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조경희 기자]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 이동건 회장(부방그룹)이 계열사 세금탈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동모금회 또한 난처한 입장에 빠질 것으로 보여진다. 2010년 성금유용 및 직원 비리로 책임을 지고 회장 및 이사진이 공동으로 퇴임 후 2년 만에 불거진 일로, 공동모금회와 관련된 ‘비리’는 아니지만 이 회장의 계열사 중 하나인 KSF선박금융의 탈세 혐의와 더불어 차남 이중희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뉴스타파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성금유용 비리 후 ‘위기’ 때 추대…‘도덕적’ 타격 맞을 수도 KSF선박금융 최대주주 차남…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추대된 이동건 회장은 2008년 한국인 최초로 국제로타리클럽 회장에 선출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공동모금회가 지난 2010년 전임 윤병철 공동모금회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성금유용 및 직원비리의 책임을 지고 동반퇴진 후 공동모금회의 위상에 걸맞는 신임 회장으로 추대되는 등 재계에서는 상당한 ‘명망’을 얻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이 리홈쿠첸의 계열사인 KSF 선박금융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이 세무조사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SF 선박금융 세무조사 <왜>
국세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6월 초부터 KSF선박금융(이하 KSF)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SF는 국내 선박운용 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회사로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다.
|  | | ▲KSF선박금융 최근사업연도 재무현황 : 2012년 기준(2012.01.01~2012.12.31) |
KSF는 그룹 오너인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이 15.96%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어 제이원베스트먼트 최대주주인 차남 이중희씨가 9.80%, 그룹 내 인력파견 아웃소싱 업체인 SCK가 11.57%를 가지고 있다.
SCK는 이 회장의 두 아들이 최대주주에 등재돼 있다. 이외 리홈이 9.09%를, 수출입은행이 14.99%를 가지고 있으며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SF는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선박운용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회사로 국세청은 KSF가 국내가 아닌 역외에서 세금을 탈루했는지, 또 이렇게 탈루한 금액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세무조사에서는 KSF 대표이사가 아닌 이동건 회장이 직접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자칫 오너 일가 전체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선박 관련 기업들은 업종 특성 상 역외에 서류상 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명단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에는 연매출만 10조원 규모의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물론 2008년 설립 이후로 내부거래가 한 차례도 없어 그룹과는 무관하다는 선긋기에 나섰지만 내로라하는 대기업 재벌 오너가 관여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사에 대해 “이들 기업들이 해외에 SPC를 설립한 이후 이익은 세율이 낮은 곳으로 비용은 국내에 떠넘겨 소득을 인위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있는데 KSF도 이와 동일선상에서 세무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KSF의 세무조사에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비자금 조성 등 세금 탈루 혐의가 큰 기업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국세청 내 핵심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KSF 관계자는 <파이낸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세무조사를 두 달 가까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세무조사에 대해 이야기할 부분은 없다”며 “다만 선박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SPC의 경우 모두 법인에 신고하고 거래가 이뤄진다. SPC가 존재한다고 모두 탈세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  | | ▲리홈쿠첸 주주현황 |
차남 페이퍼컴퍼니 의혹도
KSF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의 배경으로 또 하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동건 회장의 차남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이원인베스트먼트의 페이퍼컴퍼니 때문이다.
이동건 회장의 차남 이중희씨는 최근 뉴스타파에 의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리홈쿠첸 지분도 13.88%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차남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 제이원인베스트먼트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덕성 타격 불가피
이 회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1979년 부방테크론 회장을 시작으로 부방그룹을 경영해왔다. 현재는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로 사회복지에 힘써왔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청렴해야 할 이 같은 자리에서 계열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가 문제가 밝혀지면서 도덕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진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 아직 사실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부분에 대해 코멘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때 아닌 ‘폭풍’에 휘말리게 된 공동모금회 그리고 자칫 페이퍼컴퍼니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에 이동건 회장이 직면하게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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