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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완장을 차고 선수들을 이끈 구자철(7번) ⓒ연합뉴스 |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감동적인 동메달을 획득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하 AG대표팀)이 26일 귀국했다.
AG대표팀의 주장 구자철(21, 제주)은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목표달성 실패의 아쉬움과 동시에 이번 AG대표팀의 동료애에 대해서 말했다. 구자철은 “정말 진실했기 때문에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인생의 행복을 맛봤다고 설명했다.
구자철에 앞서 인터뷰에 임한 지동원(19, 전남)도 “내가 골을 넣어서 팀이 이기기는 했지만 나 때문에 경기를 이긴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번 AG에서 최선을 다한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주장 구자철, “정말 행복했던 시간”
- 3-4위전에서 골을 넣었을 때의 기분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웃음) 일단 선수들이 병역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 문제가 걸려 있지 않은 경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전반전에 잘 안됐다. 우리가 안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마음은 강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이 당황을 했는데, 후반전 45분이 제 축구인생에 있어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많이 느꼈다. 그 감동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기 때문에 굉장히 뜻 깊었던 것 같다.
- 왜 그렇게 많이 울었나?
너무 힘들었다. 8월부터 세 달 동안 준비를 했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왜냐하면 제 마음에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정확하게 갖고 시작을 했기 때문에 금메달이라는 강박관념과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오키나와에서부터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갖고 있었고, 하루하루가 지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준비했던 시간과 노력이 너무 아까워서 이번만큼은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다. 안타깝게 금메달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을 얻은 것 같다.
- 이 선수들과 내년에 다시 만나게 될 텐데, 헤어지면서 무슨 이야기를 했나?
일단 다들 헤어지기 싫어했다. 다들 너무 많이 고생을 했고 우리가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든 선수들이 하나된 마음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헤어질때도 마찬가지로 아쉽다는 말을 많이 했다.
-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 선수와 홍정호 선수를 K리그 플레이오프에 기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나?
제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의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다. 항상 대비를 했고 마음가짐과 정신적으로 흐트러진 것이 없기 때문에 나 또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내가 하루 훈련을 하고 모레 경기를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제주 선수들이 노력한 것을 망치고 싶지 않다. 모레 경기에서 잘해볼 생각이다.
- 이번 AG 대표팀이 어느 팀보다 굉장히 끈끈하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끼나?
뭐라고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 이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지금까지 느꼈던 느낌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정우 형이나 주영이 형, 광훈이 형은 정말 친형 같았고, 후배들은 내 친동생 같았다. 좋은 일이 일어나면 기뻤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정말 진실했기 때문에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이런 일을 몇 번이나 겪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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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18번)의 역전골이 터지고 환호하는 선수들 ⓒ연합뉴스 |
지동원 , “이번 대회에 들어가지 않던 골이 마지막 경기에 들어가”
- 먼저 귀국 소감을 말해달라.
메달을 못 딸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메달을 땄기 때문에 기분이 엄청나게 좋다.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 아시아 U-19 대회와 아시안게임에 연이어 나갔는데 국제무대에서 뛰는 느낌은?
한국에서 플레이하는 것도 좋지만 아시아에서 많이 활약을 해본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어린 나이지만 많은 경험을 했는데 정말 좋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
- 이번 AG대표팀에서 초반에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마지막에는 맹활약을 했다.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
일단 나는 이 팀에 들어온 것 자체만으로도 만족을 했다. 그런데 선수라면 당연히 출전시간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자신감은 있었다. 나중에 조금이라도 경기를 뛰게 돼서 기분이 좋았고, 뿌듯했다.
- 자신의 두 골로 팀이 동메달을 땄는데 기분은 어땠나?
내가 골을 넣어서 팀이 이기기는 했지만 나 때문에 경기를 이긴 것은 아니다. 형들이 다 잘 해줘서 이겼기 때문에 형들과 같이 즐기고 싶다. 이번 대회에 들어가지 않았던 골이 마지막 경기에 들어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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