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초능력'이라는 것이 생긴다면, 가장 뛰어난 능력은 무엇일까.
흔히들 '불, 물, 바람, 땅'같은 '자연'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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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정보. "
내 읊조림과 함께 내 눈 앞에 어지럽게 뜨는 나에 대한 정보창들.
성명 : 라키르 폰 아르시온 종족 : 용인족(하프 드래곤)
LV : 295 직위 : 슈르크 제국의 공작이자 케르멘 영지의 영주.
가족 : 부인-넬리아 폰 슈르크(공주, 정략결혼)
종교 : 아득한 고대의 창조신을 창조한 '존재' 아르를 모시는 제 일 사도.
메인 클래스 : 스페이서[SH(스페셜히든)]
서브 클래스1 : 바람둥이
서브 클래스2 : 반신(半神)
호칭 1 : 절대미남 호칭 2 : 염장마스터
<현 스텟을 알고 싶으시면 이 문장을 누르시오>
" 푸흡. "
내가 봐도 웃기다. 뭐, 부인이 있는건 괜찮다. 누구나 '결혼'을 할 수 있기에. 그런데 그 대상이 틀리다. '공주'. 거기다 '정략결
혼'.
내가 200쯤, 케르멘 영지를 지나칠 때 몬스터의 대대적인 침공이 있었다. 그 때 영주가 죽고, 공주는 그 곳을 방문하고 있었다.
거기서 몬스터들을 브레스 한방에 보내버린 난 공주를 구해준 대가로 '정략결혼'이란 것으로 얼떨결에 제국의 공작에 이 곳의
영주까지 되버린 것이다.
뭐, 말이 '정략결혼'이지 그녀는 나를 좋아하고 있는 눈치 같지만 말이다.(물론 난 그닥 신경을 안쓴다. 워낙 애인이 많아서.)
호칭을 보자. 호칭이 절대미남과 염장마스터. 랭킹 10위도 '질풍'이란 멋있는 호칭을 가지고 있는데 난 무엇인가?
거기다 서브 클래스 1이 바람둥이.
하지만 서브 클래스 '반신'과 '스페셜히든 클래스'인 스페이서라는 직업이 메인 클래스로 있는 것.
그리고 종족이 '용인족'이라는 것으로 나도 꽤나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때였다.
<류은 님이 접속하셨습니다.>
류은. 바로 현실의 서영 누나이다.
음, 일단 게임 상에서는 '1호' 애인이라 해야하나?
" 후우. 시끄럽겠다. 귓속말 차단. "
나는 살며시 읊조린 뒤 영주성을 나와 평화로운 나의 영지를 보았다.
" 오! 영주님이시다! "
열심히 파종을 하고 양을 치던 이들이 일제히 소리질렀다. 그 중 남편도 있을만한 여인네들이,
" 꺄아, 영주님 저 오늘 한가해요! "
" 사.랑.해.요! 영.주.님! "
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싱긋 웃어주었고 그녀들이 꺅꺅거리며 환호성을 지를 때 즈음 나는 영주성으로 되돌아갔다.
" 공작님. 또입니까? "
" 하아, 귀찮아 죽겠다니까. "
나에게 가장 먼저 '걱정'하는 '척'해주며 다가오는 이. 영주성의 집사장 '엘른'이었다.
" 엘른. 로브 좀. "
" 네에, 방에서 기다리고 계시죠. "
엘른은 공손히 대답을 하며 드레스 룸으로 향했고 나는 내 방으로 향했다.
" 흐아암- "
하품 한번 쩍한 내 기감에 느껴진 한 물체. '살기'를 품고 있었다.
" 솔로인가? "
뭐, 이런 일이 한둘은 아니다. 일단 랭킹 5위는 '용인족'. 그리고 공작은 '인간'으로 사람들에 인식이 되어 있어 둘이 동인이라
곤 생각도 안한다. 그래선지 용인족도 '바람둥이'라고 알려지지만 랭킹 5위에게 덤벼들 사람이 누가 있는가?
그래서 만만한 공작에게 덤벼드나 보다. 뭐, 둘다 똑같지만 말이다.
" 후우. "
나는 살며시 허공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와 동시에 쩌억 '벌어지는 허공'. 그 안은 '어둠'만이 가득했다.
그러나 나는 익숙하게 들어갔고 다시 나왔을 땐, 나의 방 이라고 '생각'했다.
갑작스레 '쨍'하고 내리쬐는 햇볕.
" 뭐지? "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드넓은 들판. 세크리파이에선 느낄 수 없던 맑은 공기.
" 내가 잘못 조정했나.. 오랜만에 실수를 하네. "
다시금 공간을 열어 들어가자 다행히도 아까 있었던 복도였다.
" ...자..잠깐! "
닫히기 전 그 공간을 향해 다시 내 몸을 던지자 정말 푸른 풀이 나를 반겼다.
" 히든 월드...???? "
맵에 '히든 월드, 넬도리아'라고 써져있는 것이 아닌가?
히든 월드. 그 것은 0.00000001퍼센트의 확률로 '텔레포트'같은 '공간이동'류의 능력을 사용 시 미세한 좌표의 오차로 가게 된
다는 '숨겨진 차원'이다. 음, 아마 랭킹 3위의 대마도사 '씰'만이 가봤다고 했던가?
어쨌든 그 히든 월드는 시간 비율이 다르다고 했는데 씰의 경우엔 '1:50'이였다고 한다.
" .....오오!! "
나는 기뻐하며 재빨리 시간 비율을 보았다.
1:100.
현실에서 하루가 여기서 100일이란 것이다.
" ..... 땡잡았다! "
나는 그 날로 미친듯이 사냥을 시작했다.
-다음이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