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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기 설운 줄/ 김삼현(金三賢)
【시조】
늙기 설운 줄을 모르고나 늙었는가.
춘광(春光)이 덧이 없어 백발(白髮)이 절로 났다.
그러나 소년(少年)적 마음은 감(減)한 일이 없세라.
【어구 풀이】
<설운 줄> : 서러운 줄
<춘광(春光)> : 봄빛
<덧> : 퍽 짧은 시간.
<덧이 없어> : 덧없어
<백발(白髮)> : 흰 머리카락
<소년(少年)적> : 소년 시절
<감(減) 한 일> : 덜한. 줄어들 일.
<없세라> : 없구나!
【현대어 풀이】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일인 줄을 모르고서 늙었더냐?
해마다 봄날의 아름다운 빛이 속절없이 빠르게 지나가므로 흰 머리가 저절로 났구나.
그렇지만 어릴 적 희망에 부풀던 마음은 조금도 줄어든 일이 없도다!
❤️💜💙💛
김삼현(金三賢)은 숙종 때의 무신이며 시인이다. <한국시가사강(韓國詩歌史綱)>에 의하면, 그는 품계가 절충장군에 이르렀으나 장인인 주의식(朱義植)과 함께 벼슬에서 물러나 강호에 은거하며 시를 지어 소일했다. 시조 6수가 전한다.
💜
내 정령(精靈) 술에 섞어 님의 속에 흘러 들어
구회간장(九回肝腸)을 다 찾아다닐망정
날 잊고 남 향한 마음을 다 쓸으려 하노라.
녹양춘삼월(綠楊春三月)을 잡아매어 둘 것이면
센 머리 뽑아내어 찬찬 동여 두련마는
올해도 그리 못하고 그저 놓아 보내거다.
늙기 설운 줄을 모르고나 늙었는가.
춘광(春光)이 덧없어 백발이 절로 난다.
그러나 소년 적 마음은 감한 일이 없어라.
💙
공명(功名)을 즐겨마라 영욕(榮辱)이 반이로다.
부귀(富貴)를 탐(貪)치마라 위기(危機)를 밟나니라.
우리는 일신(一身)이 한가(閑暇)커니 두려운 일 없어라.
송단(松壇)에 선잠 깨어 취안(醉眼)을 들어 보니
석양(夕陽) 포구(浦口)에 나드나니 백구(白鷗)로다.
아마도 이 강산 임자는 나뿐인가 하노라.
크나큰 바위 위에 네 사람이 한가롭다.
자지가(紫芝歌) 한 곡조를 오늘이야 들을런가.
이 후는 나 하나 더하니 오호(五晧) 될까 하노라.
💛
앞의 세 수는 인생에 대한 열정이나 미련을 읊었다면, 뒤의 세 수는 세속을 잊고 자연에 몰입하는 경지를 노래했다고 하겠다. 첫 수는 님을 잊지 못하는 마음을 읊었고, 둘째와 셋째 수는 늙음을 탄식한 것이다. 넷째 수에서는 부귀공명을 버리고 한가히 지내라 하였고, 다섯째 수는 자연에 동화된 생활을 읊은 것이며, 마지막 수는 신선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다.
💜
첫 수의 상상력은 상당히 기발하다. 자신의 넋을 술에 넣어서 님의 몸속을 돌아다니며 사랑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를 잊고 남에게 옮아가는 마음을 쓸어 없애겠다고 했으니, 님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은 강한 열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 둘째 수에서 푸른 버들이 우거진 봄날을 잡아매어 놓고, 거기에 자신의 센 머리카락도 함께 묶어두고 싶다고 하여, 시간을 정지시켜서 늙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젊음을 놓아 보내고 말았다고 했다. 셋째 수에서는 늙기가 서러운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지만, 젊음은 덧없이 흘러가고 백발이 되었다고 한숨지었다. 그러나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어릴 때 마음은 옛날 그대로라고 하여 늙음을 서러워하는 마음이 더욱 사무친다고 하였다.
💙
넷째 수는 교훈적 어조를 띠고 있다. 공을 세워 이름을 날리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로 인해 남의 시기를 받을 수 있으니 영욕이 반반이고, 부귀가 좋은 것이긴 하지만 그 때문에 뜻하지 않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부귀공명을 버리고 한가히 지내므로 그런 시기나 위험에서 오는 불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벼슬을 버리고 물러나 노후의 편안함을 도모했던 명철보신의 철학이지만, 기회와 위험을 함께 버린 은퇴자의 처신이다. 다섯째 수는 강호에서 자연과 동화된 모습이다. 소나무 언덕에서 낮잠을 깨어 취한 눈으로 석양의 포구를 보니 날아드는 갈매기가 눈에 들어온다는 시각적 풍경묘사다. 자연에 취한 경지다. 그래서 자신이야말로 강산의 임자라고 한 것이다. 마지막 수는 신선의 경지를 엿보는 것인데, 초장에서 바위 위의 네 신선을 제시했다. 뒤에 오호(五晧)라고 한 것으로 보아 상산사호(商山四晧)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상산사호는 한고조의 황후인 여후가 자신의 소생인 혜제(惠帝)에게 제위를 물리기 위하여 장량(張良)의 자문에 따라 상산에 은거했던 네 늙은이를 불러내어 한고조를 뵙게 했다는 그 사람들이다. 그들도 사람이었겠지만 오래도록 자연에 묻혀서 신선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들이 바위 위에 있으니 신선들의 노래인 자지가(紫芝歌)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다음에는 자신도 이들 사이에 끼여서 오호(五晧)가 될 것이라 했으니 그도 속세를 떠나 신선되기를 소망했다. 자연에 동화된 최상의 경지가 신선이라고 본 것이다.
❤️ 청춘 소년들아 백발 노인 웃지마라 / 정철
청춘 소년들아 백발 노인 웃지마라
공변된 하늘 아래 넨들 매양 젊었으랴
우리도 소년행락이 어제런 듯 하여라
💜
공변된 : 공평한
💙감상
인생무상을 노래함과 동시에 젊은 사람들에게 경노사상을 일깨워 주는 노래다.
'청춘 소년들아 백발 노인을 보고 나이 많다고 비웃지마라. 하늘의 이치가 지극히 공평한데, 너희들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늙지 않겠느냐, 우리도 소년시절을 즐기던 것이 어제 같은데 어느덧 이렇게 늙었구나.
❤️객창(客窓)에 돋는 달이 / 임제(林悌)
객창(客窓)에 돋는 달이 어듸 가 비최다가
기나긴 밤 녀왼 내 시름을 뉘게 알외려 하노
어즈버 님 그리는 회포(懷抱)는 나 혼자인가 하노라
💛
상황: 깊은 밤, 잠 못 드는 나그네가 창가에 비친 달빛을 보며 고뇌함.
1. 핵심 정리
갈래: 평시조, 정형시, 서정시
성격: 애상적, 연정가(戀情歌)
주제: 타향에서 느끼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이별의 슬픔
💙특징:
'달'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화자의 고독과 그리움을 심화함.
시각적 이미지(달)와 청각적 이미지(두견새 소리)의 조화를 통해 애상적 분위기 조성.
객지(客窓)라는 공간적 배경을 통해 화자의 처지(외로움)를 강조함.
2. 시어 및 시구 풀이
객창(客窓): 나그네가 묵는 방, 즉 화자가 현재 처한 타향의 고독한 공간.
돋는 달: 화자의 외로움과 그리움(정서)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
두견이(소쩍새): 전통적으로 애상, 한(恨), 슬픔을 상징하는 감정 이입의 대상.
엊그제 님 여히고: 최근에 임과 이별하고.
물며 객리(客裡): 울며 타향에서.
3. 구조 및 감상
초장 (객창 돋는 달의 두견이만 우지진다): 타향의 방에 달이 비치는 밤, 두견새 소리를 들으며 외로움을 느낌.
중장 (엊그제 님 여히고 물며 객리): 임과 이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타향에서 슬픔에 잠겨 있음.
종장 (시적 정서의 극대화): 이별의 정한과 고독감이 절정에 달함.
4. 핵심 포인트
이 시조는 애정 시조에서 달이 화자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요인(감정 유발)으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2021년 3월 모의고사에서는 달이 임과 이별한 상황과 결합하여 화자의 슬픔을 심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객창(客窓) 돋는 달 / 조지훈
어느 산(山) 굽이 길을 돌아오기에
이다지도 가슴이 설레었느냐.
낯선 지붕 아래
이 밤을 또 어디서 자야 하느냐.
등불 아래 앉아
턱을 괴고 생각하면
어둠 속에 산울림이
혼자서 돌아오고
창(窓) 밖에 달이 돋아
뜰에 어릴 때
머언 고향(故鄕) 하늘에
기러기 울음이 들린다.
1. 작품의 주요 특징
제목의 의미: '객창'은 나그네가 머무는 방의 창문을 뜻합니다. 그 창으로 떠오르는 달을 보며 느끼는 외로움을 표현했습니다.
💙핵심 정서: 고독, 애상, 그리움.
시각적 이미지: '달', '촛불', '그림자' 등의 소재를 활용하여 정적인 밤의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2. 시의 내용 요약
이 시에서 화자는 낯선 곳의 여관방(객실)에 홀로 앉아 있습니다. 창가에 돋아나는 달빛을 바라보며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들고, 자신의 처지를 한 떨기 촛불이나 흔들리는 그림자에 투영하며 고요한 슬픔을 노래합니다.
3. 문학적 의의
조지훈은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하며 자연에 대한 경외와 선비적인 지조, 동양적인 고전미를 추구했습니다. 「객창 돋는 달」 역시 이러한 그의 초기 시풍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절제된 언어를 통해 전통적인 한(恨)의 정서를 세련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객창(客窓) 돋는 달 / 이병기
[1]
객창에 돋는 달이 유달리도 밝고나
고향의 집 뒷산에도 저리 밝게 비치리
두고 온 아내와 자식 생각 절로 나구려
[2]
어쩌다 이 밤에 홀로 잠 못 이루는가
멀리 짖는 개 짖는 소리 더한층 외롭고나
밤 깊어 이슬 내리니 옷깃마저 젖어오네
2. 핵심 요약
주제: 타향에서 느끼는 객愁(객수)와 고향 및 가족에 대한 그리움.
성격: 서정적, 전통적, 애상적.
💛특징:
선경후정: 전반부에서 달이 뜨는 배경을 제시하고, 후반부에서 화자의 외로운 감정을 드러냅니다.
감각적 묘사: '밝은 달'이라는 시각적 요소와 '개 짖는 소리'라는 청각적 요소를 통해 고립감을 심화합니다.
절제된 미학: 슬픔을 직접적으로 분출하기보다 담백하고 차분한 어조로 표현하여 현대 시조 특유의 세련미를 보여줍니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고향을 떠나 생활하던 지식인의 보편적인 슬픔을 담고 있으며, 가람 이병기가 주창한 '시조의 혁신'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더 상세한 해석이나 가람 이병기의 다른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가람이병기기념관 누리집을 통해 작가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갈 제는 청산(靑山)이러니 / 작자미상
갈 제는 청산(靑山)이러니 올 제 보니 황산이로다.
산천도 변하거든 낸들 아니 늙을소냐.
두어라 저리 될 인생이니 아니 놀고 어이리.
가뜩 달 밝은 밤에 초충성(草虫聲)은 무슨 일고.
님이 못 오거든 잠이나 보낼소냐.
잠조차 기다리려 하니 더욱 설워하노라.
가뜩에 저는 나귀 채 주어 몰지 마라.
서산(西山)에 해지다 달 아니 돋아 오랴.
가다가 주사(酒肆)에 들면 갈동말동 하여라.
갓스물 선머슴 적에 하던 일이 다 우습다.
아랫녘 주탕(酒湯)들과 알간나희 개성부(開城府) 통직(桶直)이와 덩덕꿍 치는 무당년들이 날 내라 할 이 뉘 있으리.
우리도 소년(少年)쩍 마음이 어제런 듯 하여라.
강산(江山)을 좋이 여겨 내 비록 노닐진들
님 향한 마음이야 어느 때 잊을소니.
흉중(胸中)의 일편단심(一片丹心)은 하늘이 알으시리.
💜
"갈 때는 청산이러니"는 고려 시대의 가요 '가시리'의 한 구절을 연상시키거나,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한 고시조 및 민요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맥락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생의 덧없음: "올 때는 빈손으로 왔으나 갈 때는 청산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삶과 죽음의 자연스러운 순리를 나타냅니다.
가시리(고려가요): 직접적인 문구는 다르지만, "가시리 가시리잇고"와 함께 떠나는 임을 보내는 슬픔과 자연으로의 귀환을 노래할 때 유사한 정서가 사용됩니다.
나옹선사의 시: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로 시작하는 시구처럼, 세속을 떠나 자연(청산)으로 돌아가는 초연한 삶의 태도를 상징합니다.
<핵심 정리>
*성격: 연정가, 이별가
*화자:임과 이별하는 이
*정서 :슬픔
*주제:이별의 정한
💙💜
고려 시대 가요 <청산별곡>의 7연에 등장하는 구절인 "갈 때는 청산이러니"를 중심으로 한 핵심 정리입니다.
1. 해당 구절의 의미와 문맥
원문: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물아래 가던 새 본다 /
익무든에끼라 가지고 물아래 가던 새 본다
해석: (속세로) 가던 새(또는 갈던 쟁기)를 본다. 평원(물아래)으로 향하는 새를 본다. 녹슨 쟁기를 가지고 속세로 향하는 새를 본다.
핵심 의미: 청산에 들어와 살면서도 여전히 속세(물아래)에 대한 미련과 번민을 버리지 못하는 화자의 심경을 나타냅니다.
2. <청산별곡> 핵심 정리
갈래: 고려 가요 (속요)
성격: 서정적, 애상적, 현실 도피적
주제: 삶의 고뇌와 비애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 (현실 도피)
구성: 총 8연의 분연체 (기-승-전-결의 구조)
형식적 특징:
3·3·2조의 3음보 율격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라는 후렴구를 통해 흥겨운 리듬감 형성 및 분연의 기능 수행
❤️나의 미평한 뜻을 / 무명씨(無名氏)
나의 미평(未平)한 뜻을 일월(日月)께 묻잡나니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에 무슨 일 배앗바서
주색(酒色)에 못 슬믠 이 몸을 수이 늙게 하는고
💙
핵심 내용:
미평(未平):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월(日月): 해와 달, 즉 '세월'을 뜻하며, 인간의 의지대로 바꿀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주제: 늙어가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무상함과 인생의 비애를 노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시 구절 (작자 미상 시조):
"나의 미평(未平)한 뜻을 일월(日月)께 묻잡나니. 구만리(九萬里) 장천(長天)에 무슨 일 배앗바서. 주색(酒色)에 못……”.
결론:
'나의 미평한 뜻을 전문'은 고전 시가에서 화자의 불안하고 편치 못한 마음 상태를 드러내며, 주로 늙음과 세월의 흐름 속에서 겪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과 비애를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주렴(珠簾)에 비친 달과 / 작자미상
주렴(珠簾)에 비친 달과 멀리 오는 옥적소리
천추만한(千秋萬恨)을 네 어이 돋우느냐.
천리에 임 이별하고 잠 못 들어 하노라.
💙
* 출전= 육청(六靑)
* 주제=임을 그리워함
💛
1. 핵심정리
갈래: 평시조, 연정가, 이별가
성격:애상적, 감상적, 원망적
제재: 달, 옥적(옥피리) 소리, 이별
주제:임과 이별한 후 느끼는 깊은 시름과 그리움, 전전반측(불면)의 고통
특징:
. '달'이라는 시각적 심상과 '옥적 소리'라는 청각적
심상을 결합하여 화자의 슬픔을 심화함.
1.자연물(달, 피리 소리)을 화자의 정서를 자극(촉발 )하는 매개체로 활용함
천', '만 등의 수사를 활용하여 화자가 느끼는 정서의 깊이와 거리감을 강조함
2. 잠 못 이루는 상황을 통해 이별의 고통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함.
❤️달 뜨자 배 떠나가니 : 김광욱(金光煜 1580∼1656)
닻 뜨자 배 떠나가니 이제 가면 언제 오리.
만경창파(萬頃蒼波)에 가는 듯 다녀옴세.
밤중만 지국총(地菊叢) 소리에 애끊는 듯하여라.
💜【어구 풀이】
<만경창파(萬頃蒼波)> : 넓고 푸른 바다.
<가는 듯> : 가자마자.
<밤중만> : 밤중쯤.
<지국총(地菊叢)> : 흥을 돋우는 어부가(漁父歌)의 후렴구.
💙【현대어 풀이】
닻을 올리자마자 배가 떠나가니 지금 가면 언제 오시려나.
넓고 넓은 바다를 거침없이 잘 가듯이 그 같이 돌아오소.
밤이면 노 젓는 소리에 에만 태우는구나.
【감상】
정(情)과 한(恨)은 맞먹는 것인지 고인은 자기의 그리움을 이별에 얹어 부르기를 즐겼다. 또 이 시조에서와 같이 바다의 넓고 험악함이 세상과 같아서, 인생의 험로(險路)를 흔히들 만경창파(萬頃蒼波)에 견주었다.
지은이는 성품이 강직하여 1611년(광해군 3)에는 이황(李滉)의 문묘종사(文廟從祀)를 반대하는 정인홍을 탄핵했는가 하면, 1615년(광해군 7) 광해군의 폐모(廢母) 논의에는 아예 불참하여 파직당하는 등, 의(義) 아닌 것에는 따르지 않았던 사정을 생각한다면, 이 시조가 보인 그의 정이 어떠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여기에서의 정은 다만 표현상 여자에 비유되는 것뿐 사람에 대한 그리움 그것이다. 세파(世波)가 흉흉하여 살고 죽음과 만나고 헤어짐이 무상한 때의 일임에, 그의 정의 소재와 발상이 짐작된다.
종장의 ‘지국총’ 소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임 찾아오는 반가운 기별일 수도 있고, 혹은 사람과 사람의 정을 끊을지도 모르는 모진 힘을 부리는 흉음(凶音)일 수도 있다. 그 어느 뜻의 소리이든 사람의 사람을 향한 사람의 그리움을 일깨워주는 음부(音符)인 것을 알겠다. - 이상보 : <명시조감상>(을유문화사.1970) -
이 작품은 서경악부(西京樂府) 18곡의 하나인 <이선악가(離船樂歌)>이다. 여기서, 폭군 같이 군림하는 남성의 그늘에서 인종(忍從)으로 살아온 여인, 끝없는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그 희생을 미덕으로 여겼던 한국 여심(女心)의 슬픈 단면을 보는 듯하다.
이 여인에게 있어서 '바다'는 임과 자신을 갈라놓는 한없이 원망스럽고도 넓은 곳이었을 것이다. 우리 옛 노래에 이별의 장면이 흔히 강이나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전개됨은 이것들이 단절이요, 절망이요, 인간이 부딪치는 한계선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강이나 바다 앞에서 절망을 느끼고 체념을 배우며 살아온 것이 조선 여인들이라 한다. 임을 붙잡지 못하는 용기를 가져보지 못한 채, 자기의 서러움을 마음껏 털 놓지도 못하고, 떠나는 임의 눈치를 살피며, 이제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체념이 깃들인 여심(女心)이 잘 투영되어 있다.
결국 이 노래는 아프고 쓰린 이별의 심정이 절묘하게 그려진 애절한 노래로 '가난 듯 다녀옴세.'라고 하는 한마디 속에 작자의 모든 감정이 응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선 인조 때의 학자 죽소(竹所) 김광욱(金光煜: 1580∼1656)이 지은 연시조 <율리유곡(栗里遺曲)> 17수가 있다
💛
핵심정리
1
갈래: 평시조, 연정가( 통치 ), 이별가
성격: 애상적, 감상적
제재: 달,배, 이별
주제: 임과의 이별에 대한안타까움과 슬픔, 재회에 대한 간절한 소망
💙특징:
1. '달'이라는 자연물을 이별의 시간적 배경으로 활용하여 애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함
지국총(노 젓는 소리)'이라는 청각적 심상을 통해 이별의 슬플을 심화함
2. 망망대해(만경창파)의 이미지를 통해 임과의 거리감과 막막함을 형상화함
3. 떠나는 임이 가는 것처럼 쉽게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함
❤️산중잡곡(山中雜曲) 49수 : 김득연(金得硏 1555~1637)
<제1수>
와룡산(臥龍山) 나린 아래 반무당(半畝塘)을 새로 여니
티끌 없는 거울에 산영(山影)이 잠겼구나
이 내의 경영(經營)하는 뜻은 그를 보려 하노라
와룡산에서 흘러내린 아래에 반무당 연못을 새로 만드니
깨끗한 물에 산 그림자가 비쳤구나!
이런 나의 뜻은 아름다운 자연을 보려 함이다.
와룡산 내린 아래 반무당을 새로 여니
티 없는 거울에 산그림자 잠겼구나.
이 몸이 연못 만듦은 그걸 보려 함이러라
<제2수>
지당(池塘)에 활수(活水) 드니 노는 고기 다 혤로다
송음(松陰)에 청뢰(淸籟) 나니 금슬(琴瑟)이 여기 있다
앉아서 보고 듣거든 돌아갈 줄을 모르노라.
연못에 물 흐르니 노는 고기 많이 있구나.
솔그늘에 바람 맑으니 금슬이 여기 있다.
앉아서 보고 들으니 돌아갈 줄 모르누나.
<제3수>
솔 아래 길을 내고 못 위에 대를 쌓으니
풍월연하(風月烟霞)는 좌우(左右)로 오는고야
이 사이 한가히 앉아 늙는 줄을 모르리라.
솔 아래 길을 내고 연못 위에 대 쌓으니
달 바람과 노을은 좌우에서 오는구나.
이 사이에 한가히 앉아 늙는 줄을 모르리라.
소나무 아래에 길을 내고 연못 위에 축대를 쌓으니.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가 좌우에 펼쳐져 있구나.
이와 같은 자연 속에 한가하게 앉아 있으니 늙는 줄을 모르겠구나.
<제4수>
늙어도 막대 짚고 병들어도 눕지 않아
솔 아래 두루 걸어 연못 위에 앉아 쉬니
묻노라, 이 어떤 할아비인가 나도 몰라 하노라.
<제5수>
집 뒤에 고사리 뜯고 문 앞에 샘물 길어
기장밥 익게 짓고 산나물을 물로 삶아
조석에 음식 맛 좋음도 내 분수인가 하노라.
<제6수>
배가 고프거든 바구니의 밥을 먹고
목이 마르거든 표주박의 물 마시니
이리하는 가운데 즐거움이 또 있구나.
남들의 뜬구름 같은 부귀 부러울 줄 있으랴.
<제7수>
산중에는 흰 구름이 있음이요,
산 밖에는 푸른 물이 있음이라.
구름 찾아 나물 캐고 물가 따라 고기 낚아
이 몸이 한가히 다니니 모든 일이 무심하구나.
<제8수>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녹음난다.
비단 편 듯 가을 산에 밝은 달이 더욱 좋다.
하물며 흰 구름 푸른 솔을 일러 무엇 하리오.
<제9수>
우리들 살아감은 몇 가닥 백발이요,
우리네 마음은 한 조각 청산이라.
설월 풍화에 네 계절의 흥 담겼으니
이 외에 즐거운 일이 또 없을까 하노라.
<제10수>
늙어서 할 일 없어 산중으로 돌아오니
솔 국화와 원숭이 학이 모두 나를 반기누나.
아희야, 술 가득 부어라 근심 잊고 즐기리라.
<제11수>
용산에 봄비 개니 고사리가 살쪄 있다.
석침에 솔바람부니 잠이 절로 깨어난다.
아희야, 국물을 달여라, 벗을 못 기다리노라.
<제12수>
벗이 온다 하기에 소나무 길 손수 쓰니
무심한 백운은 쓸수록 다시 생겨난다.
백운아, 동문을 닫지 마라. 올 길 모를가 하노라.
<제13수>
머리 허연 늙은 할아비 솔 아래 누웠더니
희롱하는 솔방울은 앉은 앞에 떨어진다.
적막해 말할 이 없으니 웃고 주워 보노라.
<제14수>
무릉도원 있다 해도 옛날 듣고 못 봤더니
붉은 노을 가득하니 여기 짐짓 거기로다.
이 몸이 또 어떠한가, 무릉인인가 하노라.
<제15수>
상산 늙은 할아비가 채지가를 부르더니
천년 뒤 지곡에서 나도 늙어 부르노라.
옛사람 즐기던 맛을 이내 마음이 알리로다.
<제16수>
상산동 내려와서 지곡 굽이 돌아드니
송월지대에 머리가 센 할아비 앉아 있네.
가끔씩 백운을 따라 지치를 캐러 가노라.
<제17수>
산밑 샘에 귀 씻으니 인간사를 어찌 듣고
강가 솔을 벗 삼으니 세한심사 내 아노라.
하물며 늦은 공업은 자연 속에 묻혔노라.
<제18수>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모두 어리석네.
살 줄만 알고 죽을 줄은 모르누나.
어디에 다 두고 두고서 먹을 줄을 모르는가.
<제19수>
산중에 병든 몸이 내 홀로 한가로워
살고 죽고 춥고 주림을 하늘에게 맡겨두고
평생에 값없는 것은 명월청풍뿐이로다.
<제20수>
내 빈천을 보내려니 이 빈천 뉘게 가며
남의 부귀 오라 한들 저 부귀 내게 오랴.
보내지도 청하지도 마라. 내 분수대로 살리라.
<제21수>
공명도 잊고 저마다 따를 이도 많고 많은데
부귀를 더욱 마다하는 사람 많고 많다.
아마도 이 내 빈천이야 즐거움이 끝이 없노라.
<제22수>
본성이 무식하여 아무 일도 다 모르니
동서를 어찌 알며 남북인들 내 알더냐.
아마도 모르는 것이니 모르는 대로 하리라.
<제23수>
백년은 삼만육천 일이라.
이 앞에 얼마나 남았나 하니
이렇게 또 언제 다시 놀 수 있으리
우리는 오늘 내일 모래 매일매일 놀리라.
<제24수>
인간 모든 일을 상제께서 아시나이다.
백년 앞길이 너무 가까워 서러우니
원컨대 불로장생을 분간하여 내리소서.
<제25수>
상제께서 여기시되 네 말도 가엽지만
백발 오는 이치를 어찌 할 수 있으리오.
아직은 첫 백년이야 뜻대로 하리이다.
<제26수>
육십년 다 지내고 또 두 해를 지냈더니
오늘날 봄을 보니 또 한 해가 오는구나.
매일에 한 해 또 한 해 하면 천백 년에 이르리라.
<제27수>
옛날 놀던 벗님네들 손꼽아 세어 보니
수십 년 이래에 반이나마 없어졌네.
우리는 살아 있을 때 매일 이리 노니노라.
<제28수>
어릴 때는 자라려 했더니 자라나니 늙기 섧다.
늙을 줄 알았던들 자라지나 말을 것을
아마도 못 젊어질 인생 아니 놀고 어쩌리.
<제29수>
삼가 뜻하는 바 말씀이 있으시며
하려는 바 있으시면 모두 다 이룩하소서.
유령이 놀던 곳인 취향도 황폐하니,
세상에 다툴 이 없게 법을 따라 이루소서.
<제30수>
상제께서 여기시되, 장사가 사실이라도
도연명 이태백도 뭐라 못한 땅이거니
천하에 함께 지니고서 모두 모두 놀아보세.
<제31수>
세상에서 민망한 게 시 짓기 어려움이라.
설월풍화 만나면 대접하기 어렵구나.
허다한 좋은 글귀를 떠오르게 해 주소서.
<제32수>
상제 여기시되 옛글을 견주어 보니
시경 삼백과 이백 두보와 제자백가의 글을
사람을 시켜 모두 나누어 주었거늘
저래도 부족하지 않으니 이제 어찌 넉넉히 하리.
<제33수>
또 다시 생각하니 내 가난은 불 가난이로다.
시 지으면 사람이 궁해지니 그렇도다.
아무리 부족해도 시야 거짓말로 하겠는가.
<제34수>
다만 한 간 초가인데 세간이 많고 많다.
나하고 책하고 벼루 붓은 무슨 일인가.
이 초옥 이 세간으로 아니 즐겨 어찌 하리.
<제35수>
매화는 동지에 피고 국화는 섣달에 핀다.
이 어떤 천지조화 그리 갖추어 생겼는고.
선옹 늙었는가 하여 매일 바라봄이로다.
<제36수>
내 벌써 늙었는가, 늙은 줄을 내 몰라라.
마음은 젊어 있서 벗들과 놀려 하니
어기야 젊은 벗들은 나와 놀자 하는구나.
<제37수>
내 모습을 내 못 보니 그토록 벌써 늙었느냐
엊그제 소년이어든 그리 쉽게 늙을 손가.
아무리 늙었다 하여도 나는 몰라 하노라.
<제38수>
젊은 벗님네야, 늙은이 웃지 말라
젊기는 잠시뿐이요, 늙기는 더 쉬우니
너희도 나같이 되면 또 웃는 이 있으리라.
<제39수>
칠십년을 다 지낸 후 팔년이 다 되니
한가한 이 몸이 수역중에 늙어간다.
오늘날 봄을 만나 격양가를 부르노라.
<제40수>
히히 히히 또 히히 히히
이래도 히히 히히 저래도 히히 히히
매일에 히히 히히하니 하는 일마다 히히로다.
<제41수>
어리석고 또 어리석어 하는 일이 다 어리석다.
이리함도 어리석고 저리함도 어리석다.
아마도 어리석으니 어리석은 대로 하리라.
<제42수>
내가 졸렬하니 졸렬한 중 더 졸렬하다.
생애도 졸렬하고 학업도 졸렬해라. 두어라
두어라 본성이 졸렬하니 모두 다 졸렬하네.
<제43수>
애고 늙어 서러우니 늙지 말고 살았으면
세월이 빨리 지나 아무러케나 늙었도다.
비록에 늙을지라도 오래 살며 놀리라.
<제44수>
늙기 다 서러우니 오래 살기 어려우니
진실로 오래 살면 늙을수록 더 놀리라. 둬라
두어라 즐거워 시름 잊고 늙을 줄을 모르리라.
<제45수>
책 만권을 대하여 먼 옛 벗을 생각하니
세상 사이 가던 길이 가슴에 오는구나.
진실로 옛 벗과 옛 길 알면 아니 가고 어찌하리.
<제46수>
늙으면 죽기 쉽고 죽으면 벗 없으니
늙어도 살았을 제 벗과 놂이 그 옳으리.
우리는 그런 줄 알아 벗과 매일 놀리라.
<제47수>
내 뜻 아는 벗님네들 모두 오소.
모두 와서 함께 노니 그 아니 즐거우랴.
하물며 풍월이 무진장하니 그와 놀자 하노라.
<제48수>
어화, 벗님내야 모두 모두 다 오시니
이 산정자도 늙었으니 오늘날 더 즐겁다.
비록에 숲 깊고 길 어두워도 자주자주 오시오.
<제49수>
늙은이 늙은이를 만나니 반갑고 즐겁구나.
반갑고 즐거우니 늙은 줄을 모르노라.
즐기리라 진실로 늙은 줄 모르니 매일 만나 즐기리라.
💙
갈래: 연시조
성격: 자연친화적, 강호가도
주제: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의 흥취와 늙음에 대한 감회
💛특징
◾ 대구적 표현을 사용해 운율감을 형성함
◾ 영탄법을 사용해 경치에 대한 화자의 감상이 나타남
[작자]
김득연(金得硏 1555~1637) : 조선 후기에 「청량산유록」, 『지수정가』, 『갈봉유고』 등을 저술한 학자.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여정(汝精), 호는 갈봉(葛峯). 세거지는 안동(安東)이다. 성균관 생원 김언기(金彦璣)의 맏아들로서 어머니는 영양남씨(英陽南氏) 남세용(南世容)의 딸이다. 첫 돌 전에 어머니를 여의고 조모 안씨(安氏)에게서 자랐으며, 아버지에게서 글을 배웠다.
[생애 및 활동사항]
1602년(선조 35) 생진양시(生進兩試)에 급제하였으나 일생 동안 벼슬하지 않고 예안(禮安)에 살면서 학문과 시작(詩作)에 전념하였다. 임진왜란 때는 안동에 주둔한 명군(明軍)의 군량미 보급에 힘썼고, 경리(經理) 양호(楊鎬)의 부하 장수들과 교유하여 문장과 덕행으로 그들로부터 추앙받았다.
병자호란 때 삼전도(三田渡)의 치욕을 듣고 비분강개, 병을 얻어 죽었다. 그의 「청량산유록(淸凉山遊錄)」은 임진왜란 이전 지방 사림(士林)의 생활 모습을 그린 작품이고, 한글로 쓴 가사(歌辭) 「지수정가(止水亭歌)」와 64수의 한글 시조는 한국 시가사(詩歌史)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저서로는 『갈봉유고(葛峯遺稿)』가 있다.
[산중잡곡(山中雜曲) 구성 및 형식]
모두 49수로 『갈봉유고(葛峯遺稿)』에 실려 있다. 이들 작품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목 다음에 곁들여 적혀 있는 “가(歌)를 짓고 남은 뜻을 뽑아 내어 짧막한 마리들을 만들었노라(抽出歌中餘意 以爲短闋).”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여기서 가(歌)란 김득연 자신이 지은 장편 가사 『지수정가(止水亭歌)』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산중잡곡』은 그가 『지수정가』를 짓고 난 다음 남은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을 시조라는 단가 형식에 담아서 읊조린 작품이다.
[내용]
구체적으로 『산중잡곡』 49수의 내용은 ① 물외한인으로 자연 속을 우유하는 작자의 생활 태도, ② 시문과 사장에 대한 생각을 적은 것, ③ 인생의 덧없음과 몸이 늙었음을 탄식한 것 등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작품은 평시조의 형태를 충실하게 취했다. “용산(龍山)에 봄비 개니 고사리 채 ᄉᆞᆯ○다/석침(石枕)에 송풍(松風)이 부니 ᄌᆞᆷ이 절로 ○다/아ᄒᆡ야 ○므로 달혀라 번못기다려 ᄒᆞ노라.”
그러나 그 가운데는 일반 평시조에서 상당한 거리를 가진 작품도 있다. “히히히 ᄯᅩ 히히히히/이러도 히히히히 저러도 히히히히/ᄆᆡ양에 히히히히ᄒᆡ니 일일마다 히히히히로다.” 이것은 크게 보면 평시조의 3장6구 형식을 대체로 지킨 작품이나, 그 어투는 여느 양반 시조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한편, 여기에 포함된 대부분의 작품들에는 한문 성구가 꽤 빈번하게 나온다. “생애는 수경백발(數莖白髮), 심사는 일편청산(一片靑山)/설월풍화(雪月風化)애 사시가흥(四時佳興) 다 ᄀᆞ잣다/이외에 즐거온 일이 ᄯᅩ 업ᄉᆞᆯ가 ᄒᆞ노라.”, “솔아래 길ᄒᆞᆯ내고 꼿우희 ᄃᆡ를 ᄉᆞ니/풍월연화(風月烟火)는 좌우로 오ᄂᆞᆫ고야/이 ᄉᆞ예 한가히 안자 늘ᄂᆞᆫ 줄을 모ᄅᆞ리라.”
[의의와 평가]
대체로 『산중잡곡』은 우리말의 맛을 잘 살려서 쓴 것이라기보다는 그 시상(詩想) 또는 상상력에서 볼 만한 단면을 드러낸다. 그런 점에서 다음의 작품 한 수 “버지오마 커ᄂᆞᆯ 솔길ᄒᆞᆯ 손소쓰니/무심(無心)ᄒᆞᆫ 백운(白雲)은 쓸소록 고쳐 난다/져 백운아 동문(洞門)을 ᄌᆞ모지 마라 올길 모ᄅᆞᆯ가 ᄒᆞ노라.”는 시조사에서 가작(佳作)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영삼별곡 (寧三別曲 /권섭
이 몸이 천지간에 쓸 데가 전혀 없어 삽십 년 세월을 흐지부지 보내다가 풍정이 호탕하여 속세 밖에 인연 두고 녹수와 청산을 분수대로 다니더니 어느덧 병이 들어 임장을 닫았으니 어떤 뒷 절 중이 말 많기도 하였구나.
지팡이 느슨히 짚고 나에게 이른 말이 그대 병을 내 모르랴, 수석의 병이노라.
봄바람이 느릿하며 온갖 꽃이 거의 질 때 산속에 비 갓 개니 날씨도 맑을시고.
어화, 이 사람아. 철없이 누워 있으랴.
청려장 재촉해 짚고 가는 대로 가자꾸나.
잠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맑은 바람 문득 불고 새 소리 지저귈 때 시냇가 방초 길에 동협으로 이어졌구나.
아이 종을 불러내어 뼈 드러난 야윈 말에 채찍을 거두어 쥐고 마음대로 놓아 가니 삼짇날 좋은 시절 마침 좋을시고.
시골 아이 노인들은 봄날 흥취 못내 겨워 탁주병 둘러메고 시골 노래 느리게 불며 오락가락 다니는 양 한가하기 한가할 사.
말등에서 늦은 잠을 석양 아래 비껴 들어 천만 봉우리 계곡을 꿈속에서 지나치니 주천으로 흐른 물이 청령포에 닿았구나.
말 내려 네 번 절하고 울면서 하는 말이 석벽은 하늘 찌르고 인적이 그쳤는데 사철나무 옛 가지에 소쩍새는 무슨 일인가.
창오산에 저무는 구름 갈 길도 깊을시고.
동강을 건너리라, 물가에 내려오니,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나니 상앗대 손수 잡아 거슬러 올라가니 금강정 붉은 난간 어렴풋이 내닫거늘
어느덧 올라 앉아 머리를 들어 보니 봉래산 꼭대기에 고운 구름 어리는데 늙은 신선 마주 보아 무슨 일을 물어볼까.
험한 냇물 스무 굽이 건너고 다시 건너 청산은 은은하고 벽계수 둘렀는데 운니촌 산밑마을 이름도 좋을시고.
산속 집에 손님 없어 개와 닭 뿐이로다 귀리를 데친 밥에 풋나물 삶아 내어 포단을 펴 앉게 하고 싫도록 권하누나.
어화, 이 백성들, 기특도 한 게로다.
십리 긴 계곡의 절벽도 좋거니와 계단 길 험한 곳이 양 골짜기 닿았으니 머리 위 조각 하늘 뵈락말락 하는구나.
밀거니 당기거니 꽃냄새 맡으면서 나아가니 별이실 외딴 마을 해는 어이 쉬 넘어가니 봉당에서 자리 보고 밤 지내고 가자꾸나.
밤중에 사립문 밖 긴 바람 일어나며 새끼 곰 큰 호랑이 목 바꾸며 우는 소리 산골을 울렸으니 기세도 대단하구나.
칼 빼어 곁에 놓고 이 밤을 겨우 새워 앞 내에 빠진 옷을 쥐어짜서 손에 쥐고 다른 길로 돌아가며 벌판 불에 쬐어 입고 진나라 때 숨은 백성 이제 와 보게 되면 무릉도원 여기보다 낫다는 말 못하려니 하늘 가로 갈라진 산 대관령에 이었으니 위험하고 높은 고개 촉도길이 이러할까.
하늘에 돋은 별이 잘하면 만질 듯하다.
넓고도 큰 바다가 그 앞에 둘러 있어 대지와 산악을 밤낮으로 흔드는 듯.
밑 없는 큰 구렁에 끝없이 쌓인 물이 만고에 한결같이 줄지 않고 있었던가.
천지간의 장한 모습 반이 넘게 물이로다.
아마도 저 기운이 무엇으로 생겼는고.
성인을 언제 만나 이 이치를 물어보리.
바윗길 익은 중이 가마를 느릿 메고 떨어진 험한 벼랑 어는 듯 지나치고 청옥산 큰 속으로 첩첩이 돌아드니 운모 병풍 비단 장막 좌우로 펼쳤구나.
운교를 걸어 건너 솔숲에 쉬어 앉아 나무하는 아이들아 지난 일을 물어보자.
바람에 움직인 돌 날려온 지 그 몇 해며 짝없는 옛 성문을 어느 때에 쌓았는가.
이 손님 뉘시기에 어이 들어 와 계시는가.
낫과 새끼 메고 찬 앞 절의 상좌러니 나무 섶 따러 와서 무심히 다니노라.
진관암 문 닫은 줄 우리 다 알거니와 그 밖의 물을 일은 피리소리에 부쳤구나.
산 밑에 서린 용이 변화도 무궁하여 어둡고 깊은 오랜 못을 동굴 집을 삼고 있어 층층 바위 백 척 위로 흰 베를 걸어 두고 대낮에 벼락 소리 동굴 계곡 잦았으니 굽혀서 내려 보려니 내 마음 약해지네.
밝은 모래 잇달라 밟아 동해로 내려가서 백옥주 벌려둔 곳 헤치고 앉으면서 동서를 모르는데 원근을 어이 알리 물결 위로 뜬 돌기 줄줄이 펼쳐 있어 엊그제 어디 지나 어디로 간단 말고.
어촌의 늙은 사공 손 흔들어 불러내어 바다 위 소식을 실컷 물은 후에 횃불을 재촉해 들고 성문으로 들어가니 소리 높은 나팔 소리에 바다 달이 돋았구나.
금소정 도로 가니 일곱 신선 그 뉘런가.
금비녀 옛이야기 몇 해나 되었는가.
소동파 적벽부의 학 그림자 그쳤는데 좋은 세상 붉은 봉황을 헛되이 기다릴까.
큰 칼을 빼어 내어 손으로 걷어 쥐고 긴 노래 한 곡조를 목 놓아 부르면서 산호벽수 걸린 처마에 바람에 비껴 앉아 이적선의 풍채를 다시 만나 보겠구나.
장경성 붉은빛이 그 아니 그것인가.
태백산 깊은 속에 거기 아니 가 있는가.
오르고 내리며 실컷 헤아리니 어화, 야단스럽구나. 내 아니 허황한가.
유하주 가득 부어 달빛을 섞어 마셔 가슴이 밝아오니 잘하면 날리로다.
한평생 세상에서 근심 즐거움 모르거니 밝은 모래 잇달라 밟아 동해로 내려가서 백옥주 벌려둔 곳 헤치고 앉으면서 동서를 모르는데 원근을 어이 알리 물결 위로 뜬 돌기 줄줄이 펼쳐 있어 엊그제 어디 지나 어디로 간단 말고.
어촌의 늙은 사공 손 흔들어 불러내어 바다 위 소식을 실컷 물은 후에 횃불을 재촉해 들고 성문으로 들어가니 소리 높은 나팔 소리에 바다 달이 돋았구나.
금소정 도로 가니 일곱 신선 그 뉘런가.
금비녀 옛이야기 몇 해나 되었는가.
소동파 적벽부의 학 그림자 그쳤는데 좋은 세상 붉은 봉황을 헛되이 기다릴까.
큰 칼을 빼어 내어 손으로 걷어 쥐고 긴 노래 한 곡조를 목 놓아 부르면서 산호벽수 걸린 처마에 바람에 비껴 앉아 이적선의 풍채를 다시 만나 보겠구나.
장경성 붉은빛이 그 아니 그것인가.
태백산 깊은 속에 거기 아니 가 있는가.
오르고 내리며 실컷 헤아리니 어화, 야단스럽구나. 내 아니 허황한가.
유하주 가득 부어 달빛을 섞어 마셔 가슴이 밝아오니 잘하면 날리로다.
한평생 세상에서 근심 즐거움 모르거니
💙핵심정리
1
갈래:기행 가사
성격: 묘사적, 감각적, 체험적, 예찬적
제재:영원(강원도)에서 삼척에 이르는 여정
주제: 여행 중 마주한자연 풍경에 대한 감흥과 예찬
특징:
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는 추보식 구성
을 취함.
2.화자의 구체적인 여행 체험(노숙, 험한 길 등)이 사실적으로 드러남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을 생동감 있게 묘사함.
대구법과 과장법을 사용하여 자연의 웅장함을 강조함.
. 이상향( 무릉도원)에 빗대어 현실의 경치를 예찬함
❤️권섭의 가사, 영삼별곡(寧三別曲)
이몸이 텬디간(天地間)의 씌올 데 젼혀 업서
삼십년(三十年) 광음(光陰)을 흐롱하롱 보내여다.
풍졍(風情)이 호탕(浩蕩)하여 믈외(物外)예 연업(緣業)으로
녹슈(綠水) 청산(靑山)의 분(分)대로 단니더니
져근덧 병(病)이 드러 님장(林庄)을 닫아시니 / 벼슬을 단념하고 30년 세월을 자연과 벗삼아 지내옴
엇던 뒷졀 즁이 헌사도 할셰이고
쥬령을 느지잡고 날다려 닐온 말이
네 병(病)을 내 모르랴 슈셕(水石)의 고황(膏慌)이라
츈풍이 완만(緩晩)하여 백화(百花)는 거의 딘 제
산듕(山中)의 비 갓개니 텬긔(天氣)도 맑을시고
어와 이 사람아 철업시 누어시랴.
쳥녀댱(靑藜杖) 배야 잡고 갈대로 가쟈스라 / 중이 좋은 때를 만나 유람할 것을 권함
결의 니러 안자 창(窓)을 열고 바라보니
청풍(淸風)이 건듯 블고 새소리 지지괼 제
시냇가 방초(芳草)길히 동협(東峽)의 니어셰라
아해죵 불너내여 뼈걸린 여읜 말께
채직을 거더 쥐고 임의(任意)로 노하 가니
삼삼(三三) 가졀(佳節)이 때마참 됴흘시고 / 중의 권고로 유람을 결정하고 행장을 차려 떠남
산동야로(山東野老)들이 츈흥(春興)을 못내 계워
탁쥬(濁酒)병 두러메고 촌가(村歌)를 느초블며
오락가락 단니는 양 한가(閑暇)토 한가(閑暇)할샤
말등의 느즌 잠을 셕양(夕陽)의 빗기드러
쳔봉(千峰) 만학(萬壑)을 꿈 속의 디내치니
듀쳔(酒泉) 나린 믈이 청녕포(淸令浦)로 다하셰라. / 유람을 시작한 처음 영월 주천의 한가로운 분위기와 주변의 경관
<중략>
별이(別異)실 외딴 마을 해는 어이 쉬 넘거니
봉당(封堂)에 자리 보아 더새고* 가자꾸나
밤중(中)만 사립 밖에 긴 바람 일어나며
새끼 곰 큰 호랑(虎狼)이 목 갈아 우는 소리
산골에 울려 있어 기염(氣焰)도 흘난할샤*
칼 빼어 곁에 놓고 이 밤을 겨우 새워
앞내에 빠진 옷을 쥡짜서 손에 쥐고
긴 별로(別路) 돌아 달려가 벌불에 쬐어 입고
진(秦) 때의 숨은 백성 이제 와 보게 되면
도원이 여기보다 낫단 말 못하려니
천변(天邊)의 가려진 뫼 대관령 이었으니
위태코 높은고개 촉도난*이 이렇던가
하늘에 돋은 별을 져기면 만질노다
망망대양이 그 앞에 둘러 있어
대지 산악을 일야의 흔드는 듯
밑 없는 큰 구렁에 한없이 쌓인 물이
만고에 한결같이 영축*이 있었던가
권섭, 「영삼별곡」
*더새고:밤을 지내고.
*기염도 흘난할샤:기세가 어지럽구나.
*촉도난:촉나라로 가는 험한 길의 어려움.
*영축:가득 차는 것과 줄어드는 것.
핵심 정리
▶갈래 : 조선 후기 기행가사
▶주제: 자연을 벗삼아 지내는 흥취와 봄날 영월의 아름답고 한가로운 경관
▶특징
실제 유람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함.
순 우리말 사용이 비교적 많은 작품임
충북 제천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영월을 거쳐 삼척까지를 유람한 내용을 적은 기행가사로 정철의 관동별곡과 달리 기행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진 작품이며 조선 후기 기행 가사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해와 감상
1704년(숙종 30) 권섭(權燮)이 지은 기행가사. 모두 134구. 작자의 친필유고집 ≪옥소고 玉所稿≫에 수록되어 있다. 작자가 영월을 출발하여 삼척까지 이르는 동안 보고 겪은 내용을 엮은 것이다.
내용은 풍정이 호탕한 작자의 근황으로부터 시작하여 산동야로(山童野老)들이 춘흥에 겨워서 노니는 모습과 영월에서 명승 유적지를 돌아보며 느낀 소회, 그리고 영월을 출발하여 산천과 유곡(幽谷)을 거치며 보고 겪은 각종 산촌풍경과 인정, 청옥산(靑玉山) 무릉계(武陵溪)를 거쳐 삼척·동해바다 일대의 기관(奇觀)을 보며 성내로 들어가서 느끼는 달밤의 풍경을 읊었고, 결사부분에서는 탐승여행을 마치고 난 소회를 읊었다.
이 작품은 기존 기행가사의 체제를 따르고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개성이 확연히 부각되며, 평면적 내용구조이면서도 시상의 조절과 안배 등에서 탁월한 수법을 보여주고 있다.
작자의 시적 감각이 종횡무진하여 일정한 기법에 묶임이 없이 다양하며, 표현된 언어는 한자어보다는 대담하게 일상생활용어들을 선택하여 적절히 구사하였다. 또한, 개성적인 언어선택이 주제나 피사체 선택특성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색 있는 기행가사로 평가되고 있다.
❤️단산별곡丹山別曲 / 신광수(申光洙, 1712∼1775)
인생지락(人生至樂) 혀여보니 산수(山水)밖에 또 있는가
연하고질(煙霞痼疾)이오 천석고황(泉石膏肓)이라
청복(淸福)이 잇돗던지 성은(聖恩)이 지극(至極) 하샤
영운사(領運使) 호남(湖南)배에 해산풍경(海山風景) 다한 후에
벽수단산(碧水丹山)에 묵수(墨綬)를 빌리시니
경개도 죠커니와 수토(水土)도 청량(淸凉)하다
장해연파(瘴海煙波) 드온 병(病)을 이아니 씨셔볼가
소년 행락시(行樂時)에 꿈갓치 보아더니
오마(五馬)로 다시 오니 옛길이 의희(依稀)하다
장회촌(長淮村) 돌아드니 채운봉(彩雲峰)이 반기난 듯
구름 속 뿌린 비난 그 아니 신녀(神女)런가
석로(石路) 빗긴 곳의 견여(肩輿)를 가라메니
무협 원성(武峽猿聲)은 양안(兩岸)에 들니난 듯
조도(鳥道) 삼천(三千)은 검각(劍閣)을 지나난 듯
송정(松亭)벌 넘어들어 관부(官府)를 바라보니
우화교(羽化橋) 무지개난 은하수(銀河水)를 꿰쳤난 듯
이요루(二樂樓) 봉서정(鳳棲亭)은 신선(神仙)의 거처로다
삼청(三淸) 복덕지(福德地)가 이곳이 아니런가
이은당(吏隱堂) 맑은 뜰해 나리나니 조작(鳥雀)이라
부첩(簿牒)이 한가하고 풍국(楓菊)이 난만(爛漫)할 제
선유동(仙遊洞) 집은 막대 하선암(下仙岩)에 슈엿으니
층층(層層)히 노힌 반석 좌탑(座榻)이 졀로되고
구비구비 맑은 물은 슐잔을 띄웠셔라
공중(空中)에 쓰러진 돌 뉘라서 괴왓난고
요지 반도(瑤池蟠桃)를 옥반(玉盤)에 다만난 듯
석정(石鼎)에 밥을닉혀 둘너안져 먹은 후에
중선암(中仙岩) 드러가니 수석(水石)이 요란(搖亂)하다
쌍룡폭(双龍瀑) 뿜는 소래 백일(白日)에 뇌정(雷霆)이라
절벽 층대(絶壁層坮)난 귀부(鬼斧)로 싸가노코
추수(秋水) 한담(寒潭)은 경면(鏡面)을 닷가시니
운영(雲影) 천광(天光)이 상하(上下)에 어리였다
영원(靈源)을 차즈리라 상선암(上仙岩) 올라가니
와룡암(臥龍岩) 누은 폭포(瀑布) 인갑(鱗甲)을 떨쳤난 듯
경천벽(擎千壁) 노픈돌은 뉘 손으로 밧쳤난가
수일암(守一庵) 더새여셔 운암촌(雲岩村) 다다르니
우사인(禹舍人) 노던 바희 구첩운병(九疊雲屛) 여러셔라
여와씨(女煱氏) 보천석(補千石)을 괴이쌋가 괴앗난가
아미타불(阿彌陀佛) 천년공부(千年工夫) 백층탑(百層塔)을 무엇난가
석면(石面)에 그린 바독 사호(四皓)를 거의 볼듯
시내물 새이두고 사선대(四仙坮)도 절승(絶勝)하다
외나무 다리건너 수운정(水雲亭) 올나가니
기암(奇岩) 고목(古木)의 곡란(曲欄)이 소주(瀟酒)한대
벽옥(碧玉) 갓튼 찬 물결이 파자형(巴字形) 둘너잇셔
죽령산(竹嶺山) 달뜬 후에 만편금(萬片金) 노난 듯
탁주(濁酒)를 반취(半醉)하고 칠현금(七絃琴) 집헛시니
세간영욕(世間榮辱)이 태공(太空)의 부운(浮雲)이라
상진(上津)에 도츨다라 도담(島潭)에 연회(沿洄)하니
육오배(六鰲背) 삼신산(三神山)이 어느 해에 왓던고
청천(靑天) 반락(半落)하니 노주(鷺洲)의 삼산(三山)이오
중류(中流) 불퇴(不頹)하니 동해(東海)의 지주(砥柱)로다
능영대(凌瀛坮) 발근달의 옥적(玉笛)을 띄엿시니
후산생학(猴山笙鶴)이 반공(半空)에 나리난 듯
취안(醉眼) 잠간드러 석문(石門)을 바라보니
놀납다 저 봉만(峰巒)은 어이하여 뚤넛난고
용문산(龍門山) 뚜린도채 수문(水門)을 버엿난가
거령(巨靈)의 큰손바닥 산창(山窓)을 밀쳣 난가
만고(萬古)에 동개(洞開) 하여 다들줄 몰낫도다
선인답(仙人沓) 열두바미 요초(瑤草)를 싱것던가
선인(仙人)은 어듸가고 들엉만 나마시니
우리 백성(百姓) 권경(勸耕)하여 수역(壽域)에 올니고져
만강풍랑(滿江風浪) 지난 곳의 은주암(隱舟岩) 기묘(奇妙) 할샤
일엽어정(一葉漁艇) 드러가면 처사종적(處士蹤跡) 긔뉘알니
팔판동(八判洞) 기픈곳은 무릉(武陵)이라 하건마난
인거(人居)난 몃낫친지 백운(白雲)만 잠겻셔라
하진(下津)에 배를나려 단암서원(丹巖書院) 첨배(瞻拜)하니
지금(至今)에 끼친덕화(德化) 산수간(山水間)에 흘너잇다
석주탄(石柱灘) 밧비건너 강선대(降仙坮) 올나셔니
양액청풍(兩液淸風)이 표연(飄然)이 경거(輕擧)할듯
가련(可憐)할샤 두향혼(杜香魂)은 무쳔나니 여긔로다
승지(勝地)에 유명(留名)은 아녀자(兒女子)도 원(願)이런가
석양(夕陽)에 순류(順流)하여 구담(龜潭)으로 나려가니
창벽(蒼壁)은 삽천(揷天)하여 녹수(綠水)난 만지(滿地)한데
전후봉만(峰巒)이 면면(面面)이 마자나니
살살이 펴인붓채 첩첩(疊疊)이 도난 병풍(屛風)
제불(諸佛)이 공립(拱立)한 듯 중선(衆仙)이 나리난듯
이리저리 뵈난 거동 황홀(恍惚)도 혼저이고
돌로 새긴 저 거복은 명구(名區)를 직히난가
오로봉(五老峰) 진면목(眞面目)은 부용(芙蓉)이 소사난 듯
호천대(壺天坮) 올나안자 전체(全体)를 영략(領略)하고
창하정(倉霞亭) 잔을드러 풍연(風煙)을 희롱(戱弄)타가
홀연(忽然)히 도라보니 이몸이 등선(登仙)할듯
일흥(一興)을 가득시러 구비 흘니도니
마죠오난 옥순봉(玉筍峰)이 또 다시 신기(神奇)하다
천주(天柱)난 돌올(突兀)하여 북극(北極)을 괴왓난 듯
화표(華表)난 특립(特立)하여 백학(白鶴)이 넘노난 듯
벽옥(碧玉) 낭간(琅玕)이 낫낫치 버러시니
이떨기 열매열면 봉황(鳳凰)이 먹으리라
단구동문(丹邱洞門) 삭인글자 선현(先賢)의 필적(筆跡)이라
선부(仙府)를 중히넉여 경계(境界)를 졍(定)하신가
영구(靈區)에 소요(逍遙)하니 고금(古今)에 늬시런고
구곡탄(九曲灘) 노래하여 주부자(朱夫子)를 사모(思慕)하며
동산(東山)에 휴기(携妓)하니 사안석(謝安石)의 풍류(風流)런가
적벽(赤壁)에 범주(泛舟)하니 소자첨(蘇子瞻)의 낙(樂)이로다
봄노름 가을흥(興)과 설경(雪景)을 죠차고
매헌(梅軒)에 놉피누어 명승(名勝)을 손곱다가
섬거(閃遽)히 잠을드니 단구생(丹邱生)을 꿈의만나
엇개를 함거겨러 즐거이 노니다가
오경(五更) 찬셔리에 호접(胡蝶)이 도라오니
만창송월(滿窓松月)에 학려성(鶴悷聲) 뿐이러라
💜
영천후인(靈川后人) 신회우재(申會友齋)
💛
출처 : 단양군지 - 단, 옛 한글은 현재 사용하는 글자로 변환 처리함
💙핵심정리
1.
갈래:가사, 기행 가사
성격: 예찬적, 묘사적, 유교적, 도교적
제재:단양(단산)의 아름다운 풍경(단양팔경 등)
화자의 태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신선이 된 듯
한 풍류를 즐기는 한편, 선현의 발자취를 기리고 백성
의 삶을 걱정하는 목민관으로서의 자세를 보임
주제: 단양의 산수 유람과 선현(이황 등)에 대한 추모,
그리고 애민정신
💛특징:
2.단양의 명승지를 유람하며 견문과 감상을 서술함
3. 대구법, 직유법, 은유법, 영탄, 설의법 등 다양한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여 대상을 생동감 있게 교사함
4.도교적 신선 사상(자연 심취)과 유교적 애민 사상
(백성의 안위 걱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남.
❤️견회요(遣懷謠) 5수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제1수>
슬프나 즐거오나 올타하나 외다하나
내 몸의 하 올일만 닫고 닫글 뿐이언뎡
그 받긔 녀나믄 일이야 분별(分別)할 줄 이시랴
<제2수>
내 일 망녕된 줄을 내라 하야 모를손가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타시로쇠
아마 아므리 널러도 님이 혜여 보쇼셔
<제3수>
츄셩딘호루(楸城鎭胡樓) 밧긔 우러 녜는 뎌 시내야
므음 호리라 듀야(晝夜)의 흐르는다
님向 향 한내 뜯을 조차 그칠 뉘를 모로나다
<제4수>
뫼한 길고 길고 믈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뜯은 만코 만코 하고 하고
어듸셔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나니
<제5수>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븟터 아란마는
님군 向 향 한 뜯도 하늘히 삼겨시니
진실(眞實) 로 님군을 니즈면 긔 블효(不孝)인가 녀기롸
💜현대어 풀이]
제1수
슬프나 즐거우나 옳다 하나 그르다 하나 / 내 몸의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로다. / 그 밖의 다른 일이야 생각하거나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제2수
내가 하는 일이 잘못된 줄을 나라고 해서 모르겠는가? / 이 마음 어리석은 것도 모두가 임(임금)을 위한 탓이로구나. / 아무개가 아무리 헐뜯더라도 임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제3수
경원성 진호루밖에 울며 흐르는 저 시냇물아 / 무엇을 하려고 밤낮으로 그칠 줄 모르고 흐르는가? / 임 향한 내 뜻을 따라 그칠 줄을 모르는구나.
제4수
산은 길게 길게, 물은 멀리 멀리 / 부모님 그리운 마음(뜻)은 많기도 많다. / 어디서 외기러기는 슬피 울며 가는가?
제5수
어버이 그리워할 줄은 처음부터 알았지마는 / 임금 향한 내 뜻도 하늘이 내신 것이니, /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그것이 불효인가 하노라.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작가가 30세 되던 해인 1616년 광해군 때 권신(權臣)인 이이첨의 횡포를 탄핵하는 상소를 울렸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이다.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그의 강직한 삶의 자세와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절실히 드러나 있다. 이 시의 제목에 포함된 '견회(遣懷)'란 '시름을 쫓다' 또는 '마음을 달랜다'는 뜻이므로, '견회요'라는 제목은 '마음을 달래는 노래'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시조 5수 중, 제1수는 남이야 뭐라고 말하든 내가 할 일만 하면 된다는 고산의 가치관을 그대로 보여 준다. 제2수는 임금께서 충성심을 알아 주지 않는 데 대한 원망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고, 제3수는 밤낮으로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4수에서는 부모를 그리는 마음과 임금을 그리는 마음을 중첩시켜 나타내고 있어서, 고산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외기러기'의 울음은 임금에게 버림받은 결백한 신하의 심정이며 동시에 가족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이기도 하다. 제5수에서는 군사부일체의 당위성을 들어 어버이 섬기는 효와 임금 섬기는 충이 같음을 강조함으로써 연군의 정을 드러내고 있다.
💛<견회요>에 나타난 유교적 이념
젊은 선비로서 탄핵 상소에 이어 모함을 받았던 것으로 보면 윤선도가 정국의 소용돌이 속에 겪어야 했던 울분과 좌절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드러나는 '망령되고 어리석은 일'이란 이이첨의 탄핵에 관련해서 윤선도가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화자의 소신과 굽힐 줄 모르는 의기는 '님 향한 뜻'에서 비롯한 것이며, 유배지에서의 길고 긴 날 동안 느꼈을 심회가 강산에 대한 주관적 인상과 외기러기의 이미지에서 절실하게 드러난다.
유교적 질서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충과 효는 하나의 보편적인 인식이며 이는 체제의 원리로 적용되며 인간의 기본적 심성으로 통용되었다. 유교적 이념상 효는 충에 우선한다. 제5수에서는 이러한 충에 대한 인식을 효로 일치시키고 있는데, 임금 향한 뜻을 하늘이 냈다는 전제를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부일체 인식은 체제의 원리이면서 시대의 보편적 인식이라 하겠다.
💛[이 시조에 나타난 작가의 현실 인식]
이 작품에는 창작 당시의 사회 현실과 그것을 인식하는 화자의 태도를 암시하는 시어가 등장하고 있다. 제1수의 '옳다 하나 외다 하나'는 시시비비를 따지는 정치 현실과 세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제2수의 '망녕된', '어리기도'에서는 권세를 휘두르는 지배 세력을 탄핵하는 자신의 행위가 기존의 가치 체계에 대한 도전인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도전 행위가 무모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식인으로서의 올바른 행동과 개혁 의지를 스스로 낮추어서 겸손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어서 자신의 행위는 분명 임금을 위한 의로운 행위였음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기 위한 전제로 활용하고 있다.
[💙정리]
형식 및 성격 : 평시조, 연시조(전5수), 우국가, 충효가
구성
* 제1수 :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려는 소신과 강직한 의지
* 제2수 : 충성심을 알아주지 않는 데 대한 원망과 결백의 호소
* 제3수 :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에 대한 의지
* 제4수 : 부모(임금)에 대한 간절하고 애달픈 그리움
* 제5수 : 충과 효의 일치에 대한 깨달음과 연군의 의지 확인
표현
①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충과 효를 개별적으로 노래한 뒤에, 이를 다시 통합하는 전개방식을 취함.
② 감정이입(시내, 외기러기)을 통해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③ 반복과 대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함.
④ 각 연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체 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관을 맺으면서 통일성을 드러냄.
주제 : 연군과 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