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의 함초로움
바닷가에 나가 소라 껍데기에 기울이면 푸른 파도가 들려오듯
분청 조화 모란엽문 병,
산골짜기를 흘러온 작은 개울물 소리가 청아하다.
때 묻지 않아 싱그러운, 화려한 지분을 바르지 않고 수수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의 모습이다.
소박하고 검박하여 오히려 맵시가 나는 격조를 자아내는 품위,
그 성품이 맑고 담백하여 오래 묵은 벗을 닮았다.
분청 조화 모란엽문 병,
은박지에 그린 화가 이중섭의 작품과 피카소가 떠오른다.
다시 또 나는 술 생각,
별과 달빛과 개울물 소리를 안주 하며
늙은 소나무 아래 기울이는 오랜 벗과의 술 생각 간절하다.
부는 바람에 모란잎 도란거리는 소리,
뒤척이는 모란잎 너머 순간 내보이는
모란꽃 봉오리 꽃잎을 여는 함초로움이 내 눈에는 자꾸 엿보인다.
그 자태, 곱다.
곱기도 하다.
금성문화재단《도자 위에 시를 짓다》中
첫댓글 어느 자기보다 저는 잉어 연적이 탐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