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주 파스텔지기가 베풀어 주는 결혼 17주년을 맞이하는 새벽을 그집의 그림과 음악과 자유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적포도주를 기울이며 오랫만에 깔깔 대었다.
살아가며 단절되었던 이 분위기를 두 여자의 수다와 환한 웃음을 ....
그리고 지난 세월에 퇴색된 눈동자의 십자별을 찿기위해 애를 써야만 했다.
한라산 중턱의 갈대수풀 길에 만난 포장마차의 콩나물을 곁드린 냄비 라면맛을 이야기하며 그 여자가 너무 바빠 보여 설겆이 까지 할뻔 했던 이야기를 하며 또 웃었다.
그녀가 터뜨리는 카메라 후래쉬에 자다깨어 부석거리는 남편의 얼굴을 보며 웃고 웃었다.
3층 탑을으로쌓아올린 보리빵에 꽂은 색색의 축하촛불은 우리의 웃음소리와 입김에 흔들리곤 하였다.
비록 그녀의 눈동자에 기억되던 별은 사라졌지만 가슴 하나 가득 다른별을 담은 그녀의 향기가 화실가득 채워졌다.
살아가는 부대낌속에서도 20년전의 사람냄새를 여전히 풍기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과 지금의 우리는 어떤 차이로 살아가는지?
그들은 그들의 꿈과 현실을 동일시 하는 삶을 살아가고 우리는 늘 그것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룰수 없다고 생각하는 꿈이라고 말하는 것들이었다.
과연 그것은 꿈일수 밖에 없는가?
우리는 늘 한계를 이야기하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음을 합리화 하며 살아가고 있다.
현재 그들은 이렇게 살아오고 있는데...
얼큰한 매운탕으로 아침을 깨우는 그녀와 늦은 아.점을 먹은후 집을 비울수 없다는 그녀를 남겨두고 쌀쌀한 겨울 해변에서 파도와 장난질하며 놀다 광어회 한 접시를 떠서 그녀가 준비한 수제비국수와 소주를 같이 곁들이며 이별 준비를 하였다.
노을 을 지켜보겠다는 나의 서두름에 창가 자리를 끊어온 남편의 오랫만의 배려에 잠깐 감격했지만 벽에 가려지는 자리여서 나는 등뒤에 붙은 창문너머로 노란 주홍빛과 붉게 타는 저녁놀과 흑청의 하늘과 어우러진 노을의 장관을 눈이 아프도록 흘겨보아 오며 창에 비친 뒷좌석의 시종일관 꼭잡고 있는 신혼부부의 손등도 겹쳐 보아야만 하였다.
첫댓글 부럽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좋은 사람과 함께 가진 시간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입니다 자주 찾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