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그러니까 17년도 지방직 필기시험에 붙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억지로 붙었었네요.
공단기 예상 기준으로 합격 가능권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선택과목이었던 행정법과 사회 조정점수가 터져줘서 1.5점 차이로 필합했습니다.
기대도 안하고 있다가 갑자기 면접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이것만 붙으면 내 수험생활은 끝난다는 생각만 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우수'등급을 받지 못하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고, 면탈했습니다.
면접을 하면서 상중하 중에서 '중'에 동그라미를 치시는 면접관님을 보고 말았어요.
그때부터 이미 멘탈이 나갔고, 나머지 질문에는 어버버버 하다가 나왔어요.
제 자신은 면접장 나서면서 탈락을 예감했습니다.
그래서 합격자 명단에 제 수험번호가 없는 걸 봐도 괜찮을 줄 알았어요.
아니더라구요ㅎㅎㅎ
정말 성인이 되고 나서 그렇게 펑펑 울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떨어졌다는 것보다, 1년 동안의 지겨웠던 수험생활을 다시 되풀이해야 된다는 게 너무 겁이 났습니다.
3주 정도는 정말 아무 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공부 안할거면 신나게 놀기라도 하지 싶은데
정말 삶의 의지가 꺾인 느낌이었습니다.
4주째가 되는 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선생님들의 쓴소리 영상들을 찾아보다가
이 카페에 들어와봤어요.
민쌤 일기를 쭉 보는데, 제가 어느새 엄청 웃고 있더라구요.
그러다가 야구 관련 글을 봤어요.
예전에 어떤 강의에서 민쌤이 인생에 3가지만 있으면 나머지는 포기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났어요.
그게 가족, 맥주, 야구였던 것 같은데
정말 인생철학이 저랑 어찌 그리 같으신지 모르겠더라구요.
가족과 맥주는 어느 정도 수험생활과 함께 할 수 있었는데
야구는 제 수험생활을 날려먹은 가장 큰 장애물이였어요.
하루 종일 공부를 잘하다가도 6시만 되면 스마트폰을 켜고 야구 중계를 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너무 한심했어요.
그래서 야구를 끊어야겠다 생각하고 민쌤이 '나는 반드시 합격한다'가 써있는 자랑 생각저장소 나눠주시러 전국 투어하실때
제 보물1호였던 나성범 사인볼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사실 그걸 드리면 나중에 합격후기 쓸 때 쌤이 기억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ㅎㅎ)
아무튼 이런 기억들이 쭉 나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얼른 합격해야지 내년에는 야구를 맘놓고 보겠구나라는 생각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10월초였던 것 같아요.
두달 정도 공부를 하고 추가채용 시험을 보러 가는데, 정말 모의고사 본다는 느낌으로 갔어요.
그런데 문제풀 때 감이 좋더니만, 붙을만 한 점수가 나왔어요. 사회는 100점 맞았습니다ㅎㅎㅎ
그리고 어제,
2월 8일에 있을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청에서 전화가 왔어요.
추가합격이라고...
제가 면탈했던 작년 지방직 시험에 추가합격이 됐다는 전화였어요.
시청 홈페이지에서 공고글을 봤는데 제 수험번호가 딱 있더라구요.
면접 떨어진 날보다 몇 배는 더 울었습니다.
오늘 밤은 심장이 떨려서 아예 잠을 못잤어요.
제가 봐도 너무 꿈같은 일이라서 지금도 이게 꿈일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민쌤을 보면서 '저렇게 철두철미하게 준비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저는 많이 게으른 편이었는데, 민쌤 반이라도 따라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수험생활을 견뎠습니다.
독서실 문에 민쌤의 일기를 인쇄해서 붙여놓고 집에 가고픈 마음을 몇번이고 억눌렀습니다.
정말
길이 문제가 아니라 길을 벗어나는 것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치열하게 산다는 것은 일상을 뛰어넘는 열정이 아니라 일상을 지켜낼 수 있는 부단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쌤
정말 감사합니다.
무너질 것만 같았던 때에 항상 민쌤 말씀에 기대며 한숨 돌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저의 수험기간동안 공부에 집중하라고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준 한화이글스에게도 감사합니다.
이젠 좀 잘했으면 좋겠어요.
@코카코알라 짧은 글에도 좋은 기운이 느껴져서 꼭 행복하게 사실거 같아요 늘 행복하세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6 13: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3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3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3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3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17:55
마음 고생 하신 게 느껴지는 합격 수기네요 고생하셨어요^^ 앞으로도 항상 몸도 마음도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요즘 날씨가 정말 미친듯이 추운데 무슨님도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감동ㅠㅠ정말사람일어떻게될지모르는거같아요 너무축하드려요!! 저도 끝까지달릴힘이좀생기네용!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는 말이 용기 주려고 하는, 뜬구름 잡는 말이 아니란 걸 절실히 느끼는 한 주였어요...ㅠㅠ 목표를 이루는 그 확실한 순간까지 계속되는 노력이 기회를 주나봐요.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달려주세요!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시험이 발표날 때쯤 합격수기에서 뵙죠!ㅋ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7 00:3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1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7 02:2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19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2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2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28 01:27
정말 축하드려요!! 진짜 인생사 새옹지마네요. 이제 마음껏 한화경기 관람하세요!! ㅎㅎ
시범경기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ㅋㅋㅋㅋ 그 전에 발령받는다면 평일경기는 못가겠지만요... 사실 저는 발령보다 야구 개막이 더 기다려져요. 진짜 야구광이긴 한가봅니다.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축하드리고 진심이 담긴 합격수기 와닿네요~저도 야구 광팬이라 ㅠㅠ
야구란 취미가 수험엔 정말 도움이 안돼요 그쵸?ㅠㅠ 저녁 먹고 바로 공부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 너무나 쉽게 합리화해버릴 이유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한 경기 시작하면 3시간을 훌쩍 넘겨 버리니깐요... 전 정말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야구 맘껏 보려면 합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어요. 마드리드림님도 꼭 합격하셔서 야구장 죽순이, 죽돌이가 되시길 바랍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30 17:55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2.06 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