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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년 전
페러글라이딩을 하는 야누와 남편을 따라 엄마를 모시고 문경에서 열리는 전국페러글라이딩 대회에 나는 구경꾼으로 참석을 했었다
엄마는 하늘을 날아 다니는 막내아들 야누와
막내사위를 보러 90 이 넘은 노모로서 특별석에 모셔져서 고개 아프시도록 아들과 사위를 찾아 하늘을 올려다 보시곤 했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창공에서 비행을 하는 막내아들을 열심히 쫒아 엄마께 알려드리곤 했었다
효자인지 불효자인지 모를 야누와 사위와 딸은
양평 평창 대천 문경등 엄마를 모시고 다녔었다
90 이 넘은 엄마께 몇 가닥의 줄에 메어달려 하늘을 나는 비행을 보시라고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크나 큰 불효임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문경 활공장에서 본 건너 산의 산새가 얼마나 멋 있던지
잘 갈린 먹으로 붓질을 해놓은 수묵화
언젠가는 한 번 오르고 싶었었다
주흘산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녀올 수 있는지를 몇 날 며칠을 검색하고는 무모할지도 모르는 도전을 한 것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45분 거리에 있는 조카 집에서 첫 전철을 탔다
동서울에서 첫 차인 6시30분 상주행버스
문경에 도착하니 9 시
는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문경새재에 도착하니 9시 30분
9시 50분 제1관문을 들머리로 정했다
8 시간 코스를 생각하고 첫 차를 탔는데
인천행버스는 저녁 8 시 막차를 타기로 마음 먹었는데
어째 도착하니 날씨도 그렇고 산행코스 찾아 시간을 허비하다 보니 생각이 점점 나약해졌다
일단 정상에서 두 코스중 하나는 선택할 수 있으니 일단 오르고 보자
들머리부터 내리는 물 소리가 아닌 떨어지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기 시작을 한다
청량한 봄 기운에 물 소리가 더해지니 신선이 된 듯 한데
먹먹하던 가슴은 더 먹먹해진다
왠지
난
천혜의 아름다움에 취하면 눈물이 난다
여궁폭포를 지나기도 전에 사진으로라도 내 곁에 두고 싶어 오르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이다
야누에게 내 위치정보를 보내주고 동영상으로 폭포수를 담는다
7 부 능선 정도까지도 폭포수를 끼고 오르는 계곡이다
해국사를 지나니 보드라운 흙 길이 나온다
송림속에 이따금 조릿대 군락도 있다
골안개가 올라오니 한 치 앞 만 보일 뿐
샘터에 도룡농 알이 또와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
사진으로 담아 두었다
905개의 계단이란다
난 세다가 어지럼증이 올 것 같은데
누군가는 세어 보았는지 905 개리고 씌여있었다
2 천개도 넘을 것 같은데
905 개란다
''언니 100 미터가 열개면 1 키로 맞아?'' ㅋㅋ
제주올렛길에서 웃음보를 터뜨리며 터덕거리던 터덜길이 벌써 그리워졌다
지금쯤 혼자 떠난 동생이 걱정스러울텐데 전화가 없다
전화가 불편하다는 것을 아는 언니라서 그럴 것이다
계단을 오르며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손이 시려오고 싸락눈이 계단에 조금씩 모여있었다
2 년 전 3월 경기도 운악산을 오를때 계단에 싸락눈이 모여있고 손이 시려오더니 정상에 오르니 멋 진 상고대가
또 하나의 세상을 연출하고 있었었다
그때도 혼자고
정상에서도 나 혼자여서 무서윘던 기억인데
오늘은 오르다 만난 부부는 이미 저만치 올라서 보이지가 않고
계단에서 현지인 두 남자를 만난 것이다
행운으로 여러가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등산로를 헤집어 놓았다
누곤가가
약초캐는 사람들이 어찌하여 무슨 약초가 우리가 밟고 자나는 길에만 있어 이렇게 헤집어 놓았을까
아니면 굼벵이가 있나
하여튼 오르는 길 내내 뒤집고 파놓은 흙더미를 보면서 의문을 가졌었는데
그 것은 멧돼지가 먹을 것 찾느라 파 놓은 것이란다
ㅋㅋ
조금 전 파헤친 것처럼 흙이 뒤집혀있는데 멧돼지라니
부지런히 남자 둘을 따라 붙었다
골바람이 올라오는 곳에서 상고대를 만났다
강원도쪽이란다
골짜기에서 찬 바람이 올라와서 3 센티가 되어보이는 눈 꽃을 피우게 한 것
손이 시리기 시작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
문경에 와서
엄마와의 추억이 있는 문경에 와서 깊은 골짜기에서 만난 얼음꽃의 향연
운 좋게 카메라에 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정상에서
도시락을 준비 못한 나는 김밥을 얻어 먹는다ㅋ
그리고는 정상사진도 운좋게 찍었다
늘 혼자라서 남겨진 사진이 없는데 말이다
주흘산 정상은 36 미터를 더 올라야한다
정상은 뒤에 숨어 있다고 인터넷에서 읽었다
36 미터 차이다
그런데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시개때문에 오르지 말라고 한다
운학산에서 놀란 적이 있어서 너럭 꽃밭 중간 코스를 선택했다
맷돼지로부터 지켜준 두 남자들은 돌아가는 코스를 선택했고 나 혼자였다
오를때보다 더 맷돼지가 파놓은 길언저리는 계속이었다
지팡이로 계속 돌을 치며 내려왔다
두 남자가 가르쳐준 건이다
멧돼지가 귀가 밝아서 도망을 미리 간다고 했다
오를때보다 더 계곡 물줄기는 더 세차게 쏫아지고 있었다
난 계곡을 너무 좋아한다
물줄기가 쉬임없이 쏟아지던 곰배령의 구부능선까지도
추억이 되어버렸다
너덜꽃밭을 지나고 앞서간 부부가 계곡에 앉아 쉬고 있어 인사를 나눴다
안보여서 걱정을했단다
그들은 중봉까지 들러왔단다
햇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10 여년 전
내가 반한 암능의 산 기슭 대신 상고대로 대신했고
내려오다 겨우 봉우리만 살짝 볼 수 있었다
8 시간 암능구간도 가능한 시간이었는데
아깝게도 5 시간만에 하산을 했다
암능 구간이 아니어도 짙은 안개만 아니었어도
멋 진 구간을 건너에서라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주흘산행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돌아 6시 부천행을 타기 위하여 문경새재 구석구석을 샅샅이 돌아 보는 것으로 일과를 접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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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흘산 가보고 싶네요
노모의 심정에선 하늘을 나는 아들이 자랑스러워만은 않았을겁니다..모정이란
덕분에 주흘산 다녀왔습니다..눈으로만 ㅎㅎ
착륙장 주차장에 서있는 자동차마다
장애인 표시가 되어있는 차들이 많지요
깁스하고 와 있는 하늘을 날던 사람들
엄마한테는 늘 비밀이었지요
엠브란스가 대기할 정도로
그러나
자연과 타협하며 순응하며 사는 야누는 긁힌 자국 하나 없이 효도를 했지요
늘 도전장을 자연앞에 내미는 남편은
무릎 분쇄골절 ㅋ
문경읍 고요리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바라보는 주흘산 능선은 참으로 아름답지만 근접하기엔 험해보이는 바라만보는 먼산이었는데 혼자서 오르셨군요. 자랑스러운 우리 누님 장해요!
문경읍 버스정류장에서 택시 기사님한테 물었지
활공장이 어디냐고 그렇게 볼 수 있었지
상고대를 볼 수 있었던 행운은 뒤로 하고 정상에서 보고 싶던 활공장이며 능선이며 문경 시내를 보고 싶었는데
신입사원때 극기훈련으로 문경세재를 밤새워 넘은적이 있지만 주흘산은 들어보지도 못한듯 합니다~^^
야누님도 두분 자매님들도 저의 눈을
넗혀주시는 일등 공신 이십니다요~^^
항상~감사드립니다~!!^^
수 백길 높이의 절벽이
하늘을 찌를 듯한 능선이 길게 병풍처럼 두르고 있던 산이 주흘산인줄 저도 몰랐지요
길게 뻗은 암릉의 능선이 백두대간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라니 문경시의 웅벽이라 아니 할 수 없겠지요
더 공부를 하고 갔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렇게 능선이 길어요?
하늘을 찌를듯 하다니, 숨겨진(?) 비경이겠네요....
알고보면, 배우고 보면, 비로소 알수 있는 황홀한 우리 자연유산..
굳이 외국부터 탐색말고, 걸어보기도 하고, 혼자 여행도 해 보라고 저보다 어린 친구들한테 권유 한답니다.
하지만 해바라기 선생님~
추억 서린곳이어도 기후와 지형 먼저 살피시고 늘 안전우선으로,,,
계절적 영향에 아직은 산길이 평탄치 않은곳도 많은것 같으니 일정 무리 하지 않도록 하시구요~^^
오랫만에 잠을 세시간을 자고 눈을 뜨니 간세님의 글이 기다리고 있네요
인터넷에서 보았습니다
백두대간의 5분의1을 차지한다고 ㅋ
백두대간이 어디서 어디를 말 하는지는 모르지만 ㅋ
이참에 찾아보니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동쪽 해안선을 끼고 남으로 맥을 뻗어내리다가 태백산을 거쳐 남서쪽의 지리산에 이르는 국토의 큰 줄기를 이루는 산맥이다" 라고 나와서 저도 지금 알았습니다. ㅋㅋ
그중 1/5 이면.... 어쨋든 규모는 좀 되는 곳 같습니다. 음.... 주흘산... 그렇군요.. ^^
하지만 산은 너무 힘들어요 ㅠㅠ
암릉 앞 구간을 릿지비행을 하는 야누와
전국에서 모인 하늘을 나는 사람들 틈에서
야누의 기체를 찾느라 눈이 분주했던 기억으로 보면 ㅋㅋ
내 기억도 그렇습니다
이번엔 아쉽게도 상고대와 바꾸고 말았습니다만
우리집 텃밭에 시름시름 앓던 삼채를 베어버렸더니 겨우내 숨어있다가 다시금 싹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고~~~
봄볕의 따스한 기온은 블라인트 틈 빛으로만 느끼고,
실내의 서늘함에 스카프 칭칭 두르고 인상쓰고 있다가
갑자기 조카를 보는듯한 이 귀여운 풀잎 덕에 웃음이 활짝 지어집니다~^^ ^^ ^^ ^^ ^^ ^^
화분 한 개에 세 그루씩 심어 화분이 안보일 정도였는데
우린 화초가 불쌍해서 추울까 염려되어 겨우내 베란다 미닫이 문을 닫은 적이 없는데 하여튼 모두 다시 싹을 틔워 녹음 짙은 우리집 텃밭이 되기를 빌어주세요
간세님의 예쁜 두 손 모아서
네 알겠습니다~ 건강하고 푸른 풍성한 텃밭이 될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