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 꽃
봄철에 꽃을 피우지는 않지만 파랗게 돋은 풍성한 잎은 나물로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이는데 사용한다. 무더위로 땀을 흘리며 헉헉대는 시기에 피는 꽃은 예로부터 부녀자들에게 좋다 하였으며“부녀자가 머리에 원추리 꽃을 꽂고 있으면 아들을 낳는다.”했는데 이 말은 원추리 꽃봉오리가 아기 고추를 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남화宜男花라 부른 것은 남근숭배사상에서 유래되었고, 꽃이 지고나면 전체가 오므라져서 붙어버리기에 합환화合歡花라고도 했다. 그리고 훤초萱草, 근심을 잊게 해 준다고 망우초忘憂草, 모애초母愛草, 황화채黃花菜, 금침채金針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잎은 생으로 먹으면 설사나 구토 등을 유발하는데 이는 독성분인 콜히친colchichine 때문이다. 따라서 끓는 물로 데쳐 사용해야 한다. 종류로는 각시원추리, 노랑원추리, 섬 원추리, 왕 원추리, 골 잎 원추리, 애기원추리가 있는데 꽃잎의 모양이나 색깔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숲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원추리가 집중적 육묘를 통해 집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길가 화단을 조성하거나 집 마당의 화단에 계절별로 피고 지는 꽃들을 식재하니 가을까지 늘 싱그러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제일 먼저 팬지에서 시작하여 맨드라미, 깨꽃, 칸나, 해바라기, 달리아, 채송화, 과꽃, 나팔꽃, 분꽃, 봉숭아 등등. 꽃 축제를 여는 명소에서는 세계 각국의 꽃들을 전시하여 말 그대로 꽃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여름철에 피는 꽃들은 봄꽃과는 다르게 주변의 식물들에 방해를 받아 확연히 돋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더 화려하거나 짙은 향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벌과 나비를 부르는 달콤한 꿀도 많이 지니기도 한다. 비슷한 잎을 가진 것들로 붓꽃, 범 부채, 꽃창포 등이 있다. 비슷한 꽃들로 말나리, 범 부채, 애기나리 등이 있다.
원추리뿌리(훤초근 : 萱草根)를 보면 작은 고구마 같은 것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동의보감에 성질이 서늘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건망증, 기억력 향상에 좋다. 오줌이 빨가면서 잘 나오지 않는 것과 몸에 번열煩熱(답답하고 열이 있음)이 나는 것, 사림沙淋(임질의 일종)을 낳게 한다. 수기水氣를 내리며 주달酒疸(술 중독으로 인한 황달)을 낳게 한다고 하였다.
꽃말은 지성, 기다리는 마음, 망각이다.
효능은 뿌리에 사포닌과 알칼로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마취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결핵, 주독, 강정, 이뇨, 해열제로 사용. 민간요법으로 전초를 류머티스, 신경통, 위염, 황달에 달여서 마신다. 뿌리로는 요통, 산후 자궁수축제로 사용. 그리고 정서불안, 우울증, 부인병 예방, 산모건강, 노화방지, 암예방, 이뇨작용, 살균작용(뿌리).
성분은 섬유소, 당질, 단백질, 회분, 아미노산, 칼슘, 니이신, 지질, 유기산 등 미네랄을 함유.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원한 곳을 찾게 된다. 흰 파도가 부서지는 바닷가와 폭포가 우렁찬 소리를 지르는 깊은 산과 계곡물이 흐르는 야산 혹은 강가에는 몰려든 인파로 몸살을 앓는다. 반면에 이열치열以熱治熱 한다며 오히려 더 힘들고 어려운 일에 온 몸을 던지기도 한다. 음식도 뜨거운 것을 먹고 땀을 쭉 흘리면 뒤끝이 시원하기에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반면에 얼음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기에 얼음공장과 빙과류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불티나는 판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에어컨과 선풍기 등도 진가를 증명하며 절정을 맞는다.
도시의 숨이 막히도록 무더운 한 낮에는 사막의 열기처럼 날아다니는 파리가 익어버릴 정도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와 줄줄이 늘어선 고층건물 마다 품어내는 에어컨의 송풍기의 열기와 벽에 반사되어 더 뜨거워진 열기로 인하여 체감온도는 더 높게 느껴진다. 석탄을 주로 사용한 에너지 정책은 이산화탄소의 과다한 배출로 오존층을 파괴하여 자외선을 거르지 못하고 통과되어 피부암 등을 유발시킨다고 하여 선크림 등을 바르지만 강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으리라. 건강미를 자랑하려고 인공적으로 선 텐을 하기도 한다. 탱탱하고 빛나는 환상적인 구리 빛 피부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아름답고 신선한 매력을 뽐내기 위한 투자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여름철 바닷가 등에서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몸매를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 그리고 성형수술까지도 불사한다. 어떻게 보면 의류나 식품업체의 상술에 놀아나지는 않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아름답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욕망을 자극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인체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예술이다.”라고 단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금비율로 균형이 잡힌 몸매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명품이 된다. 거기에 운동으로 키워진 근육의 조화가 더해져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건강미를 한 아름 선사한다.
여성적인 모습도 중요하지만 한 가정의 주부와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로 중추적인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건강한 체력은 필수다. 기둥이 무너지면 집이 온전하지 못하듯 가사 및 육아 등 모든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숨은 주역이 바로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에게 좋은 원추리는 사랑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깊어가는 여름의 더위를 시원하게 이겨내는 힘과 기운을 제공해 주기에. 기진맥진 하게 되는 여름철을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보양식에만 있는 것만은 아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불굴의 정신력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회생할 수 있는 강인하며 숭고한 마음가짐에 있다. 그래서 어머니는 영원히 마음의 고향이요 버리지 못하는 사랑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