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柳先生傳(오류선생전)
傳類(전류)
解題(해제: 서적· 작품의 저자·내용·체재 등에 관한 간단한 설명)
문체의 일종(一種)으로, 사람의 사적(事跡)을 기록하여 후세에 전시(傳示)하는 것이다.
『史記』에 列傳이 있는 것을 본떠서 史傳 · 家傳 · 託傳 · 小傳 · 別傳 · 外傳등의 種目이 생겼다.
탁전(託傳)이란, 사람에 가탁 (假託)하여 자기의 傳을 쓴 것으로, 동방삭(東方朔)의 「非有先生傳」
완적(阮籍)의 「大人先生傳」 · 도연명(陶淵明)의 「五柳先生傳」등이 그 대표적이다.
題意(제의: 제목의 뜻)
도연명은 집 근방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號(호)를 五柳先生이라 하였다.
이 傳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서술하여 찬(贊)하였다. 즉 오류선생을 칭찬(稱讚))하는 말까지 첨가(添加)했다.
약간의 해학적(諧謔的)으로 과장(誇張)한 글인데, 그 가운데서 도리어 자기의 신념·성격등을 드러나게 밝혀놓았다.
도연명(陶淵明:365~427)
본명은 잠(潛). 자는 원량(元亮)· 연명(淵明), 시호는 정절(靖節).
저서로는 『도연명집』이 있다.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先生不知何許人也 선생부지하허인야
또한 그의 성과 자도 자세하지 않다
亦不詳其姓字 역불상기성자
집 가에 다섯 그루의 버들나무가 있어서
宅邊有五柳樹 택변유오류수
그로 인해서 호를 삼았다
因以爲號焉 인이위호언
조용하고 차분하여 말이 적고
閑靖(靜)少言 한정소언
명예나 재물의 이익 같은 것은 바라지 않았다
不慕榮利 불모영리
책 읽기를 좋아하였으나
好讀書 호독서
심히 알기(해석)를 구하지 않고
不求甚解 불구심해
매번 뜻에 맞을 때마다
每有意會 매유의회
기꺼이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곤 하였다
便欣然忘食 편흔연망식
성품이 술을 즐겨하였으나
性嗜酒 성기주
집이 가난하여 언제나 술을 얻을 수는 없었다
家貧不能常得 가빈불능상득
친구들이 그의 형편을 잘 알고서는
親舊知其如此 친구지기여차
간혹 술자리를 마련하여 초청하면
或置酒招之 혹치주초지
가서는 술을 다 마셔버린다
造飮輒盡 조음첩진
반드시 취하기를 기약하고
期在必醉 기재필취
실컷 취하여 물러갈 때는
旣醉而退 기취이퇴
일찍이 떠나고 머무름에 마음에 거리낌이 없었다
曾不吝情去留 증불린정거류
가난한 집은 적막하고 쓸쓸하여
環堵蕭然 환도소연
바람과 해를 가리지 못하고
不弊風日 불페풍일
짧은 베옷은 구멍이 나서 기웠고
短褐穿結 단갈천결
대나무 그릇과 표주박은 자주 비어 있지만
簞瓢屢空 단표루공
마음만은 태연하였다
晏如也 안여야
항상 문장을 지어서 스스로 즐기면서
常著文章自娛 상저문장자오
자못 크게 자기의 뜻을 나타내어
頗示己志 파시기지
마음에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잊었다
忘懷得失 망회득실
이로써 스스로 일생을 지냈던 것이다
以此自終 이차자종
칭찬하여 말하기를
贊曰 찬왈
*
贊(찬)은 전기(傳記) 뒤에 붙여서, 그 사람을 칭찬하는 글.
보통 운문이나 그림, 글씨 등에도 쓰임. 찬(讚)이라고도 함.
검루가 한 말이 있는데
黔婁有言 검루유언
*
검루(黔婁): 춘추시대 말기 제(齊) 나라의 은사(隱士).
청렴결백하며 벼슬은 하지 않았다..
그가 죽자 시체를 덮은 헝겊이 짧아 발이 드러났다고 함.
문상을 간 증자가 헝겊을 비스듬히 돌려 손발을 덮으러 하자,
검루의 아내가 “고인께서는“ 빈천을 겁내지 않으셨고, 부귀를, 부러워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였다 한다.
“가난하고 천한 처지에 있어도 근심 걱정하지 않고
不戚戚於貧賤 불척척어빈천
부귀를 얻으려고 마음이 급급하지도 않는다.”
不汲汲於富貴 불급급어부귀
그 말의 의미를 끝까지 더듬어 보면
極其言 극기언
바로 오류선생 같은 사람의 무리였던가
玆若人之儔乎 자약인지주호
*주(儔): 짝, 누구, 종류.
술을 즐기며 시를 짓고
酣觴賦詩 감상부시
그 뜻을 즐기니
以樂其志 이락기지
무회 씨 백성인가?
無懷氏之民歟 무회씨지민여
갈천씨의 백성인가?
葛天氏之民歟
*
무회 씨,갈천씨는 중국 고대의 제왕.
무회 씨는 도덕으로 세상을 다스려 백성들은 모두 사욕이 없고 편안했으며,,
갈천씨 때에는 교화를 펴지 않아도 저절로 교화가 이루어져 천하가 태평하였다고 한다.
여기서는 욕심 없고 순박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고문진보』최인욱 옮김, 을유출판사, 1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