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래된 집이야? 난 집을 싸그리 다 고쳤든말든 상관없어. 내가 관심있는건 이 집이 얼마나 오래된것인가 뿐이야”
나의 고집에 오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모든 것을 포기한 투로 말했다.
“아휴. 그래. 음... 그게... 한....70년은 된 집이라고 들은거 같다...”
오빠는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헛! 뭐? 70년? 오빠아아!!!!”
내가 막 발작하려고 할 때,
덜컹-
대문이 열리며 이현이가 나왔다.
“어서 들어와.”
오빠는 문이 열리자마자 집 안으로 튀었고, 난 갑자기 소리칠 힘도 없어져 그냥 터덜터덜 집안으로 들어갔다.
뭐, 죽은 사람들이 다 유령이 되는것도 아니고 소수만 유령의 길을 택하니 아무리 오래된 집이여도 꼭 유령이 있다는 법은 없다.
집은 내가 오기전에 대충 다 정리를 해놓으셨는지 깨끗했고 미리 한국에 도착한 가구들과 여러 장식품으로 아기자기하고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다. 집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곧 엄마가 앞치마를 입은채로 나를 반기셨다.
“왔니? 너,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줄 아니! 갑자기 공항으로 갈 택시에 탈려고 하는데 그냥 뛰쳐나가 버리면 어떻하니!”
“아휴, 엄만 보자마자 또 잔소리예요? 그건 이미 오빠한테 충분히 들었다고요. 정말 죄송하고 저도 잘못한건 알지만 어쩔수가 없었다구요”
“그 널 어쩔 수 없게 만든 일이 뭔데?”
“뭐...지금은 기억이 안나는데 갑자기 제 주의를 뺏어간 뭔가가 있어서 확인을 해봐야됬었어요...그리고 또....”
난 말도 안되는 변명을 늘여놓으며 시선을 돌렸다.
“됬다, 됬어. 내가 너 땜에 10년은 빨리 늙는거 같다니까! 으이구 이 웬수야, 네 방은 이층, 맨 왼쪽에 있으니까 빨리 올라가서 짐이나 풀고
내려와. 저녁준비 다 됬으니까”
엄마는 그런 날 보며 체념을 하셨는지 내 애꿎은 등을 퍽퍽 때리며 거실 한쪽에 있는 나선형의 계단쪽으로 밀으셨다.
“넵~”
나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우리 모녀를 보고 킥킥거리는 아빠를 향해 살짝 째려보며 인사를 하고 방으로 서둘러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자 맨 오른쪽에 방이 하나 약간 다른 방들과 떨어진 채 있었고,
그 옆에 두개의 방이 나란히 있으며 왼쪽에 있는 방을 마주보고 있는게 보였다.
난 쉽게 엄마가 말한 내 방을 알아봤고 왼쪽에 있는 방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맨 먼저 보이는 것은 침대와 그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있는 교복이였다.
“음, 저게 내가 내일부터 다닐 학교 교복인가보군...”
난 중얼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인상을 확 구겨야됬다.
“휴...내 이럴줄 알았어. 내 생에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어디있어.. 젠장...
야! 너, 숙녀의 방에 함부로 들어와있는거는 실례라고 생각 되지 않나?”
나는 내 침대 오른편에 있는 책상과 책이 가득 차있는 책장 사이에서 내 책들을 구경하는 놈의 뒤통수를 탐탁치않게 보며 말했다.
그는 설마 내가 자신에게 말할꺼라고는 생각도 못하는지 내 말을 무시한채 여전히 내 책구경하기에 바빴다.
“야! 거기 내 책을 구경하는 너! 내 말 안들려?”
나는 내 방문을 닫고 그에게 한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그러자 그가 흠칫! 하더니 홱하고 나를 돌아봤다. 난 여기서 잠깐 ‘헉’하고 놀랐는데, 그것은 왜냐하면 그가 너무나도 잘생겼기 때문이다.
난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산사람 죽은사람(유령) 들을 통틀어 그 만큼 잘생긴 사람을 보지 못했다.
유령을 보고 이런말 하기 정말 뭐하지만 그 유령은 잘생기기도 했지만 정말 매력있게 생겼다.
분명 한국인인데 왠지 한국인 같지 않은 모습. 뚜렷한 이목구비에 쉬원스럽게 뻗은 콧날과 함께 약간 도톰한 입술.
거기에다가 약간 서글서글한 눈매에 유령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게 깊어보이고 반짝 빛나는 너무나도 까만눈.
그의 놀라서 약간 치켜뜬 눈을 보자니 그게 또 왜 이렇게 멋져보이는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난 내 자신에게 정말 황당함을 느끼며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나 참. 내가 그렇게 남자에 굶주려있었나? 겨우 유령놈의 얼굴에 빠져 별 망상을 다 하다니! 아무리 잘생긴 유령이라지만
그는 날 홱 돌아보더니 잠시 자신의 옆과 뒤를 두리번 거리고나서 다시 날 빤히 쳐다보았다.
나도 같이 그의 눈을 마주보며 말했다.
“그래, 너. 너말고 여기 또 누가 예의없게 숙녀의 방에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와 남의 책을 보고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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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이제 댓글달아주세요오오!!!!!!!
단순한 감상이든, 충고든, 비판이든, 뭐든 좋아요!
작가는 댓글을 먹고 살아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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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엄청 길게쓰시네요? 부럽부럽.... ㅎㅎㅎ 건필하세염
감사합니다>.< 정말 빨리 읽으시네요ㅎㅎㅎ 이건 전에 써놓은거 올린것~후후후
완전 재밌음!!+ㅁ+
꺄악- 님 사랑해요>0<!! 정말 감사합니다~ 재밌다는 말 듣는게 최고예요..에헤헤
자아~아~~~~~~먹으셔요 맛난댓글 ㅋㅋ 재밌어요 !우후후후
꾸울꺽~ 댓글 맛있게 먹었습니다아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