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주 로켓인 누리호가 며칠 후인 5월 24일에 발사된다. 디지털 강국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자리 매김하는 역사적 일인데도 생각보다 관심이 덜하다.
내가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어떤 뉴스보다 이런 소식을 유심히 본다. 어릴 때 밤 하늘에 무수히 떠 있던 별을 보고도 그랬다. 저 먼 곳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이후 불세출의 우주 과학자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을 읽고부터 우주에 관한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나는 우주의 티끌이면서 한편 우주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나오면서 45억 년 지구 역사에 합류했고 언젠가 세상을 떠나면 비로소 우주 역사는 소멸된다. 내가 티끌이면서 우주인 이유다.
내 없는 세상에서 우주 역사가 수십억만 년인들 무슨 소용인가.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갈 테지만 나 없는 우주 또한 없음(無) 자체다. 내가 살아 있을 때 우주가 있다.
예전에 하루키의 소설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읽고 한 마리의 개를 생각했다. 소설 제목으로 쓰인 듣도보도 못한 스푸트니크는 무슨 뜻일까.
러시아 말로 동반자란 뜻이다. 동반자, 참 좋은 말이다.
동반자와 백년해로를 하기도 하지만 뜨겁게 사랑할 때는 너 없으면 못사네였다가 헤어질 때면 죽일 놈 살릴 년 하는 것도 동반자 관계다.
하루키는 이 소설에서 긴 운명의 갑작스런 귀결을 그렸다.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란 제목이 소설을 다 읽고나서야 이해되었다. 하루키의 풍부한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현실로 돌아와서 개 이야기를 하자. 소련은 1957년 10월,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쏘아 올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기념비적인 우주 역사를 썼다.
한 달 후에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 올리는데 그 안에 우주견인 라이카를 태웠다. 인류 역사에서 우주 공간으로 나간 세계 최초의 생물체였다.
하루키는 소설 스푸트니크의 연인에서 이 광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우주의 어둠을 소리없이 가로지르는 인공위성, 작은 창문을 통해서 들여다보이는 한 쌍의 요염한 검은 눈동자,
그 끝없는 우주의 고독 안에서 개는 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나는 장엄하면서도 슬픈 이 문장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개를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사진으로 본 이 강아지의 천진난만한 눈빛이 너무 슬펐다.
라이카가 우주선을 타기 위해 한참 훈련 중인 모습에 나의 애틋함은 절정에 달한다. 소련 당국은 우주선에 생물체를 태우기 위해 떠돌이 개들을 데려와 훈련을 시켰다.
그 중 유난히 사람을 잘 따르고 가르치는 것을 금방 배우는 강아지가 라이카였다. 라이카는 단지 머리가 좋고 사람을 잘 따른다는 이유로 우주선을 타야 했다.
우주선이 출발하기 전 라이카를 교육 시켰던 교관이 라이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잘 가, 라이카."
라이카는 꼬리를 흔들며 그랬을 것이다.
"걱정 말아요 주인님, 가르침 대로 임무 잘 수행하고 올게요."
애초부터 편도 여행이었던 스푸트니크호는 인류 최초의 우주견을 태우고 떠난 후 돌아오지 않았다. 라이카는 인류 우주 실험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 것이다.
소련 당국은 라이카의 동상을 세웠다. 라이카의 얼굴이 실린 기념 우표도 발행했고 당시 위성 국가였던 루마니아, 폴란드, 몽골 등도 우표 발행에 동조했다.
*뱀발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미국은 모든 것이 소련에 앞선다고 생각했다. 1957년 소련이 개를 태운 우주선을 발사하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이를 두고 미국 사회에서는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불렀다. 이후 미국은 우주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었고 1958년 미국항공우주국 NASA가 설립되었다.
미국은 1962년 2월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 우주선으로 처음 지구 궤도를 돌았고, 1969년 7월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다.
첫댓글 우주로 쏘아올린 인류 최초의 생명체 라이카 우주견의 희생이 있었기에
인류가 달에도 가고 다른 생명체를
찾아 우주를 떠 도는 거 같습니다
라이카의 경이롭고깨달음의 슬픈 눈빛에는
내가 곧 우주다!라는
오묘한 진리가 숨겨져있는 듯...
길게 쓰다 놓친 일등~~!! ㅋ
수족구라는 병으로
등원못하는 손주 오수에드니
온 우주가 고요합니다 ㅋ
@정 아 이 평화로운 우주속에서 손주랑 오수를 즐기소서~ㅎ
@모렌도
핫 커피한잔에
행복이 찰랑찰랑 ㅎ
앗! 모렌도 형님이 첫 댓글을,,^^
모렌도 님이 머문 시선에도 우주가 깃들어 있네요.
라이카처럼 인류를 위해 우주로 날아간 동물도 있었지만
의학 실험에 희생된 동물은 수없이 많았지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온갖 문물을 누리고 사는 게 미안할 따름이랍니다.ㅎ
캬~방대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쉬우면서 간결함에 감탄입니다
스푸트니크가 동반자이군요
이만큼 살고보니
그이가 진정한 동반자~
의미를 조금 알것 같네요
손주 동화책속에 우주이야기에 라이카대장이 나오는데
인류를 위해 돌아오지 못하는 우주선에 탄 강아지라니ㅠ.ㅠ
이 평화로운 우주 속에서 종일 밥벌이를 하다가 이제야 퇴근 시간이 되었습니다.ㅎ
저의 긴 글을 읽어내는 정아님의 문해력이 탁월합니다.
님의 동반자와 사이에서 출발한 손주와의 든든한 인연이
이 우주 속에서 오래오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인류의 우주로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죠.
민간 기업인 까지..
1957년이면 전 태어나기 이전이네요.
"라이카"는 늙어 죽었을 까요?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그 덕에 조만간 우주여행 시대가 열릴 듯합니다.
편도 여행인 화성행 우주선도 예약자가 많다하더이다.
라이카를 안 이후로 그 아이는 영영 제 가슴에 박혀 있네요.
열두 살 때 헤어진 우리집 개 복구처럼 말이죠.ㅎ
전 암스토롱만 아는데
여튼 삶의방은 지식도 얻고 삶의 요령도 배우고 글짓기도 배우고
여러 스승님들 속에서 즐겁습니다 고마워요~
저도 삶방에서 많은 공부를 합니다.
외워야 할 공식 같은 것은 없지만 살아가는 모습에서 여러 가르침을 받지요.
제게는 운선님도 스승이랍니다.ㅎ
소설 같은 현실의 우주견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광솔님~ 반가워요.^^
삶방에서는 처음 뵙는 분이군요.
비록 제가 드나드는 방이 서너 개뿐이지만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ㅎ
뭉클합니다
라이카에 동상을 보니 숙연해져 옵니다
초롱초롱 한 저 눈빛
저도 며칠 생각날듯 하네요
경이님은 진정으로 개를 좋아하는 분이시군요.
라이카라는 강아지는 오랫동안 저의 감성을 자극했답니다.
첫 번째 사진 우주선이 출발하기 전에 찍은
그 아이의 눈빛을 보면 슬퍼지네요.
순수한 라이카의 눈만큼이나
유현덕님의 감성도 무척 아름다우신듯 합니다
저도 자극받아서 프로필사진에
막둥이 흰 털보 추가했다죠 ㅎㅎ
우주의 곱고도 슬픈 별이 된 라이카 이야기
감동 깊게 잘 읽었습니다
드가님, 닉을 보면 그림을 좋아하시나 보군요.
자극을 다른 말로 하면 공감이라고도 하지요.^^
프사에 흰둥이 막둥이를 올린 것은 잘 하셨습니다.
개를 좋아하면 마음도 고와진다네요.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늘 멋진 날 되세요.ㅎ
@유현덕 네 ^^ 맞아요
자극 = 뜨끔(막둥이한데 드는 미안한 마음 ㅋ)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