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내려 계단을 내려오니
광장에 사람들이 가득히 모여있다.
뭘 파는 것같은데
얼마나 좋은 걸 팔기에
한 곳에만 저리 사람들이 모여있을까.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자석에 끌린 듯 다가가 보았다.
양말이었다.
제법 두터운 양말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여름이 다가오는데
월동준비도 아니고.
한번 더 놀란 것은
그리 싸지도 않는 양말을 서로 사려고 쟁탈전까지 벌리고 있는 게 아닌가.
군중심리로 밖에 해석할 수가 없었다.
나도 사고 싶었으니까.
작은 손녀.
사계절 치마만 입으려 든다.
털털한 언니에 비해
옷에 관심이 유난스럽다.
옷가지고 까탈을 부려댈 때면
그날 외출은 죽을 쑬 때도 있어서
"입고 나갈 옷 준비해라"
외출 한 시간 전에 미리 일러둘 정도다.
거기까진 좋다.
문제는 치마속에 입는 바지다.
엄마가 맘에 드는 바지를 고르라고 했더니
주황색 바지를 집어들었다.
진한 주황색에다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주인공이 입은 펑퍼짐하면서 발목은 좁은,
우리나라 옷으론 몸빼비스무리한 바지다.
그 바지를 사고 부턴
무조건 치마속에 그 바지만 입는다.
한겨울 두꺼운 치마에도
한여름 얇은 치마에도
이 주황색바지는 실과 바늘이다.
보다 못 해 감춰보기도 하고
빨랫통에 넣어놓아도
결국은 찾아서 입어야 외출한다.
이런 손녀를 데리고 나서노라면
내가 오히려 신경이 쓰이지만
손녀는 그저 신바람이 났다.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패션니스타가 된 걸로 알고 있으니.
(사진은 댓글에)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손녀좀 말려줘요.
베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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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9
23.05.21 08:54
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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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더운 날씨에 양말사러 모인 사람들.
무더운 날씨, 여름이 코 앞인데
웬 두꺼운 양말 쟁탈전인가? 그래.
주황색 바지.
누가 저런 바지를 만들어 갖고ㅎ
이뽀~!!!
눈에 넣어도 아푸지 않을 손녀가
주황색바지에 목숨을 건다면
아예~~
하나 더 사드리심이! ㅎ
진정한 패피입니다
올해 최신 유행이
올드한 원피스 아래
롱바지를 매치하는거거든요
저도 길이감 어중간한 원피스에 바지도 입응게요 ㅋ
@모렌도 절대 우리 손녀앞에선 그런 말씀 마세요.
빨리 닳아 없어지길
학수고대하는데요ㅎ
@정 아 요런거 봐유
월매나 이뻐유 ㅎ
@정 아 야는 누고??
@정 아 사실 요즘 날씨가 원피만 입고 나서기엔 허전하지요.
그래도 사계절은 너무
심하지 않나요.ㅎ
저 사진을 보여줘봐야겠어요.
다양성을 위해
@모렌도
누구긴요
업어왔죠 ㅋ
쫑아는 가죽바지에
부츠신고 다녀유 ㅎㅎ
강원도 구비길 돌며
멋진 휴일되셔요🍵🍩
@정 아 인증샷! 남겨 주면 좋겠네~~ㅎ
@모렌도 암시롱요 ㅋ
예쁘고 귀엽기만 한데요
본인이 더워서 벗을때까지는 그냥 두세요
손녀 취향이 그렇다면 된 것이지
뭘 그리 손녀 취향을 뺏으려 드나요?
멋쟁이 맞네요.
울외손녀 들이 두 명인데요.
13살 짜리 큰외손녀는 주로 검은 색 스포티한 옷을,
8살 막둥이 외손녀는 완전 공주형 옷만을 고집합니다.
둘 다 고집스러워 그 누구의 참견도 거부 합니다. ㅎ ^^~
다들 그렇군요.
손주들이야 어떻게 입든 다 사랑스럽고 이쁘겠지요.
제 손녀는 정도를
좀 넘은 것 같아서요.ㅎ
딸이 조런 짓에 키우제요 손자는 맨날 천날 조립하고 부수고 코를 빠뜨리니 ㅎ
손자는 옷에 신경 안 쓰지요?
딸 둘에 손녀 둘이다 보니 손자가 갖고 싶네요ㅎ
양말이 줄서서 사는것은 군중심리가 아니고 명품메이크 인줄 아뢰오
손녀 는 자기맘에 맞는 패션으로 ㅎㅎ
길거리에서 명품을 팔 것같지는 않는데
짝퉁아닐까요?
저도 지난주에 파티 가는데
이 파티복은 반드시 속 치마를 같이 입는옷인데 그만 깜박하고 속치마를 안가저 갔지요
급히 수소문하여 지인의 검정 통바지 얻어 입었는데 모두들 새로운 댄스패션이라며 칭찬했어요
원피스는 빨강인데 앞 뒤가 다 비어있고 옆라인만 있는 원피스인데
누가 바지 안 빌려줬으면 큰일날 뻔 하셨겠어요.
새로 맞추신 드레스
언제 구경함 하고 싶네요.
저 워떠유 ㅡㅡ이쁘지용
세상에서 제일 이쁜 손녀이지요.
애착 속바지네요
울 작은손녀 애기때부터
가지고있던 인형이
눈알이 다 빠지고 흉칙해두
초등때까지도 갖고있었어요
그런 경우가 많지요.
저도 아기때 베개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어요.
와 애기 패셔니스트 커서는 멋진 패션 모델 될거 같애요
덕담 감사드려요♡
손주다섯 키워보니 알겠 더라구요
어린애들 한번 마음에 꽂히면....
절대 못말립니다 ^^
그런 거 같아요.
기왕이면 무난한 것에
꽂히면 좋은데요.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주니 감사한 일이지요.
네 심리 적이죠
자매라도 각각 성향이
다르네요.
손녀가 원피스 속바지로
잘 매치해서 입는 멋쟁이네요 쫄바지라면
더 예쁠듯 ㅎ
핑크빛 크록스가
최애탬인 손주도 있답니다
손자가 천하 멋져요.
여자애들이 줄줄 따르겠는데요.
얘들때는 한가지에 꽂히면 그것
하나만 주장 하더군요
그래도
하늘색 치마에
주황색 속바지
예쁘긴 합니다
뭐를 입어도 예쁜 손녀딸
아닌가요?
할머니가 마음을 접으소서~^^
주황색 속바지를 어떤원피스에도 입으려 하니 그게 문제지요.
정말 아니다 싶은 옷에도 고집을 해대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