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남부초등학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책 읽어주는 학부모 모임 피터팬'을
운영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학부모 모임은 2012년 9월에 시작해 올해로 5년째다.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정규 수업이 시작되기 전 20분씩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활동으로 보람이 크다.
교내에서 아이들에게 책읽기 활동만 하던 우리는 지난 5일 춘천시와 강원일보가
주최하는 `어린이날 대축제'에 참여했다. 춘천시 독서동아리와 함께 도서를 기증받아 판매를 하고 수익금은 좋은 일에 사용하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처음 참여하는 것이기에,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무엇보다 행사 당일에 참여해 주실 만한 학부모님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남부초등학교 피터팬 회원들만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매주 뜻을 함께하는 회원들이기에 독서나눔의 취지를 이해하고 10명의
회원이 동참했다. 물론 자녀들은 다른 가족에게 맡기고 말이다. 각 반에서 아이들이 한두 권씩 기증한 책은 700권이 넘었다. 책의 상태를 분류해
2~4권에 1,000원씩 판매했다. 책은 금세 동이 났고, 수익금은 회원들과 상의해 좋은 일에 쓰기로 결정했다.
우리 회원들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교 어머니회에서도 집에서 자녀들이 읽었던 도서를 기증해 줬고, 행사장에 나와 일손도 거들었다. 후평초등학교 명예회원 한
분도 오셔서 뜻을 같이했으며, 교장선생님께서도 아침 일찍부터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린이날 독서나눔행사를 통해
주변에 다수의 행복을 챙겨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귀한 시간이 됐다. 참여 못 한 분들은 도리어 미안해했고, 한 권의 도서라도 더 챙겨
주느라 애쓰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우린 그곳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하면 된다는 것을 체험했다. `독서나눔행사'가 꾸준히 이어져 어린이날
행사에 하나의 전통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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