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지난 31일 출소한 박병화는 화성시 봉담읍 원룸촌에 입주해 현재까지 두문불출한 상황이다. 화성시와 법무부는 지역 주민들의 원성에 박병화에 대해 1:1 전담 보호관찰관을 배치하고, 자정부터 저녁 6시까지 외출을 제한했다. 또 정기적으로 성 충동 조절 치료를 받아 보호관찰관에게 제출토록 했다. 경찰도 특별 대응팀을 지정해 순찰을 강화했고, 거주지 주변에 총 25개의 CCTV등을 추가 설치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지난 2020년 12월 출소한 후 현재까지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조두순 역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출이 금지됐고, 과도한 음주도 할 수 없다. 또 성폭력 재범 방지와 관련한 프로그램 이수 등을 필수로 해야 한다. 경찰은 초소를 마련했고, 청원경찰 9명이 교대로 조두순의 주거지 주변을 24시간 순찰토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법무부와 경찰, 지자체의 대책은 당연히 해야 할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비롯한 법무보호복지공단의 권한 강화 등을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범 가능성이 높은 범죄자를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재범 위험성이 높은 사람을 위해 보호감호제도라는게 있었는데, 사실상 이중처벌이라고 해서 위헌판결을 받아 없어졌다. 지금은 법무보호복지제도가 있다"며 "법무보호복지제도 권한을 강화해서 사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보호복지제도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교도소 등에서 구금생활로 인해 사회 적응력이 부족한 출소자들에게 쉽게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로, 효율적인 범죄예방활동을 전개한다는 취지로 운영 중이다.
공 교수는 "법무보호제도라는게 출소자들의 재범 방지를 위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인데, 현재 범죄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굉장히 약하다"며 "정신질환자나 연쇄 성폭행범같은 사회적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의 사후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기관에 일정 정도 감독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유럽같은 경우는 '시민보호관찰'을 통해 일반 시민 중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에게도 범죄자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어 사회 내에서도 범죄자에 대한 통제가 강한 편이다. 미국은 '제시카법'을 둬 아동 성범죄자가 아동이 밀집한 학교나 공원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에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주거 제한 조치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거 제한을 할 수 있는 '조두순 방지법' 등이 발의 됐지만 일각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와 무산됐다.
신현기 한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자라 하더라도 죗값을 치르고 나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범죄자로 취급하는건 인권 침해 문제가 충돌할 수 있다"며 "보호관찰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은 거주지 제한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정부 김근식의 경우는 다른 건으로 재구속을 하면서 해결이 됐는데, 화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법무부나 경찰이 제2의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거수일투족 실시간 감시를 하고, 24시간 철저히 순찰을 돌면서 당장의 주민들의 불안함을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한솔 기자
출처: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157930&infl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