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모= 경희대 국문과 졸업. 2012년 시인 등단. 열여덟 권의 신작 시집과 여덟 권의 시선집 출간. 24년도 수능필적확인문구로 ‘가장 넓은 길’ 시 인용. 2024년 절필 시집 ‘詩가 너의 눈에 번개를 넣어준 적 없다면’ 출간.
<해설> 진정한 휴식은 일시 멈춤 아니겠는가? 그것도 그곳이 갯벌이라니, 갯벌의 게구멍 이라니, 무언가 원시의 생명이 꿈틀거리는 태조의 상태가 마치 갯벌은 아닐까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시로 읽힌다. 이 시의 배경 혹은 배후가 되는 장소는 와온인데, 내 기억 속 와온에는 널배를 밀고 가는 원주민들이 있고, 사람의 인기척에 펄의 구멍 속으로 재빨리 몸을 숨기는 망둥어가 있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펄에 비친 일몰을 등지고 돌아온 기억이 아직도 나에겐 한 폭의 쓸쓸한 그림으로 남아있다. 시인은 아마도 그런 와온을 “일생을 갯벌 게구멍 속에서 지내도/생은 좋은 일만 같았다”라고, 시적 언술로 드러내면서 “그대여, 와온에 가거든/갯벌 게구멍 속에 느릿느릿 들어앉았다 오라”는 권유를 아끼지 않는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