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승완 감독의 <로마>부터 정정훈 촬영감독의 <24>까지
미국 드라마의 놀라운 변화는 영화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충무로 영화인들 역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영화인 10명으로부터 자신이 좋아하고 지지하며 즐겨보는 미국 드라마와 그 이유에 관해 들어봤다.
영화는 불가능한 거대 서사의 힘
<로마>(Rome) SBS 목요일 밤 1시30분, DVD 출시
TV를 안 본 지 4년째 되는데, “요즘은 할리우드영화보다 미국 TV시리즈의 완성도가 좋다”는 프로듀서의 강압에 못 이겨 보게 됐다.
그런데 막상 DVD를 플레이한 뒤 그 자리에서 12부를 모두 볼 수밖에 없었다.
졸려 죽겠는데 다음 디스크를 넣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그게 <로마>였다.
우선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만들거나 역사적 사실을 조금씩 뒤트는 재미가 대단했다(이를테면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사이에서 나온 아이의 비밀).
그리고 영화가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는 거대한 서사가 주는 힘 또한 엄청났다.
긴 러닝타임 속에 다양한 인물과 성격, 그 인물의 관계와 이면, 맞물려 진행되는 사건의 의외성 등을 풍부하게 담을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영화가 따라잡을 수 없는 TV시리즈의 매력이니 말이다.
특히 초반 3부는 마이클 앱티드라는 손재주 좋은 영화감독이 만들어서 그런지 밀도가 굉장히 높다.
또 로마시대를 재현해놓은 세트의 스케일도 대단하고 당대 성풍속도도 매우 충격적으로 묘사하니 꽂힐 수밖에. 이 드라마가 다음 영화에 영향을 끼칠 것 같냐고?
황지우 식으로 답한다면 “내 대갈통 속의 로마시대와 내 대갈통 밖의 통일신라시대가 만나는 접점이 안 보인다는 점이렷다”.
류승완/ 영화감독·<짝패> <주먹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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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렇게 거침없을 수가!
<카니발>(Carnivale) 국내 미방영, 시즌1, 2 DVD 출시
그놈의 DVD 재킷이 문제였다. 공황시대의 서커스단의 기괴한 모습을 보면서 이게 도대체 뭘까 하는 마음에 사서 보게 된 것이다.
흠, 그런데 에피소드들을 연출한 감독의 면면이 수상했다.
<리버스 엣지>를 만든 팀 헌터, <나인 라이브즈>의 로드리고 가르시아 같은 인디영화계 재주꾼들이 참여한 것이 아닌가.
공황시대 유랑 서커스단과 한 초능력자, 신부 등을 내세워 온갖 오컬트 현상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과감한 표현으로 소문난 시리즈 중에서도 파격적인 묘사와 거침없는 전개로 유명하다.
성기 노출도 빈번하니까. 토드 브라우닝의 <프릭스>와 데이비드 린치의 <트윈픽스>의 기묘한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드라마는 이야기의 전복성뿐 아니라 플래시 포워드를 자주 사용하고 인물 내면의 의식의 흐름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등 한마디로 거침이 없다.
그렇다고 추상적인 실험영화도 아니다. 대중영화 문법의 경계에 있지만 좀더 보편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대단하다. 영화, 정말 열심히 만들어야겠다.
대중적인 포맷인 미니시리즈가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데 하물며 영화라면 더 편하고 쉬운 길에 투항할 수 없지 않은가. 아, 제작자님, 그렇다고 제가 어려운 영화를 만들겠다는 건 아니고요….
임필성/ 영화감독·<헨젤과 그레텔>(제작 중) <남극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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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과 사람 이야기의 완전한 봉합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KBS2 일요일 밤 11시25분, 채널CGV 수·목 오후 8시40분, 시즌1 DVD 출시
병원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면 두 가지 패턴이 있다. 감동 또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거나 아예 공포스러운 이야기 말이다.
<그레이 아나토미>는 그 두 가지 모두 아니면서도 자신만의 일정한 균형감각을 갖고 있다. 이 드라마는 의학적 지식, 의사와 환자의 관계, 그리고 의사들 사이의 관계를 치우치지 않게 담으면서도 밀도있는 드라마를 구성한다.
지난 1월7일 시청한 에피소드에는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고등학생 아이스하키 선수가 나왔는데, 이 친구는 의사들의 만류에도 대학 진학이 걸린 중요한 시합에 나가기 위해 손가락을 절단한다. 하지만 세균에 감염돼 봉합은 불가능한 상태다.
아주 짧은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의사의 냉정함과 환자의 처연함, 의학적인 전문성까지 포함돼 있다. 또 되풀이되기는 해도 레지던트와 전문의 또는 그 전문의의 아내인 또 다른 전문의, 그리고 레지던트와 레지던트 사이의 미묘한 애정관계가 상당한 밀도가 있다.
프로듀서라면 누구나 소재의 확장을 고민하는데, <그레이 아나토미>는 병원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참신하고 촘촘하게 끄집어낸다는 점에서 자극을 준다. 공간이 병원이 아니라면 어떤가.
통념이나 장르적 관습에 빠지지 않는 깊은 밀도의 이야기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말이다.
윤상오/ 프로듀서·싸이더스FNH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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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인 액션을 위한 최고의 참고자료
(CSI: Crime Scene Investigation) MBC 일요일 밤 12시25분, OCN 수시 방영
아니, 왜 냐니. 그 말은 마치 왜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다크 엔젤> 같은 액션물을 좋아하지 않느냐는 말로 들리는데….
하여간 다. 원조 뿐 아니라 나 까지 모두 좋아한다.
우선 과학적인 분석과 추리가 상상을 뛰어넘는다. 시신을 파먹는 벌레 한 마리에서 유전자를 찾아내 사건
을 해결한다든지, 비행기 조종사가 총상 비슷한 것을 입고 죽었는데 알고 보니 볼트가 튕겨져 나오면서
관통된 것을 밝힌다든지, 놀라운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추리가 입을 쩍 벌리게 한다. 또 하나,
캐릭터들의 매력이다.
에피소드마다 나오는 인물들인데 그들 사이의 드라마를 끊임없이 엮어내고, 수사관의 차가운 이미지를 인간미로 바꿔내는 능력 또한 참신하게 다가온다.
자, 그럼, 무술감독이 왜 냐고? 액션도 내 나름대로 멋있게 했다고 생각해도 관객은 의외로 재미없
다고 말하기도 하며, 그저 이리저리 빠져서 만든 액션이 때때로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퍼포먼스로서의 액션보다는 심리적인 액션이다.
결국, 이 논리적이고 탄탄한 드라마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도 다 설득력있는 액션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정두홍/ 무술감독·<중천> <뚝방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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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카메라가 눈부시다
<24> 슈퍼액션 금요일 밤 12시, 폭스 채널 수시 방영, 시즌1~5 DVD 출시
<24>에 관해 말하기 앞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촬영’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면, 그건 드라마와 함께 가
는 촬영이다. 촬영 혼자 도드라지는 것은 눈에 거슬리며 드라마를 결국 침해하게 돼 있다. 개인적으로 그
대표적인 경우가 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24>는 매우 훌륭한 촬영을 보여준다. 촬영
의 기술적 테크닉 드라마의 흐름이 정말 잘 맞아떨어진다. <24>를 보고 있노라면 촬영이 눈에 띄지 않는
데, 덕분에 불필요한 감정의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 핸드헬드와 고정된 카메라의 차이라는 면에서도
<24>는 모범적이다. 이 드라마는 사건과 인물에 따라 핸드헬드인지 고정인지를 명확하게 가름해놓는다.
나는 <24>를 보면서 철저하게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촬영을 새삼 느끼고 배운다. 게다가 조명이 매우
현실적인데다 약간은 거친 느낌의 핸드헬드 촬영이 많은데 그 또한 내 취향이니 이 드라마, 도무지 좋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영화적으로 봐도 정해진 시간, 그러니까 1시간 안에 주어진 이야기를 모두 풀어
내야 한다는 점 또한 매우 영화적이라는 생각이다. 거의 실제 진행시간과 비슷한 시간이 진행되고 그게
모여서 하나의 큰 이야기가 된다니, 이것 참 신통하지 않은가.
정정훈/ 촬영감독·<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친절한 금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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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즐겁구나 산 넘어 산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 국내 종영, 시즌1 DVD 출시
어느 날 형이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면? 거기다 누명을 벗길 사이도 없이 형장의 이
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면?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참 미안스럽게도 손수건 옆에 끼고 울거
나 10년 만에 다시금 교회를 찾아 무릎 꿇고 기도를 올리는 수밖에 없겠지만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
공은 얼굴도 잘생긴데다 뭔 능력도 그리 뛰어난지 교도소의 설계도에 탈출계획의 ABC까지 모두 몸에 문
신을 새겨서는 불가능 100%의 탈옥을 감행한다. 대략 45분의 방영시간 동안 화장실은커녕 손에 든 감자
칩 한 조각도 입에 넣을 여유가 없게 만드는 탄탄한 긴장감, 종일 14편을 연속 시청해도 성에 차지 않는
괴물 같은 중독성을 겸비한 <프리즌 브레이크>. 결국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손뜨개질로는 엄두조
차 못 내는 꽉 짜인 구성에다 ‘산 넘어 산’ 식 내용 전개라고 해야 할까.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사건들과
끼어드는 인물들 속에서 그렇게도 바라는 탈옥은 좀체 이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성마른 내 성격을
고려하면 울화통이 터져 수십번이라도 보는 걸 때려쳤을 법한데, 계속 다음회 플레이 버튼을 연신 눌러대
는 것을 보면 이놈의 드라마엔 뭔가 설명하기 힘든 자학적 쾌락이 숨어 있는 듯싶다.
민동현/ 영화감독·<눈부신 하루> <지우개 따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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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캐릭터, 캐릭터의 힘
<소프라노스>(The Sopranos) SBS·드라마플러스 수·목 밤 11시10분, 시즌1~5 DVD 출시
역시 캐릭터다. 주인공인 토니 소프라노는 집 밖에서는 조폭, 그러니까 폭력적인 마피아지만 가정 안으
로 들어오면 평범한 가장으로서의 삶을 성실하게 꾸려가고자 하는 인물이다. 이를테면 그는 밖에 나가선
조직 걱정, 사업 걱정을 하지만 집에 들어와서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 딸의 교육을 근심해야 하는 남자인
것이다. 이 얼마나 절묘한 캐릭터인가. 폭력적인 질서로 구성된 공적인 삶과 감정적인 사생활이 뒤얽혀
왔다 갔다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어떤 동질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된다.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갱영화를 교묘하게 뒤튼 이 드라마는 결국 토니 소프라노란 인물을 통해 지금 미국사회가 겪고
있는 고민을 보여주는 듯하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감독으로서의 나에게도 고민거
리를 준다. 이번에 준비하는 영화는 나로서는 처음으로 폭력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물리적으로 드러
나는 폭력이 아니라 인간들 사이에서 작용하는 힘이나 권력이라는 측면에서 발현되는 폭력을 다루려 하
는데 그 속 인물 또한 힘과 폭력, 그리고 정서적 끈끈함으로 얽혀 있다. 어휴, 하여간 참 오랜만에 영화를
만들게 된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만들었던가….
이현승/ 영화감독·<시월애> <그대 안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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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는 넓고 손님은 많다
<라스베가스>(Las Vegas) 국내 종영
가 하드코어라면 <라스베가스>는 소프트코어다. 라스베가스라는 도시는 에서처럼 강력 범죄
만 일어나는 곳이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바닷가재 도난 사건(시즌2 에피소드4) 같은 아기자기한(!) 범죄
들도 공존하는 곳이라고 <라스베가스>는 주장한다. 유아독존 와의 차별화는 후발주자가 불가피하
게 택한 전략이었을 것이다.
에피소드당 3개의 이야기가 맞물려 진행되고 그중 하나가 범죄사건의 수사과정을 다루는데, ‘수사드라마
인 척’하는 1/3보다는 호텔을 드나드는 다양한 군상을 그린 나머지 2/3가 이 드라마의 진짜 매력이다. 특
히 매회 1/3씩 책임지는 특이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혼할 아내에게 위자료를 주
기 싫어서 전 재산을 날려버리려고 카지노에 온 남자(시즌2 에피소드5), 평생 모은 돈을 룰렛 한판에 걸
고 유명해진 이(시즌2 에피소드19) 등. 화끈한 맛이 없어서일까. ‘ 폐인’은 들어봤어도 ‘<라스베가스
> 폐인’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그게 <라스베가스>의 진정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프렌즈> 폐
인’이었던 나로서는 드라마에 종속된 삶이 얼마나 허망한지 이제 알기에.
김현석/ 영화감독·<광식이 동생 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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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미국만이 만들 수 있는 드라마
<히어로즈>(Heroes) 국내 미방영
<히어로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히어로즈>에 비하면 영화 <엑스맨>
은 초능력 엘리트들의 이야기였다고 할 수 있을까? <히어로즈>는 인물들의 일상적인 딜레마와 초능력을
연결시키며 매회 영화를 능가하는 시각적인 자극과 특수효과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오직 미국만이
만들 수 있는 드라마! <히어로즈> 캐릭터들의 특별한 능력은 자신들이 처해져 있는 환경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치어리더 클레어는 입양아이고 다행히도 절대 다치지 않는 몸을 가졌다. 늘
회사 책상에 앉아 있는 샐러리맨 히로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졌다. 지독한 마약 중독자 화
가인 아이작은 환각상태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보는 능력이 있다. 매력적이지만 나약한 가정주부 니키는
잔인하고 포악한 또 하나의 인격을 가졌다 등등. 이렇듯 그들의 환경이 그들에게 진화의 능력을 주게 되
었다라는 상상을 해볼 수 있다. 가끔 다윈의 진화론이 언급되곤 한다. 슈퍼맨의 능력은 우주에서 왔고 <
엑스맨>에서는 돌연변이라고 설명했었던가? 아무튼 이제 시즌1이 끝난 현재로서는 아직 이 이야기가 어
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표면적인 스토리로는 역시나! 미래에 벌어질 뉴욕의 거대 핵폭발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색다른 매력들로 무장된 11명이나 되는 초능력 캐릭터들이 결국 마음에 무엇을 얻게 될까? 그게 내가 시즌2를 기다리는 이유다.
정재은/ 영화감독·<태풍태양>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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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니키타의 액션과 패션
<앨리어스>(Alias) 폭스 채널 수·목 밤 11시, 시즌1~4 DVD 출시
<앨리어스>의 총감독인 J. J. 에이브럼스가 메가폰을 잡은 <미션 임파서블3>는 솔직히 말해 <앨리어스>
의 극장판이나 다름없다. <미션…>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다면 그건 이미 <앨리어스>에서 다 선보였
던 거다. 개인적으론 적은 제작비를 아이디어로 돌파한 <앨리어스>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앨리어스>
역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전신인 TV시리즈 <제5전선>의 영향을 받은 작품임을 고려하면, 역시 트
렌드는 돌고 돈다). <미션…>에서 ‘토끼발’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앨리어스>에 중독될 확률이 90% 이
상이라고 감히 말하겠다(<로스트>의 총감독이기도 한 J. J. 에이브럼스는 단연 맥거핀 활용의 천재다).
‘21세기형 니키타’라 할 주인공 제니퍼 가너의 액션과 패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며, 또, 레
나 올린, 로저 무어, 룻거 하우어, 크리스천 슬레이터, 에단 호크, 쿠엔틴 타란티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등의 반가운 얼굴들이 적재적소에 카메오로 등장하여 시리즈를 빛내준다. 아쉬운 점은 시즌이 거듭되면
서 당혹스러운 반전이 속출, 다소 김이 빠진다는 것인데, 이건 꼭 <앨리어스>에만 해당되는 얘긴 아니므
로 패스.
심 검사를 꿈꾸는 만년 고시생 심심해씨. 그녀는 2차 시험을 앞두고 최고조에 달한 긴장을 풀 겸 드라마를 볼까 했다. 그러나 삼각관계, 부잣집 도련님과의 사랑,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알고 보니 남매, 라는 식의 한국 드라마에는 질려버렸다. 그녀는 일드광이자 주부인 친구 안심심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해본다. “일드를 봐!” “일드? 일용 엄니 드레스야?” 안심심은 답답한 나머지 <춤추는 대수사선>에서부터 <노부타를 프로듀스>까지 추천 드라마 목록을 두 다스나 불러준다. 어느 것부터 봐야할지 몹시 망설여지는 심심해씨, 일단 다운부터 받고 본다. 이리 하여 일드에 빠지기 시작한 심심해씨는 밤마다 안구가 충혈되고 마는데….
“<춤추는 대수사선>이야말로 일드의 바이블!”
<춤추는 대수사선>
심심해: 명색이 장래 검사를 꿈꾸는 사람이니 만큼 아무래도 첫 일본 드라마는 역시 수사물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 오다 유지 주연의 <춤추는 대수사선>이란 영화를 본 기억이 나서 찾아봤지. 영업사원 출신으로 완간서 형사과에 배속된 아오시마(오다 유지)는 행동과 열정이 앞서 일을 그르치곤 하더군. 이에 비해 냉철한 무로이 상과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노장 와쿠 형사와 뭐든 똑 부러지는 스미레(후카쓰 에리) 등 개성 강한 캐릭터가 함께 어우러진 드라마였어. 단순한 수사물이 아니라, 경찰 내부의 권력 다툼과 관료주의를 비판한 힘센 드라마더군. 일드의 바이블이라고 불릴 만하더라.
안심심: 완간서 서장 3인방의 엉뚱한 개그 퍼레이드도 빠질 수 없지. 로맨스가 부족한 게 좀 걸리긴 해도 이렇게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어디 쉽니?
심심해: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고 나니, 일드의 매력을 조금씩 알겠더라고.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각본에 타이밍 절묘하게 들어오는 주조연들의 계산된 연기까지. 이참에 형사로 전향할까 하다가 <히어로> 때문에 관뒀지. 걔, 누구더라, 원빈 닮은 애, 기무….
안심심: 기무라 다쿠야.
심심해: 맞다. 주인공 쿠리우(기무라 다쿠야)가 중졸 출신의 검사라는 게 생소했어. 청바지에 누렁이 점퍼만 입고 다니는데다 홈쇼핑 중독자로 나오잖아. 게다가 도쿄 지검에서 처음 맡은 사건은 속옷 절도사건이고. 정의의 이름으로 사건에 맞서 싸우는 건 아오시마 형사와 비슷한데, 기무라 다쿠야(일명 기무 다쿠)쪽이 좀 더 가볍고 귀엽더라.
안심심: 맞아. 어쨌든 난 <히어로>에서 조연들 때문에 엄청 웃었어. 무슨 음식이든 달라는 대로 다 내주는 신기한 카페에서 말없이 앉아 있는 근육맨 아저씨는 정말 최고! 8회 때 주제곡을 부른 우타다 히카루가 카메오로 잠깐 나온 거 봤어?
심심해: 그래?
안심심: 나도 원빈과 닮아서 무작정 좋아하게 된 기무 다쿠 때문에 일드의 세계에 빠지게 됐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1억 개의 별> <프라이드> <러브 제너레이션> <롱베 케이션> <엔진>…. 웬만한 건 다 봤어.
심심해: 로맨스 드라마 마니아답다.
“쿨한 초콜릿 같은 일본 로맨스 드라마”
<히어로>
안심심: 일본 로맨스 드라마는 한국과 달리 쿨해서 좋아. 한국 드라마는 만날 질질 짜기만 하고, 뭔 친족관계가 그리도 복잡한지.
심심해: 하지만 일본 드라마가 지나치게 만화 같은 것도 사실이야. 대중의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만드는 느낌. 한국 드라마가 진한 청국장 같다면 일본 드라마는 달콤한 초콜릿 같아. <겨울연가>가 일본의 중년여성들에게 어필한 것도 그런 옛 정서를 건드린 탓 아니겠어? <히어로>도 다 좋은데,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게 흠이라면 흠이야. ‘대체 저런 검사들이 세상에 어딨겠어?’하면서 봤으니까. 매회 똑같은 패턴의 단편적인 사건이 반복되고, 검사가 동네 파출소 순경처럼 발로 뛰어 우연히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도 그렇고.
안심심: 그래도 2001년 후지TV 방영 당시 11편 전회 시청률이 30%를 넘었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고. 난 오히려 아마미야 마이코(마쓰 다카코)와의 로맨스가 생각보다 별로 없는 게 불만이었어. 기무라와 마쓰 커플 3종 세트(<롱 베케이션> <러브 제네레이션> <히어로>)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로맨스였어. 엔딩에서 둘이 결혼할 줄 알았는데.
심심해: 근데 무슨 드라마에서더라? 동료랑 불륜관계면서, 항상 호텔에서 딸한테 전화해 “파파데쓰용!”(아빠예용!) 하고 닭살스런 멘트를 날리던 그 남자 누구야? 엄청 웃기던데.
안심심: 우에다잖아.
심심해: 그게 누군데?
안심심: 어머, 세상에! 추리와 마술을 동시에 좋아한다면 꼭 봐야 해! 난 벌써 세번이나 돌려봤어. 과학기술대의 조교수 우에다(아베 히로시)가 자기 눈앞에서 초능력자라고 증명할 수 있으면 상금을 지불하겠다는 도전장을 내. 그때 가는 데마다 해고만 당하는 마술사 야마다 나오코(나카마 유키에)가 나타나지. 나오코는 봉투와 100엔짜리로 물건 없애기 마술을 선보이는데….
심심해: 아, <트릭>이구나! 당연히 봤지. 매회 등장하는 사기꾼들의 사기 수법을 통쾌하게 풀어내는 카리스마 넘치는 나오코와 방송 출연하고 책 내는 것 외에는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번번이 나오코에게 묻어가려는 우에다 콤비는 정말 찰떡궁합이었어. 마지막 회 보면서는 그동안 너무 정들어버려 눈물이 다 나더라니까.
“추리 드라마의 힘은 소재 발굴 정신에서”
안심심: 맞아. 여기도 조연이 예술이지. 야마다에게 늘 방세를 요구하는 집주인과 그 동남아인, 그리고 가발에 집착하는 어리바리한 야베 형사의 모습까지도 너무 사랑스러웠어. 영화도 엄청 기다려서 봤는데, 드라마의 연장선이어서 좀 아쉬웠지. 어쨌든 마술사가 초능력 사기꾼의 범죄를 밝혀낸다는 내용의 <트릭>을 본 충격이 너무 커서 그 이후엔 웬만한 추리물은 하나도 재미가 없을 정도였어.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 여형사가 주인공인 <언페어>나 얼굴로 범인을 찾아내는 <가오>, 일본판 큐브 <극한추리 콜로세움> 같은 것들 말야.
심심해: 혹시 <시효경찰> 봤어? 그것도 정말 특이하고 웃기던데. 1회에서 알몸으로 달리는 여자 범인을 잡는다는 설정부터 정말이지 코믹했어. 시효 지난 사건만 수사하는 키리야마 형사부터. 테이블에 둘러앉아 농담 따먹기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사랑스럽잖아. 특히 키리야마 형사에게 심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주몬지 하야테는 루저 중의 루저고. 일본은 조연의 힘이 정말 강한 것 같아. 한국 드라마의 조연은 향단이 스타일 아니면 동네 아저씨처럼 단선적인 캐릭터잖아.
안심심: <시효경찰>은 코믹한 건 좋은데 막상 추리물로서는 별로였어. 미결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설정은 <케이조쿠>와 다르지 않았고, 키리야마는 너무 쉽게 사건을 해결해버리잖아.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처럼 천재 탐정이 나와 사건을 단번에 해결해버린다는 식의 추리 드라마는 이제 좀 식상해. 역시 <트릭>이 짱이야!
심심해: 어떤 점이 그렇게 재밌는데?
안심심: 머리로 생각하게 만들고 웃음을 빼놓지 않는 일본 드라마의 소재 발굴 정신은 정말 멋지지 않니? 호라(호러와 허풍), 가미(종이와 신), 하시(다리와 젓가락) 등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일본식 말장난도 재밌고. 우리나라는 삼각관계, 불륜관계, 늘 사랑 타령이잖아. 회당 고료를 2천만원씩이나 탄다는 작가들이 질질 끌기나 하고! 제발 취재해서 글을 썼으면 좋겠어.
<트릭>
심심해: 하지만 <트릭>도 뒤로 갈수록 역시 패턴이 반복돼 트릭이 너무 쉽게 예상되고 웃기는 데만 집착하는 건 좀 그랬어. 나오코의 절벽가슴과 우에다의 거근을 놀리는 장면은 매회 등장하잖아.
안심심: 심령 추리물이다 보니 좀 으스스한 느낌을 없애려고 코믹 요소를 많이 넣은 거겠지. 그래도 소시지와 삶은 달걀, 계란 프라이 2개를 각자 앞에 놓고 먹던 장면이나, 동상을 닦을 때 자기 약점 부분만 골라 닦는 장면처럼 재치있는 장면도 많잖아? 어쨌든 <트릭> 덕분에 쓰쓰미 유키히코 감독이 만든 건 다 봤어.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케이조쿠>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이하 ) 등등. 천재적인 여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점에서 <트릭>이 <케이조쿠>와 비슷하단 느낌도 들었지만.
심심해: <케이조쿠>는 아무래도 정통 추리물에 가깝지. 난 진지한 쪽이 더 끌리더라고. <백야행> 같은. 수사물 중에 사건 해결 못지않게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진지한 작품은 없어?
안심심: 있지. <인간의 증명>이라고 알아?
심심해: 알아. 1976년 출간돼 500만부 이상 팔린 모리무라 세이치의 베스트셀러 소설이잖아. 육교 위에서 ‘스토하’란 낱말을 중얼거리며 죽어간 흑인 혼혈아 조니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한 형사의 이야기지. 2차대전 이후 일본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그린 명작이기도 하고.
안심심: 맞아. 1977년에는 전설적인 배우 고(故) 마쓰다 유사쿠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지. 2004년 작에서 무네스에 형사 역을 맡은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카리스마가 죽여줬어. “가족이란 비행기 편대와 같아”라는 대사를 읊조리는 고독한 모습도 멋졌고. 조니 역의 배우가 어설픈 흑인 분장을 해서 좀 웃긴 것 빼면, 구성도 탄탄하고 연출력이 뛰어난 웰 메이드 드라마였어. 가와구치 교코가 부른 엔딩곡 도 최고였고.
심심해: 일본 드라마는 이래서 좋다니까. <하얀 거탑>이나 <모래그릇>처럼 70년대 명작 소설을 드라마로 볼 수 있다는 거 말야.
“<전차남>은 일본 드라마 특징의 총집합”
안심심: 한국에서도 무거운 거 많이 하잖아. <토지>나 <영웅시대> 같은 것들. 하지만 <대장금> 이후로 사극이 너무 많아져서 밤마다 역사 공부하는 기분이야. 난 사극을 포함해서 멜로나 코믹이 빠진 지나치게 진지하고 어두운 드라마는 별로야. <트릭>을 봐. 어둡게 나가다가도 나카마 유키에가 난데없이 ‘에헤헤헤’하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면 분위기 작살이잖아!
심심해: 나카마가 외모는 정말 깔끔하고 청순한 느낌인데 하는 짓은 정말 귀엽게 깨더라.
안심심: 맞아. 근데 난 <고쿠센> 때가 더 좋았어.
심심해: <고쿠센>? 그 유치한 조폭 학원 드라마? 전통적인 야쿠자 집안의 딸 야마구치 구미코(나카마 유키에)가 고등학교의 문제아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된다는 내용이잖아. 조폭 영화, 드라마 정말 싫어.
안심심: <고쿠센>이 유치한 것만은 아냐. 한국에서 이만한 유머와 감동이 있는 드라마 있으면 한번 대보라 그래. 3학년 D반의 카리스마 사와다 신(마쓰모토 준)도 멋있고 유키에도 귀엽고. 난 엔딩에서 펑펑 울어버렸다니까.
<노부타를 프로듀스>
심심해: 너 아줌마 맞냐? 그 나이 먹도록 학원물을 좋아하다니, 쯧쯧.
안심심: 야, 학원물 무시하지 마. 멜로에만 치중하지 않는 게 일본 드라마의 장점이야. 학생들의 우정과 성장담을 보고 있으면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고. <노부타를 프로듀스> 봤어?
심심해: 원작 소설(<들돼지를 프로듀스>)은 읽었어. 주인공 기리타니 슈지가 왕따 전학생 신타를 인기인으로 프로듀스한다는 내용이지?
안심심: 그런 내용이야? 좀 내용이 다른데. 드라마에서는 전학생이 고타니 노부코라는 여자애야. 일본의 문근영이라 할 만한 호리키타 마키가 맡았지. <인간의 증명>에서는 엄마를 옹호하는 착한 딸로, <전차남>에서는 전차남 여동생으로 나오는 애. <전차남> 봤어?
심심해: 응. <전차남>은 완전히 일본 드라마의 특징을 총집합해놨더라. 찌질한 이미지의 오타쿠 야마다 쓰요시(이토 아쓰시)가 퀸카 ‘에르메스’(이토 미사키)와 사귄다는 내용이잖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오고 간 이야기를 대체 어떻게 드라마화할까 궁금했는데, 의외로 흥미롭게 잘 만들었더라고. 전국 각지의 심심한 사람들이 충실하게 해주는 연애 조언하며, 진짜 오타쿠가 아닐까 의심하게 만드는 이토 아쓰시의 극소심남 연기가 일품이야.
안심심: 난 <오렌지 데이즈> <런치의 여왕>에서 발랄한 이미지였던 시라이시 미호를 보고 깜짝 놀랐어. 어찌나 럭셔리하신지. 8월에는 극장판도 한국에 개봉할 예정이래. 나카타니 미키가 에르메스라는 것까진 이해되는데, 야마다 다카유키가 왜 오타쿠 역이야?ㅜ.ㅜ
심심해: 정말? 야마다 다카유키는 <백야행>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 나왔던 젊은 연기파 배우 아냐? <백야행> 1회 때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던 연기는 정말 훌륭했어. 야마다가 얼굴이 뛰어나게 잘생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타쿠를 할 정도는 아니잖아?
”유치뽕을 예술로 승화하는 괴짜 구도 간쿠로”
안심심: 내 말이 그 말이야. 얘기가 좀 돌았는데, 어쨌든 내 말의 요지는 원래 재밌는 드라마는 다 유치뽕이란 말이야.
심심해: 그건 또 어디서 주워들은 개뼈다귀 철학이야? 유치뽕이 예술로 승격되려면 적어도 구도 간쿠로(이하 구도 간) 정도의 발랄함은 있어야지.
안심심: 너 구도 간 좋아했어? 그 사람, 드라마, 쇼 프로 대본은 물론, 영화 의 시나리오도 썼고, 영화, 드라마에 직접 출연한 괴짜잖아.
<맨하탄 러브스토리>
심심해: 맞아. <꿈의 캘리포니아>에서 짱 귀여웠어!♡
안심심: 나도 처음엔 <맨하탄 러브스토리> 보고 너무 웃겨서 <타이거 앤 드래곤> <나의 마법사> <키사라즈 캣츠아이> 봤는데 도저히 코드에 안 맞더라. 나도 일본식 코미디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건 취향이 너무 컬트적이잖아. 는 쓰쓰미 유키히코 감독 것이라기보다는 구도 간 작품이던걸.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변태 같고 이상해. 뭐가 웃기다는 건지 모르겠어. <나의 마법사>에서 그 신혼부부 커플은 너무 닭살스러웠고, 여주인공하고 몸이 통째로 바뀌는 대략 난감한 남자는 누구야?
심심해: <키사라즈 캣츠 아이>의 오즈 선배잖아. <맨하탄 러브스토리> 1회에서는 택시운전사인 여주인공에게 왜 운전사가 되려고 했냐고 집요하게 묻는 덜떨어진 손님으로 나오지. 그때 그 택시에 탄 승객들 다 알아봤어? <키사라즈 캣츠 아이>의 변태 교감, 몸소 깁스한 채로 승차하신 쓰쓰미 유키히코 감독, TOKIO 리더 조시마와 벳키, <키사라즈 캣츠 아이>의 마스터까지, 카메오가 총출동했잖아.
안심심: 하지만 구도 간 드라마는 지나치게 산만하지 않아?
심심해: 구도 간 드라마의 묘미는 역시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와 허를 찌르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구도 간은 산만해 보이는 이야기들을 최종회에서 반전으로 깔끔하게 뒤집는 게 특기잖아. <맨하탄 러브스토리> 봐봐. 그건 러브스토리가 아니거든. 전혀 새로운 공식과 하나하나 사연이 다 있는 조연 캐릭터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이야기도 스피디하고 웃기고 반전도 죽이고 무엇보다 젊어서 좋아.
안심심: 난 오히려 내용 전개가 너무 빨라서 정신이 하나도 없던데.
심심해: 누가 뭐래도 구도 간은 정말 천재야. 난 <69 식스티나인>이나 보러 가야겠당~!
안심심: 너 고시는 접었냐? 2차 시험은 어쩌고?
심심해: 고시? 안 되면 내년에 또 하지, 뭐. 에헤헤헤헤!
1. 히어로
2. 트릭
3. 춤추는 대수사선
4.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5. 하늘에서 내려오는 1억개의 별
6. I.W.G.P
7. 섬머 스노우
8. 케이조쿠
9. 고쿠센
10. 사랑의 힘
11. 키사라즈 캐츠아이
12. 하얀거탑
13. 런치의 여왕
14. 오렌지 데이즈
15. 프라이드
16. 맨하탄 러브스토리
17. 롱 베케이션
18. 뷰티풀 라이프
19. 굿 럭
20. 안티크
21. 전차남
22. 아네고
23. 잠자는 숲
24. 언페어
25. 노부타를 프로듀스
26. 러브 제네레이션
27. 야마토 나데시코
28. 인간의 증명
29. 미녀 혹은 야수
30.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31. 타이거 앤 드래곤
32. 비기너
33. 1리터의 눈물
34. 오오쿠
35. 골든 볼
36. 구명병동 24시
37. 속도위반결혼
38. 백야행
39. 여왕의 교실
40. 하얀 그림자
41.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
42. 데릴사위
43. 립스틱
44. 수박
45. 모래그릇
46. 의룡
47. G.T.O
48. 시효경찰
49. 세기말의 시
50. 너는 펫
51. 워터보이즈
52. 아르제논에 꽃다발을
53. 사랑이 하고 싶어 X 3
54. 러브 레볼루션
55. 내가 사는 길
56. 얼음의 세계
57. 모토카레
58. 롱 러브레터 표류교실
59. 드래곤 사쿠라
60. 러브 스토리
61. 비치 보이즈
62. 미성년
63. 마녀의 조건
64. 나와 그녀가 살아가는 길
65. 사랑한다고 말해줘
66. 자상한 시간
67. 고교교사
68. 사랑스런 그대에게
69. 카바치타레
70. 라스트 크리스마스
71. 엔진
72. 꽃보다 남자
73. 초체험
74. 검은가죽수첩
75. 성자의 행진
76. To Heart
77. 이혼 변호사
78. 홈 드라마
79. 스타의 사랑
80. 사토라레
81. 쿠로사기
82. 꿈의 캘리포니아
83. 닥터 코토의 진료소
84. 신선조
85. S.O.S
86. 스탠드 업
87. 슬로우 댄스
88. 위험한 관계
89. 하쿠센 나가시
90. 김전일 소년 사건부
91. 얼굴
92. 후쿠하타 닌자부로
93. 영원의 아이
94. 도망자
95. 중매 결혼
96. 별의 금화
97. 리모트
98. 분기점의 그녀
99. 오버타임
100. 이세상의 끝
101. 브라더 비트
102. 공범자
103. 히카루와 함께
104. 유리의 섬
105. 나의 마법사
106. 신이시여 조금만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