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08년 4월12일부터 4월27일까지 강화의 고려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열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 해 추석연휴때 백련사를 다녀온 인연으로 알게 된 고려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하여
내심 벼르고 있다가 어제 토요일에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고려산은 해발 436m로 고구려 대막리지 연개소문이 무예수련을 하였다는 치마대전설과 오련지,
오련사의 전설이 있는 곳으로 정상에서 능선 북사면을 따라 낙조봉까지 4Km 능원 약 20만평에
붉은색 진달래 꽃밭이 수를 놓고 있다.
고려 장수왕때 창건한 적석사의 서쪽 정상에는 강화8경의 하나인 낙조봉이 있어 서해에 해가 지는 광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정상 능선의 억새밭은 연인들이 추억의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을 따라 오르면 솔밭산림욕장과 고인돌 군락지가 있다.
또한 고려산에는 고찰인 백련사와 청련사가 있으며 고려23대 왕 고종의 능(홍릉)이 동편산 기슭에 잠들어 있다
고려산의 등산로는 크게 3가지인데 '백련사 코스' '적선사 코스' '청련사 코스' 이다.
백련사가 익숙하기 때문에 우린 백련사 코스를 정하고 갔다.
강화도 하점면에 위치한 고인돌광장에 무료주차장이 있어 거기에 차를 세워두고 백련사까지 걸어가게 된다.
작년 추석때 올때에는 백련사까지 남편과 함께 바이크를 타고 올라가서 그 길이 그렇게 가파르고 힘든 코스인줄
몰랐는데 축제라서 차량통제를 하여 고인돌광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걸어서 가야하는데 광장에서 백련사까지
걸어가는 시간만도 한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힘들어서 중간에 쉬어쉬어 가긴 했지만......
더운 날에 힘이 들은 아이들이 언제 백련사가 나오냐고 물어볼때마다
"요기만 돌아서면 있을꺼야.. 아빠랑 오토바이타고 올라왔을 때에는 5분도 안걸렸던 것 같은데...??"
백련사등산 코스 아주 초입부분... 이때만 해도 백련사까지 가는 길이 그렇게 오래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벚꽃이 꽃비가 내려 나폴대며 날리는 모습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있었는데.....
"아이고~~! " 절로 아이고가 나온다. 이 길이 백련사 절앞마당까지 포장도로가 되어있지만
알고보니 백련사가 이미 고려산의 중턱에 있는 것이었다.
남편이랑 오토바이타고 올라갔을 때에는 신나기만 했는데....^^;;
우리는 2시에 도착해서 늦은 산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미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내려오는 이들을 바라보며 올라가는데 이런 길이 구불구불.. 저 모퉁이만 돌면 백련사 앞마당이겠지?
기대를 하고 돌면 또 이런 길이 쭈욱~~ 한도 끝도 없다.
오전에 학교 CA로 계양산등반을 하고 온 아들이 기운이 빠지는지 드디어 한마디를 한다.
"왜 길이 끝이 없는거야??"
마침 내려오던 어떤 아주머니가 이 말을 듣고는 "다 왔는데 무슨 끝이 없어!! 바로 조기야!! 조기!!"
그 아주머니가 응대를 하셔서 우리도 깔깔대고 웃고 덕분에 다 왔다고 믿고 기운도 냈지만..
머잖아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운을 돋아준 것은 틀림이 없다. ㅎㅎㅎ
입에 하드를 물고 내려오는 하산객들....
아~ 이제 다왔나 보다... 아마도 절마당앞에서 하드를 사서 먹으면서 내려오는 것일꺼야...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생각이었을 뿐...
결국 우리도 오르는 길목에 용달차를 세워놓고 하드를 팔고 있던 아저씨한데 하드를 사서 먹으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고 또 올라가야만 했다.
힘든 허리 펴고 고개들어 옆을 보니 얼굴에 분칠을 칠한 듯 산의 빛깔이 곱기만 하다.
산에 진달래군락지가 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면서
다시 걸음을 옮긴다.
진달래 보기도 전에 지칠까봐 그냥 여유롭게 쉬다가 하면서 걸었다.
걷다가 앙증맞은 꽃이 보이면 아이들과 함께 들여다보고 렌즈에 담으면서 천천히 ......
온 산이 이렇게 하얀모습이어도 참 아름다울 것 같다...
드디어 백련사다!!!!
여기까지 오느냐 힘들었던 우리 아이들이 나 혼자 올라갔다 오라고 한다.
자기들은 여기서 쉬고 있을테니............ㅎㅎ
"여기 올라가면 진달래 군락지가 정말 멋지데.. 자..힘내서 올라가자.."
이번에는 진짜 이런 가파른 산길을 줄을 잡고 한없이 위로위로 올라갔다.
얼만큼 올라가야 군락지가 나올까???
아직은 이렇게 푸르기만 한데.....................
그러나...잠시 후 한 200m 올라와 이런 사방팔방 푸른 숲속길을 벗어나자마자
환한 햇살과 더불어 우리의 눈을 황홀하게 하는 모습이 있었으니.......
절로 탄성이 나왔다.
"와~!! 멋지다!!! 다들..이거 보려고 올라오는구나... "
백련사 코스에서 산길을 벗어나자 마자 처음으로 보게되는 장면이다.
산이 온통 꽃분홍으로 뒤덮혀 있는데 직접 눈으로 그 눈부신 황홀함을 느껴보라고 말하고 싶다.
렌즈안에 그 아름다운 빛을 고스란히 담아내지 못했다.
실력도 없는데다가 지는 해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게 되다보니... 내 실력을 탓할 수밖에.....^^;;
아이들도 붉은 산을 보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올라오느냐 힘들었지만 정말 이뻐!!!
아주 저멀리.... 산 정상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 힘이 난다..
저 위에 올라가면 더 멋진 장면을 볼 수 있겠지.... 발걸음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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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은 그렇게 그렇게 기대를 가지고 진달래사이를 걸으면서 정상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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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가 힘들면 이렇게 능선을 한번 바라보고.... ^^
드디어 진달래 능선을 바라 볼수 있는 전망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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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또 전망대가 있는데....저기까지 가는 것은 포기했다....
술에 취하고 싶으면 술을 마셔야 하고
사람에 취하고 싶으면 사람을 만나야 하듯이..
진달래 꽃향기에 취해보고 싶다면....
진달래 꽃속으로 들어가보시길.....^^
고려산 진달래 축제는 이번주 일요일 4월27일까지 한다.
첫댓글 아우~!!! 너무 이뻐요~!!!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나도 다녀온걸로 인정~!!! ^^
직접 눈으로 보면 더 아름다워요!! 사진 찍은거 보면서 저는 실망을... ㅎㅎ 차칸옵바가 가시면 더 이쁘게 담아오실텐데........^^
오늘 날씨 참 좋았는데 좋은 하루보내셨네요.
오늘이 아니라 어제였는데 어제가 가장 더웠다면서요? 정말 더웠어요. 감기는 걸렸지.. 재채기는 나오지..땀은 흘리지..다리는 아프지... 그러나 너무 멋진 광경이 다 보상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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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진 않지만 만만하게 보지 말게나... ㅎㅎㅎ 상당히 힘들어...내려오는 이마다 다리가 흐들거린다고 말하거든.. 특히 적석사에서 오르는 길은 더 힘들다고 하던데... 하지만 그 코스에는 고인돌군락지도 있고 솔밭산림욕장도 있고 강화8경의 하나라는 낙조를 볼 수있는 낙조봉도 있고...^^
아.. 그러네.. ㅎㅎ 그럼 적석사쪽으로 올라가서 백련사쪽으로 내려오면 될 것 같아.. 나도 나중에 적석사랑 청련사도 갈 생각이야.. ^^
정말 이쁘네요. ㅎ~ 진달래~~~~~ 언냐 좋은곳 다녀오셨네요?. /음악도 좋다... 마야 좋아하는데. ^^
프로방스로 갈까?? 하다가 고려산 진달래축제로 정해서 갔어.. 프로방스는 나중에 아버지한데 갈때 그때 가도 될 것 같아서.. ^^ 올해는 강화도 관광안내도에 표시해가면서 하나하나 강화도만 돌아댕겨볼까 해.. ㅎㅎㅎ
와~ 언니 여행하시려는 계획 세우시는것 보니까 부러워져요. 저도 마음먹고 나가야하는데...... 마음먹기까지가 정말 힘들어요. 남들은 잘만 하던데....
어제 고려산갔다 와서 가게 열고 장사도 했어. ㅎㅎ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다보니 둘중의 하루 일부를 활용을 하는거야..^^
작년에 윤현기님 현장에 들렸다가 같이 올랐던 산이네요..진달래 꽃이 만발하니 더욱 멌지네요..앞으로 등산에 더욱 정진 하시길~~~ 은행나무 산악회도 만들 수 있도록...
아.... 윤현기님..현장에 들렸어요!! 거기 사진도 올릴께요.. ^^* 고려산 도착할 무렵에 윤현기님에게 전화해서 위치 알려달라고 했지요.. 산악회 하나 만들까요???? 찬성 20표 나오면 생각해보겠습니다. ㅋㅋ
아~~~~~고려산! 가보고싶어라.. 사진 정말예쁘게 잘 찍었네요. 힘들게 등반하셔서 저희들 눈을 즐겁게 해주셨어요. 고마워요.편안한 밤되시길....
강원도회원님들이 그동안 겨울산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에 대한 보답으로... ^^
고려산 한번 가보고 싶네요 진달래꽃도 좋았구요..사진도 역광으로 아주 잘찍으셨군요...
오후에 서쪽방향의 능선이라 햇빛을 바라보고 찍으니깐 제대로 안나온 것 같아요... 오전엔 백련사코스에서 찍으면 좋을 것 같고 오후엔 적석사코스에서 올라와서 찍으면 역광이 되질 않을 것 같아요. 디카에 역광일때 잘찍는 시스템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진은 사광일때 제일 좋다고 하더군요...저는 개인적으로 역광을 제일좋아한답니다. 그래서 해를 등지고 찍은 순광은 좋아하지않고..역광촬영때 렌즈에 빛이 바로 들어가지않게만 하면 되겠지요...
산에 오르는 맛이 그거지요.ㅎㅎ 진달래 정말 멋집니다. 일년에 두세번 오르는 귀한 산...저도 철쭉 보러 계획 잡아 놨습니다. 비가 안와야 할텐데...ㅎㅎ
비 내리기 전에 얼른 다녀오세요!!! 사진도 많이 찍어오시고..여기에 올려주세요~~ ㅎㅎ
그게 주말이라서 내맘대로 안되던데요. 작년에도 비와서 못 갔거든요.ㅎㅎ 사진 실력이 영 꽝이라서...
가고 싶어도 못가 본 고려산의 진달래 향에 잔뜩 취해봅니다.
이번주 일요일까지 이니깐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토요일쯤에 다녀가보세요!! ^^*
너무 멋지네여 솜씨도 보통아닌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