시는 거다. 내가 더 잘 모셔야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밤 연희는 잠결의 불길 속을 달리는 꿈을 꾸었지요. 8알 타오르는 기와질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리고 어두움 식은땀에 젖어 눈을 떴으나 꿈의 조각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마영감이 조마님의 눈을 살펴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요. 이건 내 손으로는 안 되겠구나. 천종산삼이 아니고서는 전운의 고름을 먹게 할 수 없소 허나 그것은 태백산 깊은 골짜기. 만물상 절벽 아래에서 만난다. 걸어서 일에는 족히 잡아야 하고 산에도 엄두를 못 내는 곳이요. 연인은 밤새 시어머니의 손을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주름진 손이 잠결에도 연이의 손을 꼭 쥐고 있었지요. 연이는 그 손을 내려다보며 나지막이 곧장말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저한테 사과를 던지신 것도 뺨을 때리신 것도 다 아프셔서 그러신 거지요. 눈이 안 보이니 얼마나 답답하시고 남편 잃고 가문 잃고 얼마나 원통하시면 그러시겠습니까? 제가 이 눈을 살려 드리면 어머니가 조금은 덜 아프실까요? 아무도 듣지 못한 말이었지요. 도굴 안에서 연희의 목소리만이 잠든 시어머니의 곁에서 가만히 흘렀습니다. 새벽력 연인은 잠든 조마님의 이마에 조용히 저를 올리고 마영감 내외에게 시어머니를 부탁한 뒤 길을 떠났지요. 마영감은 연이를 보내며 말했습니다. 잔삼을 찾으려거든. 뿌리가 아니라 향을 따라가시오. 천종산삼은 사람의 간절함을 알아보는 법이라오. 집신 한 켤레와 빈보자기 만들고 태백산을 향해 걸어가는 연이의 뒷모습은 새벽 안개 속에서 점점 차가웠지요. 조마님은 한참 뒤에야 눈을 떴습니다. 옆자리가 비어 있었지요. 며느리가 매일 밤 깔아두던 이불에서 체온이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마영감의 아내에게 물었지요. 그 아이가 어디 갔느냐? 잔삼 캐럿 태백산에 갔답니다. 마님 마님 눈을 살리겠다고요. 조마님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며느리가 매일 밤 자신의 발을 주물러 주던 그 손길을 떠올렸지요. 거칠고 갈라진 손이었으나 언제나 따뜻했던 그 손 조마님의 입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부른 적 없는 이름이 새어 나왔습니다. 연이야. 낫고 떨리는 목소리였지요. 그러나 그 이름에 대답하는 사람은 이미 먼 산길 위에 있었습니다. 태백산 가는 길은 사람의 길이 아니었습니다. 첫째 날은 그래도 견딜 만했지요. 둘째 날부터 길이 사라졌습니다. 나뭇가지를 헤치고 덩굴을 끊어가며 제 길을 만들어야 했지요. 셋째 날에는 집신 한 짝이 찢어졌고 넷째 날에는 나머지 한 짝마저 떨어져 맨발로 걸어야 했습니다. 발바닥이 갈라져 피가 배어 나왔지요. 다섯째 날 등에 붙은 화상 딱지가 벗겨져 피고름이 옷을 적셨으나 멈추면 시어머니의 눈이 영영 감길 것이라는 생각에 일을 악물고 나아갔습니다. 밤이면 남은 잎을 덮고 바위 밑에 웅크렸지요.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 때마다 고름 가득한 눈으로 비명을 지르던 시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잠결에도 자신의 손을 놓지 않던 주름진 손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었던 떨리는 목소리 연인은 그것을 아직 모르고 있었지요. 조마님이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을요. 그러나 시어머니의 손끝에서 느꼈던 따뜻함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여섯째 날 기어서 계곡을 건넴지요. 걸으면서 울었고 울면서 걸었습니다. 잔길을 걷는 밤마다 불길 속을 달리는 꿈이 되풀이 되었지요. 팔을 타는 기와집 비명 어둠 속의 커다란 손 깰 때마다 식은땀에 젖어 있었으나 꿈의 정체는 여전히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래째 되던 날 만물상 절벽이 눈앞에 나타났지요. 안개 속에서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이상한 향이 났습니다. 연인은 마영감의 말을 떠올리며 그 향을 따라 절벽을 기어올랐지요. 전톱이 깨지고 무릎에서 피가 났습니다. 등에 화상 자리가 바위에 쓸려 비명이 터져 나왔으나 멈추지 않았지요. 향이 점점 짙어졌고 마침내 낭떠러지 끝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천종산삼삼이 보였습니다. 붉은 열매가 달린 뿌리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지요. 연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한 손으로 절벽을 붙잡고 다른 손을 뻗어 산삼을 캐는데 목에 걸린 주머니가 바위 모서리에 걸렸지요. 주머니가 찢어지며 배냇저고리 조각이 바람에 날렸습니다. 연인은 산삼을 입에 물고 허공에서 배냇저고리를 낙하했지요. 손가락 하나 차이로 잡아낸 것이었습니다. 찬삼도 배냇저고리도 놓치지 않았지요. 잔을 내려와 도굴에 돌아왔을 때 뜻밖의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백도사였지요. 백도사는 연이가 떠난 뒤 한양에서 문중 기록을 뒤지다가 좌의정의 외동딸에 대한 기록을 찾아냈습니다. 그 단서를 쫓아 고을로 내려왔는데 진수가 억울하게 옥에 갇혔다는 소문이 들렸지요. 국화나 주변을 맴돌다 면회를 다니는 마연감과 마주쳤고 이야기를 나누다 토굴의 위치까지 알아낸 것이었습니다. 백두산은 연희의 꼴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지요. 발톱은 다 빠지고 손은 갈라지고 등에는 화상과 세상처가 뒤엉켜 있었습니다. 아가 그 베넷저고리를 내가 좀 볼 수 있겠느냐. 연인은 경계했으나 백도사의 눈빛에 해칠 기색은 없었지요. 조심스레 저고리를 내밀었습니다. 백두산은 안감을 뒤집었지요. 가는 금실로 수놓은 봉황 문양이 나타났습니다. 세월에 바래졌으나 윤곽은 살아 있었지요. 그 위에 빛빛으로 적힌 글씨가 있었습니다. 글씨를 읽어 내려가는 백두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지요. 이 아이는 좌의정 서문영의 외동딸이라 최아무개의 모함에 가문이 멸하거든. 이 저고리의 봉황 문양이 신분의 증표가 될 것이니 부디 이 아이만은 살려다오. 연인은 멍하니 서 있었지요. 이가 좌희정의 외동딸이다. 연희야. 내 아비는 이 나라의 충신이었다. 그 순간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지기 시작했습니다. 잔길에서 밤마다 꾸던 꿈 불길 속에서 스쳤던 기억의 파편들이 물꼬가 되어 막혀 있던 15년의 기억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지요. 타오르던 기와집은 아버지의 서재였습니다. 비명을 지르던 사람은 어머니였지요. 어린 손에 쥐어진 것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건네준 이 주머니였고 어둠 속에서 자신을 안아 들던 커다란 소는 곽서방의 손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인은 깨달았지요. 자신의 가문을 짓밟은 자가 시어머니의 남편까지 죽인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최판서. 연희의 입에서 그 이름이 새어 나왔을 때 연희의 눈빛은 더 이상 여종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연인은 산삼을 다려 시어머니의 입에 조심스레 대어드렸지요. 이게 뭐냐 탄산이 옵니다. 어머니 드시면 눈이 나으실 겁니다. 그날 밤 조마님은 오랜만에 비명 없이 잠들었고 다음날 아침 눈에서 흐르던 고림이 머져 있었지요. 그제야 연인은 안도하며 웃었습니다. 일의 동안 꽉 쥐고 있던 마음의 끈이 풀리는 순간 연희의 몸이 앞으로 꺾이며 쓰러졌지요. 마영감의 아내가 달려와 옷을 벗겨 보고는 입을 막았습니다. 손가락은 칼로 그은득 갈라져 있었고 손바닥에는 바위를 붙잡느라 굳은 살이 돌처럼 박혀 있었습니다. 등에는 화상 위에 세상처가 겹겹이 덧나 피고름이 옷감에 들러붙어 옷을 벗기려면 살을 같이 뜯어내야 할 판이었지요. 무릎은 바위에 쓸 여가 비칠 듯하여 있었고 종아리에는 가시덤불에 긁힌 상처가 그물처럼 얽혀 있었습니다. 스무 살 여인의 몸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돌아온 사람의 몸 같았지요. 마연감의 아내가 조마님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마님 며느리 등을 한번 만져보시오. 조마님은 손끝으로 며느리의 등을 더듬었지요. 손가락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상처가 만져졌습니다. 이게 이게 다 뭐냐? 마영감의 아내가 하나하나 말해 주었지요. 이 등짝의 화상은 불난 초가에서 마님을 업고 나올 때 석가래를 등으로 받아낸 자국이랍니다. 이 말은요. 태백산 절벽을 맨발로 오르내리며 발톱이 다 빠진 거랍니다. 이 손은요. 절벽 바위를 맨손으로 붙잡고 매달리느라 이리 됐답니다. 이 무릎은요? 바위에 쓸리고 쓸려서 살이 다 파였습니다. 이 모든 게요. 마님 눈에 쓸 산삼 하나 캐려고 글이 된 것이랍니다. 마영감의 아내도 말을 하다가 끝내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했지요. 조마님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정끝만이 움직이고 있었지요. 며느리의 등에서 발로 팔에서 손으로 한때 보드라워스 20살 여인의 손이 나뭇껍질보다 거칠었습니다. 이 손으로 절벽을 기어올랐을 것이고 이 손으로 산 삼을 갉을 것이지요. 그리고 이 손이 매일 밤 자신의 발을 주물러 주던 바로 그 손이었습니다. 조마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지요. 고름이 아니라 맑은 눈물이었습니다. 내가 네가 이 아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자발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종년이라 멸시하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쳤지요. 그때마다 연희는 한마디 원망 없이 깨진 사발을 주워 담고 다시 미음을 끓였습니다. 그 아이가 지금 이 꼴이 되어 누워 있는 것이지요. 내가 눈이 멀었던 건 병 때문이 아니었어. 이 아이의 진심을 모자라본 내 마음이 먼저 멀었던 거야. 조마님은 연이에 갈라진 손등에 이 말을 대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눈물이 며느리의 손 위로 떨어졌지요. 15년 묵은 양반의 자존심이 그 눈물에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한참 뒤 연이가 눈을 떴지요. 시어머니가 자신의 손을 잡고 울고 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연인은 아무 말 없이 시어머니의 손을 꼭 쥐어 주었지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말보다 깊은 것이 두 사람의 손끝 사이로 흘렀지요. 초굴하네. 오후의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와 두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조마님은 달라졌지요. 미음을 올리면 두 손으로 받아마셨고 빨래를 해오면 연이의 손을 꼭 잡아 주었습니다. 말은 여전히 총명스러웠으나 손끝에는 따뜻한 것이 묻어났지요. 그 무렵 백도사가 연일을 찾아왔지요. 내 아비의 원수를 갚고 남편을 구할 길이 있다. 백도산은 15년간 모아 온 증거를 펼쳐 놓았습니다. 흩어진 족보 관직 기록 사본 옛 관리들과 하인들의 증언이었지요. 백도산은 연희가 내민 베넷저고리 안감에 봉황 문양을 문중 기록에 그려진 좌희정 가문의 문양과 나란히 되어 보았습니다. 틀림없다. 같은 봉황이야. 결서의 빌채도 좌의정 대감의 친필과 같다. 연이야. 너는 좌의정 서문영의 외동딸이다. 15년 전 최판서가 내 아비를 역적으로 몰아 죽이고 가문을 통째로 짓밟았다. 이가 종으로 살아온 15년이 전부 그놈의 짓이야. 연인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지요. 두 주먹을 꽉 쥐고 바닥만 내려다보았습니다. 이가 갈리도록 분한 뜨거운 눈물이 떨어졌지요. 도사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백도산은 그날로 한양에 아맹어사에게 밀서를 보냈지요. 마치 마맹어산은 최판서의 세곡 횡령건으로 이미 내사를 진행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러나 이리 뜻대로만 풀리지는 않았지요. 최판서의 세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고 의원님은 최판서의 주머니에서 녹봉을 받아먹는 사람이었고 한양으로 가는 밀서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자도 있었지요. 첫 번째 밀서가 최판서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죽은 역적의 핏줄과 관상쟁이 늙은이가 무슨 수작을 꾸며도 이 고을에서는 내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다. 백두산은 포기하지 않았지요. 늙은 몸을 이끌고 직접 살 밤낮을 걸어 한양으로 올라가 암행어사를 대면하여 증거를 전달했습니다. 연인은 마영감을 통해 옥중에 남편에게 말을 전했지요. 조금만 더 견뎌 달라고 반드시 구하겠다고. 진수는 수척한 얼굴로 한참을 말이 없다가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 사람한테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전해 주시오. 진수는 옥중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지요. 같은 옥방의 죄수들 사이에서 귀를 열고 최판서가 고을 원님에게 매물을 바친 날짜와 액수를 모았습니다. 옥조리 잠든 틈에 마영감에게 쪽지를 건넸지요. 그 쪽지는 마영감을 통해 연희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그 무렵 곽서방의 늙은 어머니가 병석에서 눈을 감았지요. 마지막 순간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이 미련한 자식아 그 아이 아비가 내게 아이를 맡기며 뭐라 하셨더냐.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고서 무슨 아치로 나를 보러 오느냐 곽서방은 어머니의 마른 손을 이마에 대고 소리 없이 울었지요.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이제 인질은 없다고 곽서방은 최판서 몰래 뒤껴 땅을 파기 시작했지요. 15년 전 출판서의 밀거래 장부와 살인 교사 증거를 항아리에 담아 묻어두었던 곳이었습니다. 언젠가 세상에 내놓을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지켜온 장부였지요. 백투성이 손으로 항아리를 꺼내 안고 곽서방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날은 고을 장날이었습니다. 관아 앞에 말 한 필이 멈추었지요. 먼지를 뒤집어 쓴 사내가 품속에서 마패를 꺼내 들었습니다. 암행어 사출도요. 백도사가 직접 한양에 올라가 대면한 보람이 있었지요. 아맹어산은 백도사의 증거와 진수가 옥중에서 모아 마영감을 통해 전달한 뇌물 내역까지 확보한 뒤 직접 보울로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아맹어사 앞에 나타난 것은 최판서가 상상도 못한 사람이었지요. 연이었습니다. 얼굴에는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고 손은 갈라지고 거칠었으나 눈빛만큼은 그 어떤 양반보다 단단했지요. 소녀는 15년 전 최판서의 모함으로 멸문당한 좌의정 서문영의 딸이 옵니다. 최판서의 얼굴에서 피끼가 사라졌지요. 백도사가 15년간 모아온 증거를 펼쳐 놓았습니다. 문중 기록 봉황문양과 혈서 옛 타인들의 증언 거기에 진수의 뇌물 내역이 더해졌지요. 최판서가 벌떡 일어섰습니다. 헛소리 마라 죽은 역적의 핏줄이 무슨 증거를 들이민다고 그때 관아문이 벌컥 열리더니 곽서방이 비틀거리며 뛰어들었지요. 슬픔에는 흘 모든 두툼한 장부가 안겨 있었습니다. 곽서방은 최판서를 똑바로 바라보았지요. 그 눈에 더 이상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미련한 자식아 그 아이 아비가 내게 아이를 맡기며 뭐라 하셨더냐?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고서 무슨 낯으로 나를 보러 오느냐 하셨습니다. 관아하니 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지요. 저희는 25년 동안 이 것을 넘기지 못한 죄를 벌해 주십시오. 그러나 이 장부 안에 출판서가 좌이정을 죽이고 참판을 죽이고 백성의 세곡을 빼돌린 모든 증거가 있사옵니다. 장부의 기록과 진수의 뇌물 내역이 빈틈없이 맞물렸지요. 최판선은 비단 도포를 걸친 채관화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없다. 최판서와 그 일 땅 매물을 받은 고올 원님까지 포박되었지요. 최판서에게는 차명이 고의원님에게는 파직과 유배형이 내려졌습니다. 자신이 가장 천하게 여겼던 여종에게 심판받고 가장 믿었던 신복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의 손으로 적은 장부가 자신의 목을 친 것이지요. 뿌린 대로 거두었습니다. 진수가 옥에서 풀려났지요. 관화문을 나선 진수는 햇빛 아래 서 있는 연희를 보았습니다. 연인은 웃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웃음 속에 눈물이 섞여 있었습니다. 진수는 아내에 갈라진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주었지요. 빠진 손톱 칼로 그은 듯한 금 나무 껍질보다 거친 손바닥 그 손등에 이마를 대고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미안 아우 당신이 이 고생을 하는 동안 나는 아무것도 연희가. 진수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지요. 말보다 깊은 것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습니다. 관아 마당의 봄바람이 불어 연이의 머리카락을 살짝 흔들었지요. 봄이 왔습니다. 두 가문의 명예가 회복되었지요. 좌희정의 누명이 벗겨지고 참판의 이름도 다시 섰습니다. 연인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의 무덤에 저를 올리며 오래 울었지요. 그러나 연희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재산도 영예도 아니었습니다. 시어머니의 눈이었지요. 잔삼으로 고름은 멎었으나 빛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취미가 찾아와 침술과 약재를 더해 갔지요. 연희는 매일 해 뜨기 전에 일어나 약을 다렸습니다. 낮으면 시어머니의 눈 위에 약찜질을 올려드렸고 밤이면 손을 잡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어머니 오늘은 마당의 매화가 피었습니다. 하얀 꽃잎이 바람에 눈처럼 날린답니다. 탕이 참 곱지요. 그래 향이 여기까지 오는구나 조마님은 며느리 목소리를 들으며 보이지 않는 매화를 떠올렸지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눈이 뜨지 않아도 이 아이 곁에 있으면 세상이 환한 것 같다고 밤이면 연인은 여전히 시어머니의 발을 주물러 드렸지요.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조마님이 먼저 발을 내밀어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종년에 손이 닿는 게 싫다며 발을 빼시던 분이 이제는 며느리가 오기 전에 미리 발을 내밀고 기다리고 계셨지요. 어떤 밤에는 연희가 발을 주무르다. 잠이 들면 조마님이 며느리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주기도 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아도 손끝으로 이마를 찾아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 손길에는 말로 하지 못한 미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지요. 적 달이 흘렀습니다. 어느 아침이었지요. 조마님이 눈을 떴는데 무언가 달랐습니다. 캄캄하기만 하던 세상에 희미한 빛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눈을 비비고 다시 떠보았습니다. 빛이었지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몸볕이었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방바닥에 네모난 무늬를 만들고 있었지요. 8년 만에 처음 보는 빛이었습니다. 그 빗속에서 하나의 얼굴이 떠올랐지요. 조마님의 앞에 앉아 약탄기를 들고 있는 연희의 얼굴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보는 며느리의 얼굴이었지요. 눈이 멀고 나서 며느리를 맞이했으니 손끝으로만 알던 그 얼굴을 눈으로 마주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연인은 아직 시어머니의 눈이 뜬 것을 모르고 있었지요. 고개를 숙인 채 약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조마님은 떨리는 눈으로 며느리의 얼굴을 한울 한 올 더듬듯 바라보았지요. 전 끝으로 수없이 만져왔던 이마 볼 코 입술이 이제야 눈에 보였습니다. 그런데 조마님의 시선이 연이의 이마에서 멈추었지요. 오래된 상처가 남아 있었습니다. 길게 갈라졌다. 암은 흉터였지요. 조마님의 가슴이 쿡 내려앉았습니다. 그 상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미음 사발을 내동댕이쳤을 때 깨진 조각의 배인 상처였습니다. 그때 연희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고 연희는 한마디 원망 없이 깨진 사발을 주워 담았지요. 그 상처가 아물지 않고 이렇게 흉터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조마님은 떨리는 손을 뻗어 며느리의 볼을 만졌지요. 그 손이 닿자 연이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지요. 어 어머니 지금 저를 보고 계십니까? 조마님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먼저 쏟아졌기 때문이지요. 이 얼굴을 이 얼굴을 내가 때렸구나. 이 이마에 내가 이 흉터를 남겼구나. 네가 사발에 맞아 피를 흘릴 때도 뺨을 맞고 부엌으로 돌아갈 때도 나는 한 번도 미안하다 하지 않았다. 네가 불 속에서 나를 업고 나올 때도 태백산에서 발톱이 빠지도록 산삼을 갤 때도 나는 한 번도 고맙다 하지 않았다. 이 못난 시험이가 이제야 내 얼굴을 보고 이제야 말한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연희는 시어머니의 손을 잡고 재벌에 가져다 대었지요. 그리고 웃었습니다. 울면서 웃었습니다. 어머니가 제 얼굴을 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만으로 됐습니다. 그것만으로 다 됐습니다. 조마님은 며느리의 볼에 이 말을 대었지요.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며느리의 볼이 따뜻했지요. 그 온기가 8년간 얼어 있던 마음을 천천히 녹이고 있었습니다. 독을 밖에서 마영감이 몰래 소매로 눈물을 훔쳤고 마영감의 아내도 부엌에서 앞치마로 눈가를 찍고 있었지요. 세월이 흘렀습니다. 명문가의 안방마님이 된 연인은 자신이 겪은 고통을 잊지 않았지요. 고을의 구율소를 세워 굶주린 백성에게 밥을 나눠 주고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그를 가르쳤습니다. 종으로 팔려가거나 버림받은 여인들을 거두어 다시 살아갈 힘을 주었지요. 아버지 좌의정이 품었던 백성 사랑의 뜻을 딸인 연희가 이어간 것입니다. 곽서방은 자수한 공로와 어린 연이를 살린 은혜를 인정받아 사면되었지요. 연인은 곽서방 앞에 큰 절을 올렸습니다. 15년 전 그 밤 저를 살려 주시는 애를 이 목숨이 다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곽서방은 펑펑 울었지요. 15년간 가슴에 맺혀 있던 것이 그 한마디에 풀렸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지킨 것이지요. 사람의 도리를 마영감 내외에게는 집과 논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마영감은 손살해를 쳤지요. 내가 뭘 했다고 이러시오. 영감님이 아니셨으면 시어머니도 서방님도 저도 여기 없었습니다. 마영감은 코딩만 불키며 고개를 돌렸고 마연감의 아내가 옆에서 남편의 등을 도닥이며 같이 울었지요. 백도산은 연희의 성장한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50년 관상 인생에서 9세 이상은 책에서만 보았다. 그런데 그 상이 꼽힌 것을 두 눈으로 보았구나. 관상이란 것이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산대로 생긴 것이라는 말을 이제야 알겠다. 가장 천한 곳에서 가장 고귀한 관상이 꽃피었습니다. 피보다 진한 효심으로 시어머니의 마음을 열고 그 눈까지 열어 준 며느리 원수의 족으로 살면서도 사람을 향한 따뜻함을 잃지 않았던 여인 연희의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조선 팔도의 전설이 되었지요.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잠든 귀함은 타고난 신분이 아니라 사람을 아끼고 은혜를 잊지 않는 마음에 있는 것이라고. 이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저는 자꾸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조마님이 처음으로 며느리 얼굴을 보시는 장면이요. 전 끝으로만 알던 며느리 얼굴을 8년 만에 뜬 눈으로 마주하시고 그 순간 그런데 제일 먼저 보인 것이 자신이 던진 사발이 깨져서 생긴 이마에 흉터라는 거지요. 저는 그 대목에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고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표도라는 게 꼭 큰 게 아닙니다. 연희가 매일 밤 시어머니 발을 주물러들인 것 새벽에 먼저 일어나 미음을 끓인 것 아프면서도 괜찮다고 웃어 보인 것 그 작은 것들이 매일매일 쌓여서 돌처럼 단단했던 시어머니의 마음에 되고 그 금 사이로 빛이 들어오지요. 혹시 여러분은 돌아가신 부모님께 끝내 전하지 못한 말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살아계신 부모님께 지금 당장 하고 싶은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말이 있으신지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한마디가. 그 한 번의 손잡이가 어쩌면 상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온기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연희가 시어머니
그랬던 것처럼요.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를 댓글로 나누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토끼야담의 이야기가 계속될
음
한나라 국민의. 응원해 주세요. 다음에도 더 재미있고. 바로. 옛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음 여러분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숫자. 한국소리로 이렇게 말한 겁니다. 다른 의사 갈래요? 대놓고요? 그 나라가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