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델마와 루이스>,<블레이드 러너>,<블랙 레인>,<글래디에이터>,<블랙 호크 다운> <킹덤 오브 헤븐>,<어느 멋진 순간>,<아메리칸 갱스터>,<로빈 후드>,<액소더스>,<마션> 등으로 전 세계 언론과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는 리들리 스콧 감독.
2001년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 5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고 <블랙 호크 다운>을 통해 영화 역사상 가장 생생한 전투 장면을 연출해 전 세계를 열광시켰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에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력으로 인물이 지니는 매력을 극대화 시키고 사건을 집약적으로 그려내는 그의 탁월함은 헐리우드 내에서도 '거장'으로 손꼽힐 만큼 영향력이 크죠.
* <블랙 호크 다운>에서
그는 1937년 영국 태생으로 런던에 있는 웨스트 하트풀 예술학교와 왕립미술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BBC의 세트 디자이너와 연출자로 일한 후 1967년부터 광고를 제작하기 시작하여 10여년 동안 무려 2,000편 이상 되는 광고를 찍었습니다.
그는 수천편의 광고를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명효과를 포함한 자신만의 독특한 비주얼 감각을 확립할 수 있었고 이제는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로빈 후드>에서
SF,사극,갱 영화,로맨틱 코메디,전쟁물 등 어떤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리들리 스콧을 가까이하고 이시대의 우리는 참으로 행복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대표작 소개 ]
< 글래디에이터 >
고대 로마 시대의 검투사를 소재로 한 제작비 1억 달러의 대작 시대극. 로마, 말타, 모로코, 영국 등 4개국에서 촬영하였고, 주인공의 장대한 인생역정과 전투, 그리고 애절한 로맨스를 곁들여 흥행과 비평 모두 최고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아카데미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작품, 남우주연(러셀 크로우) 의상, 음향효과, 시각효과상 등 5개 부문 수상하면서 기염을 토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일찍이 사장된 장르로 취급되던 로마 배경의 스펙터클 대작에 도전하여, 고전적인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효과를 혼합한 방식으로 <벤허>나 <스파르타커스>에 필적할만한 장관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 LA 콘피덴셜>과 <인사이더> 등 정상의 연기를 보이고 있는 뉴질랜드 출신 러셀 크로우가 눈부신 열연으로 평론가들의 격찬을 한 몸에 받으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이 영화 개봉 당시, 오랜만에 보는 로마 시대극에 대한 미국 평론가들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앞 다투어 주인공 러셀 크로우를 칭찬하였습니다.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스펙타클한 걸작"이라고 칭하면서 덧붙여 "이 영화의 진정한 영광은 러셀 크로우에게 돌려야 한다. 그는 한마디로 정말 훌륭하다. 제임스 메이슨처럼 불완전한 대사들을 마치 세익스피어의 대사처럼 들리도록 할 줄 아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한 명이다."라고 크로우의 연기에 극찬을 보냈고,
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도 크로우의 연기에 대하여 "그의 연기는 고전적인 헐리우드 영웅의 것과 같다. 그는 이를 위하여 오래된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겉잡을 수 없이 강하면서도 과감하게 침묵할 줄 아는 것이다."라고 크로우의 연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데스몬드 라이언은 "빛나는 로마식 승리."로 이 영화를 평하였고, 뉴욕 데일리 뉴스의 제이미 버나드는 "만일 당신이 검투사 서사극에 다소 관대한 면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미칠 듯한 즐거움에 기절할 것"이라고 호평을 보냈습니다.
러셀 크로우가 연기하는 주인공 막시무스 장군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틱터는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특히 아들 코모두스에게 압살당하는 <명상록>으로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이기도 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세습이 아닌 양자상속으로 즉위한 다섯명의 덕망있는 황제가 로마를 다스린 오현제 시대(96∼180)의 마지막 군주였습니다.
에드워드 기본의 <로마제국 쇠망사>에 따르면, 아우렐리우스는 시민들에게 철학을 강의하고 전쟁을 인간성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한 평화주의자였으나, 부득이 무기를 들게 되면 영화에서 보듯 몸소 변방의 전선에 나갔습니다. 그의 죽음도 전장에서 얻은 역병 탓이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온후하고 의심을 모르는 아우렐리우스는 아들 코모두스를 무척 아껴 일찍부터 권력에 개입시켰다고 전해집니다. 응석받이 코모두스는 '로마인들에게 내려진 가장 극악한 저주'로까지 불리는 폭군이 됐습니다. 철인황제 아우렐리우스가 후계자 선택만은 이상하게 어리석었다는 역사의 평가로부터 <글래디에이터>의 상상력은 발동한 셈입니다.
주인공 막시무스의 연인으로 나오는 코모두스의 누이 루실라는 영화에서와 달리 아버지와 공동 황제 자리에 있었던 루키우스 베루스의 아내였으나 그가 젊은 나이에 죽자 아버지의 뜻에 따라 속주 출신의 장군 티베리우스 클라우디우스와 정략적으로 재혼을 합니다.
그녀는 코모두스가 황제에 오른 후, 황후 지위에 대한 권력욕으로 원로원 의원들과 연합해 코모두스에게 암살자를 보냈습니다. 실패한 암살자는 죽기 전에 경솔하게도 자신의 배후를 발설했고, 루실라는 카프리 섬으로 귀양을 갔지만 곧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폭군 코모두스는 잔인하고 난폭한 인물이었습니다. 12살 때 그는 목욕물이 지나치게 뜨겁다는 이유로 노예를 용광로에 던져 버렸으며, 술과 도박을 좋아하던 그는 젊은 여자 300명과 소년 300명을 하렘에 두고 섹스에 탐닉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눈에 띄는 여자 친척과는 모두 동침한" 인물이었고, 누이 루실라도 거기에서 제외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처럼 코모두스는 육체적인 강인함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헤라클레스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해 신화가 전하는 헤라클레스의 모습 그대로 사자 가죽을 걸치고 곤봉을 들고 다녔습니다.
자신이 불굴의 검투사라고 생각한 그는 황음과 잔혹을 즐기며, 실제 콜로세움에 나아가 야수와 납검 든 검투사를 상대로 무수히 살육 경기를 벌여 대전료까지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막시무스를 향한 질투에 미쳐 단 한 번 검투장에 서는 <글래디에이터>와 달리 코모두스는 735번 검투장에 나타났습니다.
한 역사가는 "코모두스는 피로 뒤범벅이 되지 않고서는 결코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황제에게 저항할 수 없었던 검투사들이 수없이 그의 손에 죽어 갔습니다. 그는 살아 있는 사람을 바위로 분장시켜 과녁으로 삼기까지 했습니다.
로마의 멸망은 코모두스의 이런 방탕함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즉위 초에 자객의 습격이 있은 뒤부터 코모두스는 원로원을 겁내고 멀리했습니다. 코모두스는 제위에 오른지 12년이 지난 192년 12월 31일, 애첩 마르키아에게 독살됐으나 독이 늦게 퍼져 그의 레슬링 코치였던 청년 나르시수스에게 목졸려 죽었습니다.
시체는 갈고리에 걸려 검투사들의 탈의실로 운반되었습니다. 그가 죽었을 때 로마의 재정은 거의 바닥 상태였습니다. 코모두스에게는 후계자도 없었습니다. 다섯 달 동안 네 명의 황제가 혼란스러운 로마를 지배했고, 용병은 반란을 일으켰고, 권력에 눈이 먼 정치가와 군인들 때문에 내전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로마의 영광은 코모두스와 함께 점차 사라집니다.
< 킹덤 오브 헤븐 >
"현대에 부활한 거대한 역사의 현장, 중세 예루살렘, 창조적이고 핵심적인 두뇌가 모여 당대의 생활상과 향기마저 기록하다!!" 이 영화에 대한 당시 평입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감히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역량이 집대성된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서사 액션 대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십자군 전쟁은 그동안 수많은 제작자와 감독들이 영화화를 꿈꿨지만, 그 방대한 스케일을 소화해낼 자신이 없어 감히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던 금단의 소재였습니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 감독은 달랐습니다.
개인의 휴먼드라마에 이 방대한 역사적 사건들을 차용, 중세 황금기에 일어났던 이슬람과 기독교도들 간의 지난한 전쟁을 생생하게 담아냈을 뿐 아니라, 영화사상 가장 웅장하고도 완성도 높은 스펙터클로 역사를 신화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 스케일과 세부까지 리얼하게 담아낸 대규모 전투씬, 여기에 화면을 압도하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가슴을 적시는 사랑,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묻는 심원한 테마까지 무엇 하나 놓칠 수 없습니다.
종교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이 민감한 뇌관을 건드린 <킹덤 오브 헤븐>이라는 영화를 지배하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종교의 허무함', '반기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그린 이 영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기독교가 이슬람에 도발함으로서 전쟁이 발생합니다.
기독교 기사단의 레이몽이 이슬람 대상을 습격함으로서 다마스커스에서 전쟁이 일어날 뻔 한 일, 아랍군의 총사령관 술탄 살라딘의 누이를 공격해서 죽임으로써 결국 예루살렘 공성전이 벌어진 일, 100년 전 기독교 세력이 예루살렘의 아랍세력을 학살해서 이 모든 분쟁이 씨앗이 된 것 모두 기독교의 과오였습니다.
영화의 주 무대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는 예루살렘. 영화 내내 수 많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이라는 작은 곳을 위해 목숨을 버려가며 지키고 공격합니다. 영화는 말합니다.
예루살렘이라는 돌무더기는 종교가 남기고 간 빈 껍데기에 불과한 곳이라는 것을... 지금 자신이 살아있고 살고자 하는 의지야말로 천국(Heaven)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 종교가 영화를 보고 있는 당신에게 무슨 의미인지, 왜 싸우는지 다시 한 번 물어봅니다.
십자군을 이끄는 주인공 발리안과 아랍군을 이끄는 살라딘이 영화의 종말부에 협상을 끝내고 헤어지기 전의 문답에는 그의 생각이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발리안 : "What is Jerusalem worth?"
"예루살렘이 무슨 가치가 있소?"
살라딘 : "Nothing"
살라딘 역시 발리안과 같이 '성지(聖地) 예루살렘'에 대해서는 일말의 가치를 두지 않는 합리주의자입니다.
이 말을 마치고 뒤돌아 걸어가던 살라딘이 되돌아서서 또다시 말합니다.
살라딘 : "Everything"
하지만 아랍 세력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예루살렘은 그에게 있어서 정치적으로 'Everything'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