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이어집니다.
올레길 밖에서 만난 풍경, 대왕산과 용둠벙
돈대산에서 하산한 나는 올레길을 벗어나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대왕산으로 향했다. 산길로 접어드는 입구에서 안내 표지판을 마주쳤다. 멀끔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반겨주니 보는 맛이 났다. 등산로는 총 3km. 숲길 산책로를 지나 용둠벙을 거쳐 해발 124.9m인 정상을 찍고 반대편 길로 나오는 코스다.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이란다. 산을 또 타야 하는 생각과 함께 어두워지기 전에 남은 길을 다 걸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지만, 정 시간이 모자라거나 힘들면 뒤에 한두 군데를 포기하면 되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 용둠벙이란 생소한 지명이 너무 궁금하지 않은가. 기대에 못 미쳐서 후회하더라도 일단 가보고 하자는 생각으로 힘을 냈다. 적당히 경사진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산세에 푹 안긴 듯한 마을의 풍경이 참 아늑하게 느껴졌다.
조금 더 올라가니 보다 상세한 안내판이 하나 나왔다. 입구에서 봤던 대왕산 숲길 산책로와 같은데, 여기는 용둠벙 숲길이라고 이름이 붙여져 있다. 어디에 갖다 붙여도 틀린 명칭은 아니지만, 특색이 느껴지는 용둠벙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끌렸다. 이곳 산책길에도 돈대산과 깨끗한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숲길이 정비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숲길 초입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데, 마치 선물을 감싼 포장지 같았다. 사전정보 하나 없이 들어선 길이라 이 길 끝엔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해 그저 궁금할 뿐이었다.
길을 걸어가는 동안 포장지는 조금씩 벗겨졌다. 숲길을 벗어나자 하늘과 바다가 트이고 절벽을 따라 오르막이 이어졌다. 그 끝엔 정자 하나가 있고 그 뒤로 바다를 향해 내리막 계단이 이어졌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마주한 선물은 거칠고 길게 솟은 산과 바위 절벽이었다. 마치 거대한 공룡처럼 보였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절경에 입을 벌리고 한참 서서 바라보았다.
대왕산 아래에는 군데군데 굴과 둠벙(물웅덩이)이 있는데, 이곳에서 용이 살다가 승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절벽 위엔 대왕산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과 아래엔 갯바위로 이어진 가파른 계단이 보였다. 용둠벙 풍경을 충분히 감상한 나는 갯바위엔 내려가지 않고 곧장 정상으로 향했다. 산꼭대기에 오르니 조금 전까지 있었던 곳이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정상에선 절벽 아래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는데, 살짝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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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둠벙
아담한 몽돌해변 모진이해수욕장
대왕산에서 하산해 모진이해수욕장으로 향했다. 하늘이 내내 흐리더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산이 필요할 정도로 뿌리진 않았다. 가까운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해변에 도착하니 고맙게도 이미 비는 그친 상태였다. 모진이해수욕장을 알게 된 건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를 보고 난 후였다. ‘방송을 타는 곳은 인기를 얻을 것이다’라는 일종의 고정 관념이 있어서 이곳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는 완벽한 착각이었다. 이 시간에 이 해변을 찾은 사람은 나 혼자였다. 바닷가 오른쪽 작은 주차장에 캠핑을 온 것으로 보이는 차들이 두어 대 있었을 뿐이었다. 돌이켜 보면 하추자도를 걷는 내내 여행하는 사람들을 거의 마주치지 못했는데, 방송에 나왔다고 이 작은 섬에서 그곳에만 사람이 많으면 모순일 것이다. 어쨌든 사람이 없어 마치 개인 소유의 바다에 온 것처럼 아주 사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해변은 자잘한 몽돌로 이루어져 매력적이었고, 몽돌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참 청량하고 풍부했다. 어떤 잡음도 없이 고스란히 귓속을 파고들던 소리는 노르웨이 로포텐의 부네스 해변에서 머물렀던 하루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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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이해수욕장
제주에서 처음으로 천주교가 뿌리내린 곳
해변 옆으론 절벽을 따라 좁은 임도가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10분 남짓 걸어가니 올레길과 만나는 지점이 나왔고, 묘 한 기도 함께 보였다. 황경한의 묘이다. 황경한(황경헌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은 가톨릭 순교자인 황사영 알렉시오와 정난주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인 황사영은 신유박해를 겪으며 박해 내용과 대응책을 적은 백서를 청나라의 주교에게 전해 도움을 청하려 하다가 조정에 발각되어 처형당했다. 그 여파로 인해 어머니 정난주는 제주 관노로, 그리고 두 살배기 아들 황경한은 추자도로 각각 유배되었다. 정난주는 예초리 해안가에 황경한을 두고 떠났고, 그는 오씨 성을 가진 어부에 의해 발견되어 키워졌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주도에선 천주교가 추자도에 처음 뿌리를 내리게 되었고, 이를 상징하는 의미로 묘에서 멀지 않은 해안가 바위에 눈물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추자도에서 자란 황경한은 훗날 혼인을 하여 두 아들을 낳았고, 하추자도에 그의 후손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 씨 어부와의 인연으로 추자도에서는 황씨와 오씨가 결혼하지 않는 풍습도 생겨났다고 한다.
눈물의 십자가. 어린 아들을 두고 떠나야만 했던 어머니의 마음이 서려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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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한의 묘
추자도 명물, 참조기
눈물의 십자가를 끝으로 하추자도 여행을 마무리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 근처 식당을 찾았다. 점심을 건너뛰었기에 추자도에서 먹는 첫 끼였다. 나는 저녁 메뉴로 참조기 정식을 골랐다. 추자도엔 마라도부터 시작된 참조기 어장이 형성되어 있어 어획량이 풍부하고, 축제도 열릴 정도로 참조기가 지역 명물로 꼽힌다. 추자도에 왔으면 응당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정식 1인분을 시켰더니 먼저 입맛을 돋우는 반찬들이 줄줄이 나왔다. 전라도 밥상이 생각날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했다. 추자도가 지리상으로는 제주도보다 전라도에 조금 더 가까운데, 그 영향을 어느정도 받았다는 게 느껴졌다. 노릇노릇 잘 익은 참조기구이는 살이 짭조름하고 부드러웠고, 시원한 홍합탕이 중간중간 입을 개운하게 해 주었다. 단돈 11,000원으로 누리는 호사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점심을 거른 것도 잊혀질 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와 함께 추자도의 밤이 깊어갔다.
오동여 식당 참조기(구이) 정식. / 1인 11,000원
참조기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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