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안 마시면 잠 안 오는 사람들 보세요
김서희 기자 2023. 4. 22. 22:00
술을 마시면 잠에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줄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해 더 피곤해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회사원 최모(36)씨는 매일 밤 맥주 한 잔을 꼭 마시고 잠에 든다. 스트레스가 많아 잠이 잘 안 오는데 술을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술이 숙면에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 알아본다.
◇빨리 잠들 수 있지만, 수면의 질 떨어져
술을 마시면 빨리 잠들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가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신체가 이완·진정되는 동시에 여러 활동 또한 억제된다. 하지만 취침으로 이어지는 시간만 줄여줄 뿐, 실제 숙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수면의 질까지 떨어진다.
◇불면증 유발해
취침 전 술을 마시는 습관은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음주 후 6시간 정도가 지나야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각성을 일으켜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상태를 만든다. 가바로 인해 이완된 기도 근육은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은 수면장애로도 이어진다.
수면 리듬에도 문제가 생긴다. 잠들기 직전에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이 수면을 관장하는 뇌 시상하부의 기능을 불규칙하게 한다. 얕은 잠(렘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깊은 잠(논렘수면) 시간은 줄어든다. 또한 인체에 들어간 알코올은 분해되면서 이뇨 작용을 촉진하고 혈당을 떨어뜨려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잠을 깨울 수도 있다.
◇술에 의존하지 말아야
술을 마시는 목적이 ‘숙면’이라면 술에 의존하지 말고 수면 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잠들기 최소 2시간 전에는 음식, 특히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말고, TV와 스마트폰을 꺼두도록 한다. 커피와 담배 또한 가급적 삼가며, 실내 온도는 평소보다 약간 낮게 조절하는 게 좋다. 실내 온도가 높으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주말에 몰아서 자거나 과도한 낮잠을 자는 습관 역시 고쳐야 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코올 사용장애 의심해야
술을 그만 마시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는 사람은 '알코올 사용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밖에 ▲의도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술을 오래 마시고 ▲술을 반복적으로 마셔서 직장·학교·가정 등에서 문제가 생기고 ▲술로 인해 대인관계 문제가 생기고 ▲술로 인해 건강이 나빠짐에도 끊지 못하는 증상이 있으면 알코올 사용장애일 확률이 높다.
알코올 사용장애를 이미 겪고 있는 사람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술을 안 마시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기 힘으로 안 된다면 병원을 찾는다. 술을 마셔도 기존만큼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술을 안 마셨을 때 느끼는 술에 대한 갈망, 불안 등을 줄이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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