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거나 자기 처지에서 자기 일을 한다. 인간은 저마다 자기가 한 행위에 따라 과보가 다르므로 항상 똑같은 일을 할 수 없다. 만약 똑같기를 바란다면 세속이 아닌 출세간의 시각이다. 출세간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사라져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서 번뇌가 사라진 것에서는 서로가 똑같다.
하지만 세속을 사는 인간은 업의 과보대로 살아서 저마다 자기만의 번뇌를 안고 자기만의 길을 간다. 또 자기 길을 간다고 해서 항상 똑같을 수도 없다. 자기가 한 행위가 매 순간 달라서 나타나는 과보도 매 순간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게 다른 것이 무상이다. 인간의 행위가 다르고 과보도 똑같을 수 없으므로 이것이 나의 행위고 나의 과보라고 할 수 없다. 단지 매 순간 변하는 연속적인 과정만 있다.
이때 이런 나를 주도하는 자아는 없고 오직 업과 그에 따른 과보만 흐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게 주어진 과보대로 행동하는 역할을 하는 배우와 같다. 배우가 무대에서 자기가 맡은 배역을 연기할 때 나쁘다거나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인간을 판단할 때 자기도 어쩌지 못하는 배역에 충실한 것일 뿐이라고 알면 남의 잘못을 비난할 것이 아니고 오히려 동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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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두 사두 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