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나누는기쁨 공동체 원문보기 글쓴이: 아일다
중앙대학교 교양강좌 |
대웅전에서 사경을 하고 있는 학생들.
중앙대학교 교양강좌 ‘내 마음 바로보기’
“너와 나의 소중한 삶 인정할 때 만나는 행복”
108배 발우공양 사경 ‘낯선 체험’ 녹음 짙은 산사 마음 공부 ‘제격’
지난 11일. 파란 잔디밭과 위세 당당한 장군산. 철마다 구절초와 야생화가 다투어 피는 공주 영평사(주지 환성스님)에 대학생 30여명이 찾아왔다. 청바지와 티셔츠 대신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한 수련복으로 갈아입은 이들은 마가스님(천안 만일사 주지)이 진행하는 정규 강좌인 ‘내 마음 바로보기’의 ‘야외수업’에 출석하려고 온 중앙대 학생들이다.
지난 2004년 교양과목으로 중앙대 서울캠퍼스와 안성캠퍼스에 개설된 ‘내 마음 바로 보기’는 수강신청과 동시에 마감되는 대표적 인기강좌이다. 특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로 고민을 해결해주고 ‘자신 있는 삶’의 방법을 안내하는 마가스님은 중앙대에서 4년 연속 우수강사로 선정될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14주간의 정규수업 가운데 하나로 마련된 이번 템플스테이는 영평사외에도 수원 용주사, 천안 만일사, 연등국제선원에서도 진행됐다. 마가스님은 “학생들이 함께 머물며 사찰문화를 익히고 명상을 할 만한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불가피하게 여러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난생 처음 절에서 생활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마가스님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나누는 기쁨 공동체(cafe.daum.net/jurira)’에 올린 참가 소감에서 자유롭고 다양한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절을 한다는 게 새롭게 느껴졌다. 마음이 경건해 졌다. 108배를 다 하고 나니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김문하), “처음 입는 절의 수행자복(?)은 은근히 편하고 좋았다”(정해승) “빗소리와 함께 명상을 할 때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정영혁), “종교가 없는 내게 불교나 기독교는 나를 다스리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배움과 같다. 새로운 문화적 체험은 나를 알아가는 데 큰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차은자) 지난 12일 영평사에는 초여름 비가 찾아왔다. 선방 툇마루로 자리를 옮긴 학생들은 가부좌를 하고 눈을 반쯤 감았다. 미처 느끼지 못한 소리들이 찾아왔다. 하늘에서 땅으로 달려오는 빗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다. 나뭇잎을 타고 흘러 내리는 물소리도 들렸다. 새소리와 바람소리도 다가왔다.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많은 것들이 마음을 스쳤다. 부모님의 잔소리, 친구들과의 다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 나를 힘들게 했던 많은 일들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만끽했다. 때마침 선원을 찾아온 환성스님과 마가스님이 학생들의 자세를 교정해주며 “마음 찾는 방법”을 일러주고 격려했다.
마가스님이 학생들의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현관스님(영평사 대전포교원장)과 이동익 사무장의 지도로 새벽예불, 108배, 발우공양, 구절초 다회, 사경, 죽염체험, 기체조, 백련다회 등 ‘생소한 경험’을 했다.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은 구절초와 백련으로 직접 만든 차를 내놓으며 ‘마음을 자비롭게 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알려줬다. 처음 차를 마신 학생들은 “자극적인 커피 보다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면서 환한 웃음을 보였다. 환성스님은 “사물을 대할 때 미각이든 촉각이든 후각이든 느껴야 한다”면서 “이것이 어디서 나왔고, 어떻게 우리 입에 들어오게 됐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사람의 노력을 알게 되면 겸손을 배울 수 있고, 감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사실 템플스테이 기간 동안 가장 큰 ‘적’은 수마(잠)이었다. 생체리듬이 미처 적응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잠과의 전투’는 어찌 보면 마음을 찾는 일보다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상에서 행복과 평화를 찾는 방법을 배운 보람있는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한 학생이 올린 소감문에는 이같은 ‘공통된 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외견상 우린 못나고 잘나고 능력이 뛰어나고 덜하고 그런 것은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하나하나 개개인은 다 똑같이 소중한 인격체이며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내 자신도 내 단점을 알아가고 자신 있게 살아가려 하듯이 아무리 못난 그들도 이런 생각을 한다는 생각을 인식하고, 타인에게 소중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주=이성수 기자
“자기 삶의 변화 필요” 마가스님 인터뷰
[불교신문 2329호/ 5월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