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주년 한글날과 국경일 그리고 공휴일

[59회 조병현]

578주년 한글날과 국경일 그리고 공휴일

 내일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드시고 만백성에게 널리 퍼뜨려 모두 알게 하셨던 한글날로 578주년이 되는 해인데 한글날은 대한민국 5대 국경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여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내가 이것을 가엾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세종 정음 서문> 

그런데 요즘들어서 오늘의 우리나라 현실은 우리말보다 남의말을 즐겨써서 빗속은 우중(雨中), 물속=수중(水中), 낮=주간(晝間), 밤=야간(夜間), 뜻=의미(依微), 거짓=허위(虛僞), 웃돈=할증료(割增料), 해돋이=일출(日出), 해넘이=일몰(日沒), 자주=다반사(茶飯事) 등 한자말들만 마구 써대더니

급기야 들온말(외래어)들이 너무나 남발되어 학교에서도 수행과제나 임무 대신 미션(mission)을 내주고, 경치나 전망이 좋은 곳보다 뷰(view)가 좋은 곳을 찾아서, 여행보다 투어(tour)를 가고, 치유 대신 힐링(healing)을 하고, 부모님을 봉양하고 모시고 돌봐 드리기보다 개나 고양이를 케어(care)하면서 사는 세상으로 이미 바뀌었기에 눈에 안질이 나시고 욕창까지 생기시면서 우리글 가갸거겨를 만들어 내신 세종대왕님께 부끄럽습니다.

현재 법으로 정해진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로 5개가 있고 그 외 국가기념일과 법정기념일과 공휴일 등이 있는데 삼일절(三一節), 제헌절(制憲節), 광복절(光復節), 개천절(開天節)은 모두 –절(節)이 붙는데 유독 한글날만 –날인 이유는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의 특성 때문에 한자인 ‘절(節)’대신 한글인 '날'을 쓰는 겁니다.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념일에 쓰는 이 '절(節)'이란 글자는 마디 절(節)자인데 우리나라에서 명절(名節)이라 해서 설, 추석 등에 썼고 단오절(端午節)이라고도 했는데 중국과 북한에서도 같은 뜻으로 쓰이며 중국과 일본에서 황제들의 탄신 기념일에도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헌절은 가장 격이 높은 국경일이면서도 공휴일에서는 제외된 날이되었습니다.

또 달리 '성탄절'이 있는데 성탄절이라는 낱말은 기독교적 명칭에 사회적으로 '절'을 붙여 부를 뿐 국가기념일로 공식적인 명칭은 '기독탄신일'이고 초파일은 ‘부처님오신날’입니다.

그 외로 기독교에는 부활절, 사순절, 오순절 등이 있고, 불교에 출가절, 성도절, 열반절, 우란분절 등이 있으며 또 요즘 세간에는 만우절(萬愚節)이란 날도 있습니다.

옛 노동절은 지금의 공식 명칭이 ‘근로자의 날’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입니다.

제578주년 한글날을 맞이해서 우리말과 우리 글을 더 아껴주시고 즐겨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국경일과 공휴일 그리고 절(節), 일(日), 날 *****

국경일(國慶日)은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념일인데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정한 5개 국경일 외에 공휴일(公休日)에 관한 법률(약칭: 공휴일법)에 따라서 국가 지정으로 쉬는 날들이 정해집니다.

이 때문에 제헌절(7월 17일)은 5대 국경일이지만 공공기관 주 40시간 근무제 이후 휴일이 너무 많다고 해서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공휴일(公休日)은 중요 국가기념일(國家記念日) 또는 법정기념일(法定記念日)이 있고 국가나 사회에서 정해서 다 함께 쉬는 날로 공휴일(公休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경일이 가장 격이 높은데 중요 국가 기념일 가운데서 뒤에 ‘-일’이 붙으면 ‘-날’보다 격이 높다고 보는 오해들이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중요 국가기념일에는 뒤에 일과 날이 붙는데 대개 한자어 뒤에는 일(日)이. 한글 뒤에는 날을 붙이게 됩니다.

◎ 공휴일법(公休日法)에 따른 국가기념 공휴일 (11개)

국가기념 공휴일은 5개의 법정 국경일에서 제헌절을 제외하고 7개를 추가하여 11개(=5-1+7)입니다. 대개 시·도·지방 자치 단체의 운영일도 11개의 국가기념 공휴일에 따라 운휴/휴관 여부를 결정합니다.

즉 공공기관(혹은 그에 준하는 준공영 기관)에서 가리키는 국가기념 공휴일 기준은 바로 이 11개를 일컫는다고 보면 됩니다.

신정 (양력 1월 1일)

설날 (음력 1월 1일)

3·1절 (양력 3월 1일)

부처님오신날(석가탄신일) (음력 4월 8일)

어린이날 (양력 5월 5일)

현충일 (양력 6월 6일)

광복절 (양력 8월 15일)

추석 (음력 8월 15일)

개천절 (양력 10월 3일)

한글날 (양력 10월 9일)

기독탄신일(성탄절, 크리스마스) (양력 12월 25일)

◎ 공휴일과 국가기념일의 상관성*

*1956년 현충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는데 ‘현충일’은 경축일이 아닌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리기 위한 추모의 날입니다.

*‘어버이날’은 국가기념일이지만 공휴일은 아니고 '어린이날'은 공식적으로 후대를 책임질 어린이를 위한 기념일로 ‘어린이를 존중하고 어린이를 실질적으로 위하려는 뜻에서 그 부모의 휴무가 보장되도록 1975년에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식목일(1949년 지정)‘은 4월 5일이었다가 1960년 '사방(砂防)의 날'(3월 15일)로 바꾸었다가 이듬해 초에 환원되었으나 다시 관공서 주(週) 5일 근무제 실시와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국제연합일(유엔의 날, 1950년 지정)’은 10월 24일로 공휴일이었으나 1976년 공휴일에서 제외하고, 그 대신 ‘국군의 날(10월 1일)’을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국군의 날’과 ‘한글날’을 1990년 11월 5일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는데 이후 2012년에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했고 2024년 국군의 날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점은 기독탄신일(1949년 지정)과 부처님오신날(1975년 지정)은 나라에서 정한 법정공휴일이기는 하나 국경일은 아니고 각 종교의 기념일이라서 국가가 주관하는 행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개천절(1949년 지정)은 종교와 관련짓기보다 우리나라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 건국기념일이라서 국가적 경축 행사가 진행됩니다.

◎ 대체휴일제도

대한민국에서는 1959년에 대체 휴일제(일요일 외의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 그 다음날도 공휴일로 함)를 실시했던 적이 있으나, 이듬해인 1960년 말에 폐지된 바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 11월 5일부터 설·추석 연휴와 어린이날에 한해서만 대체 휴일 제도를 재도입하였고, 2021년 6월 29일에 드디어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통과’되면서, 국경일 중 공휴일[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등에 관해서 대체 휴일이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5월부터는 부처님 오신 날과 성탄절도 대체공휴일 적용 대상에 추가되었습니다.

-제59회 조병현-

[64김 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