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10.
어젯밤 사진이다. 전승기념일 행사가 밤 늦게까지 이어져서 레닌광장은 불꽃놀이와 수 많은 인파로 마치 콘서트장을 보는 것 같았다.
... 2박3일을 푹 쉬고,
다음날 아침 이르쿠츠크(Иркутск)로 향한다.
울란우데 (Улан-Удэ) 시내를 벗어나자 뜻밖의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함박눈이 내리더니 어느새 파란 하늘이다.
눈발과 햇살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
그 속을 가고 가고 또 갔다.
가다가 요숙이 Кафе에 들러 견과류를 사왔다.
물론 요숙이 나가면 꼭 무슨 일이 있다.
(요숙)... 빠잘스따~ 카라반(КараВан) 주세요.
(직원)... 아~ 아라히스(АРАХИС)!
요걸 우리식으로 해석하면.
(요숙)... 플리즈~ 해태 주세요.
(직원)... 아~ 땅콩!
요숙이 손이 크다. 성도 손가다.
회사를 통째로 달라고 한다. 내하고 우에 사는지
...
드디어 바이칼(Байкал) 호수가 보인다. 아직 얕은 쪽은 얼음이고 먼 곳은 녹아있다.
수평선이 아득하다.
바이칼 호수는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시베리아의 진주라고 한다.
깊이가 1.6k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다. 그 물의 양이 미국 오대호의 물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고 지구 민물의 20%라고 한다. 맑아서
그냥 먹어도 된다... 몽땅 생수다.
바이칼(Байкал)호 주변의 소수 민족은 대부분 부리얏족이다. 어제 묵었던 호텔의 이름이다.
바이칼(Байкал)호 주변의 부리얏족과 한민족이 DNA 등 유전적 계보에 유사점이 많고 인종적 특징 외에도 샤마니즘적 관습도 비슷하단다.
바이칼(Байкал)호에 우짠지 와보고 싶더라.
...
바이칼(Байкал) 호수를 따라 나 있는 р.258 도로 주변에는 요런 연기나는 드럼통이 한두군데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오물(Omul)을 야미로 팔고있다.
요숙이 할배와 거래를 트는 토크 중이다.
오~ 이거다. 오물(Omul)은 바이칼 호수의 명물이지만 멸종을 막기위해 2017년 10월부터 포획이 법으로 금지되었다.
이 할배도 오물의 사진은 허용했지만 자신은 절대 찍어서 안된다고 하였다. 물론 영어로 했겠나? 러시아 말. 이거 쉽다. 언어는 통밥이다.
맛은? 오늘 밤에 벨루가(러시아 일등 보드카... 강추. 작년에 섭취 경력 있음)로 한 잔할 것이다. 물렀거라~
울란우데(Улан-Удэ)에서 이르쿠츠크까지의 길이 거의 바이칼(Байкал) 호수를 따라간다. 횡단철도와도 헤어졌다 만나고, 또 헤어진다.
573km. 10시간 만에 이르쿠츠크(Иркутск)에 도착했다.
숙소 찾기 뺑뺑이가 시작 되었다. 이르쿠츠크(Иркутск)는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린다.
일방통행이 많으나 길은 넓고 차는 적고 길거리는 깨끗하고 유럽풍이다. 아름다운 것은 즐겁다.
이르쿠츠크(Иркутск) 시청 앞에 전날의 기념식 흔적이 요란하게 남아있다. 내빈석 의자를 러시아를 상징하는 세가지 색깔 빨강 파랑 흰색으로 맞춰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 직원회의 결정에 따라
숙소는 그날 묵는 도시 이름의 호텔이다. 에구. 비싸잔아. 이르쿠츠크(Иркутск)호텔.
방에서 보이는 이르크츠크(Иркутск)의 밤이 깊어진다.
기억을 잃으면 정체성도 잃어버리듯,
이 아름다움도 잊어버리면 없는 것이다. 그것이 추억이다.
2019.5.11.
아침 햇살을 받는 이르크츠크(Иркутск)의 앙가라(Ангара)강은 조용하지만 수량이 많고 유속이 빠르다.
사진의 오른쪽 아래에는 블라디보스톡으로 부터 대륙을 3박 4일 쉬지않고 횡단해 온 횡단열차가 정차해 있다.
3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열렸는데 뜻밖에 한국 총영사관이다. 이르쿠츠크호텔 3층이다.
Tip. 장거리 여행을 하면 차는 흙을 뒤집어 쓰게 되어있다. 시내에는 그런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폴리스 아저씨 눈에 띄게 마련이다.
객지에서 세차하기란 쉽지않지만 가능한 자주 깨끗하게 해야 귀찮은 일이 적을 것이다.
겨우 찾아낸 세차장에서 열흘 만에 세차했다.
그런데 워킹해야할 금발의 미녀가 세차를 한다.
( 아깝다~아야! )
차를 호텔에 두고, 앙가라 강변을 걸었다.
오랜만에 가진 한가한 시간이었다.
강변에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Ю А ГАГАРИН)동상이 있었다.
... 유아가 아이고 왜 유리냐 질문할까봐 이름 첨부합니다. Ю́рий Алексе́евич Гага́рин
바이칼(Байкал)에 흘러들어가는 강이 365개 있는데 흘러나오는 강은 앙가라(Ангара)강이 유일하다.(요숙이 갈케 줌)
앙가라강에는 유노스찌(Ю НОСТЬ)섬이 있다.
... Т는 `트`지만 Ь가 붙으면 경음이 된다.
... (쫌 하지예?)
유노스찌라는 말은 `젊음`이라는 뜻이라는데 그래서인지 거의가 드레시하게 차려입은 데이트 커플들과 아기를 데리고 산책나온 현지인들이다.
나도 느긋하게 벤치에 앉아 여행기를 썼다. 바람이 상쾌하고 햇볕이 따뜻하다. 돌아오다가 요숙이 여기 그냥 살고 싶다고 한다.
... 금생에 다시 못 볼 것은 확실하지만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아직 처음 볼 것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으니까.
오늘은 일찍 마감합니다. 비축해 둔 오물(Omul) 안주로 벨로거 한 잔 합니다.
이르크츠크(Иркутск) 가는 길 (5/10 1:42)
다 스비다냐...до свидания~~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리얼 여행기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세상은 넓고 볼것도 너무나 많으니 다음 여행기가 기대됩니다~여행 중에도 항상 건강 조심 하세요
여행기 절보고 있습니다.
샘들 여행기 재밌어서 실시간 댓글을 위해서 카페 가입했네요.
앞으로의 여행기도 기대되고 화이팅입니다^~^
두분이 다시 오신걸 축하퍼레이드를 하는군요.여행기를 참 맛깔나게 쓰셔서 아침 밥을하면서도 내 읽어봅니다.
저는 경주에서 텃밭때문에 운신을 못합니다.ㅎㅎㅎㅎ
오늘 요트 면허 갱신하러 포항해경으로 갑니다.
해기사면허증도 준다하니 사진 두 장도 가져오라합니다.
내 요트면허는 우야노?
시베리아가 시베리아가 아니고 정말 아름답구나. 그런데 손 선생, 나중에 여행기를 책으로 낼려면 '갈캐줌'을 그대로 두나 '가르쳐줌'이라고 고치나?
술~술 물 흐르듯이 풀어나가시는 문체가
정겹고도 자연스러워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나중에 꼭 여행기 책으로 내세요~♡
체력이 장난이 안니네요
굿럭
본격적인 기행문 맛이 나기 시작하네요. 욧숙님이 세차하려고 호스를 들고 달려드는 모습이 스냅으로 잘 잡혔네요. 이런 여행에서 최고급 호텔에 숙박하는 돈 아까워 하지 마세요. 일생에 몇번없는 일이고, 러시아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