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러시아군 자폭 무인기(드론)가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을 집중 타격하면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거센 반격에 나서면서 러시아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러 자폭 드론 타격에…우크라 멜리토폴 반격(종합)© 제공: 아시아경제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자포리자주 제2 도시인 멜리토폴의 군 막사를 공격해 수십명의 러시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멜리토폴의 행정관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4발이 멜리토폴 도시 내 교회 등을 강타해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반 페도로프 멜리토폴 시장은 "지난달 러시아군이 주택, 학교, 유치원을 점령하고 군사 장비를 대거 배치하면서 멜리토폴을 하나의 거대한 군사기지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군 막사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와그너그룹의 군 막사로 추정되는 곳이 맹렬한 불길에 휩싸였고, 여러 구의 시신이 보이는 폐허 속에 구조대원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가 점령한 세바스토폴과 심페로폴을 포함한 크림반도에서도 같은날 밤새 폭발이 보고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가 혹독한 겨울 추위를 무기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을 집요하게 노리자, 우크라이나군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하루 전 러시아군은 이란산 자폭 드론을 띄워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 지역의 전력 시설을 파괴했다. 이번 공습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서 15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오데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발생한 전력망 파괴를 복구하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교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차세대 무기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가장 강력한 파괴 수단을 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차세대 무기는 유럽과 미국, 일본, 호주 등 적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신무기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푸틴의 보좌관, 선대위원장 등을 거쳐 총리, 대통령 등을 역임하며 정권의 2인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2020년에는 푸틴의 권력 연장을 위해 내각총사퇴를 결의한 뒤 신설된 국가안보회의의 부의장에 올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