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삼척에서 살면서
堂井 김장수
처음에 삼척에 귀농했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으나, 점점 정착하게 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게 되었다.
부모님께서는 2022년 3월에 귀농하셨는데, 나는 동년 9월에 왔다. 부모님이 귀농하신 곳은 미로면 고천리 대방골인데,
산에 둘러싸여 있고 개울물이 흐르는 공기 좋은 곳이다. 내가 온 때는 가을이었는데,
작년 겨울에 태양광을 설치해서 전기 걱정이 없고, 겨울이면 눈이 내려 기분이 좋았다. 또한 강아지와 놀 수 있고,
서울 사는 동생이 자주 오고, 친척들도 자주 오시고, 다음해 3월 말에는 동생 친구들도 놀러 왔다.
자주 부모님 일도 도와드리고, 쓰레기를 태울 때마다 불을 피우며 보리차나 씻을 물을 끓이니 좋고,
닭도 키우니 달걀 걱정은 안 한다. 또 산에 가면 나무들과 나물들이 많다. 하지만 건조주의보가 내리는 날에는
산불이 날까봐 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삼척에 내가 처음 이사 올 적에는 전기자전거도 장만했다.
그래도 자주 시내에 나갈 수 있어 정말 좋다. 면사무소 부근에 우체국과 학교와 농협이 있고,
시내에 나가 보면 중앙시장과 홈플러스, 은행, 병원이 있고,
일요일이면 성내동 성당에 나가니 비록 먼 거리라도 기분이 좋다.
신부님이 그런 나를 이해해주시니 그나마 안심이 된다.
작년에 귀농할 때 정착 중이라서 성당에 다니지 못했지만 지금은 성당에 다니니까 마음이 놓인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태어나 자라서인지 주변 환경이 많이 낯설지만 삼척에 와서 조금씩 배워간다.
삼척에는 죽서루가 있고, 정라동 언덕에 올라보면 삼척항과 동해바다가 보이고,
해수욕장이 많아 여름이면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나는 군포시 시절에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1년에 한 번 강원도로 여름캠프를 가곤 했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시원하고 즐거웠다.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여명을 보면 가슴이 벅차올랐다. 참, 부모님과 동생과 함께 옥계해수욕장에 간 적이 있다.
그 때 동해의 여명을 보았는데, 너무 감격스러웠다. 때로 삼척 장날이면 시장에 가서 맛있는 것도 사고,
동해시에 자주 가서 이마트에 가곤 한다. 한때 동해시 감추산에 가기도 했다. 참, 동해역에 갔을 때 KTX-이음이 왔는데,
가까운 장래에는 삼척역에도 다닌다고 한다. 처음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경강선의 만종 - 강릉간에만 KTX가 다녔는데,
지금은 서원주역 개통과 안인삼각선 개통으로 정동진, 묵호, 동해에도 다니고, 이제는 삼척역까지 KTX가 간다고 한다.
삼척역을 통해 동해와 강릉뿐만 아니라 울진, 영덕, 포항, 경주, 울산을 지나 부산까지 간다고 하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발전하는 삼척의 철도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영동선 철도도 복선전철화되어
시골이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도경리역 이외에도 미로, 상정, 마차리, 하고사리, 신기, 고사리, 도계역,
삼척해변역도 많이 발전하여 철도가 많이 다녔으면 좋겠다. 2024년 말에는 삼척역이 개통한다는데,
나는 조금 더 일찍 개통되었으면 했었다. 그래도 빠르게 개통한 것이다.
또한 삼척과 영월 간 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 남단이 빨리 개통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빠른 교통과 발달된 물류산업과 삼척의 인구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삼척시민의 숙원사업 아니던가.
삼척~영월 간 고속도로 사업이 2023년 5월 10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니, 남은 건 조기개통 뿐이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나보다.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삼척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사람이 와 주시고, 동생이 자주 오고, 부모님이 나를 감싸안아주시고,
친척들도 자주 와 주시고, 글을 쓰다가 지루하면 산에서 부는 바람과 맑은 공기, 강아지들,
컴퓨터를 할 때 트는 음악과 유튜브의 동영상, 게임, 라디오, 스마트폰 등이 내 친구가 되어 주니
외로움을 조금은 덜어준다. 친구들이 없다 보니 금방 싫증이 나도 그러려니 한다.
또한 식사 때마다 나오는 메뉴는 다르지만,
밭에서 따온 채소와 자주 해먹는 고기, 라면, 간식거리도 내 배를 채워 주니 그것으로 족하다.
전에는 군포시에 살면서 복지일자리를 하면서도 만족이 없이 살았지만, 이제는 삼척에서 복지일자리를 하고 싶다.
그래서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고 싶다. 나는 지금 만족한다.
하지만 수입이 있어야 시골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삼척에 일자리가 있다면 당장에 갈 것이지만,
나는 되도록 복지일자리를 하고 싶다. 그게 마음 편하다. 힘든 시간들을 견뎌가면서 나는 많이 성숙했다.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지만, 나는 지금 성장하는 중이다. 삼척에서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어 보았지만,
나는 삼척이 좋다. 군포시에서 살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았다. 삼척도 그랬으면 좋겠다.
삼척의료원이 터미널 부근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기회에 병원이 업그레이드되고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고
관광객이 많이 오시도록 서비스와 상가가 많이 들어섰으면 한다. 삼척의 인구가 많이 줄어들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희망은 있나 보다. 5월 26일 ‘강원특별법’의 통과로 ‘강원 특별자치도’가 생긴다고 하니
강원도민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나도 마음이 놓인다. 강원도가 업그레이드된다고 하니 정말 잘 된 일이다.
강원도의 발전은 이제 시작이다. 강원도에서 사는 것은 어릴 적부터 내 오랜 바람이었다.
강원도에 놀러 갔을 때 공기가 좋고 물이 맑고 놀러가기 좋아서였고,
정작 강원도에 이사 왔을 때는 몰랐던 강원도의 발전의 역동을 직접 느꼈다. 강원도의 과거는 석탄과 함께했다면,
미래는 환경과 동행할 것이다. 과거에는 탄광이 주는 획일화된 이익 속에 살았다가
사람들이 강원도를 떠날 때도 그러려니 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강원도의 이점을 안 이상,
강원도의 숨겨진 잠재력을 찾아내 강원도가 다시 발전하는,
친환경 산업과 농업이 결합된 진짜 ‘강원도’의 이점을 느끼고, 누리며, 그 이익을 함께 나누는,
그런 ‘강원도’의 참모습을 강원도민이 그리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옛날처럼 서로 도우며 화합하는 강원도,
그것이 내가, 그리고 강원도민이 그리는 진짜 ‘강원도’의 참모습이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