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현실의 공간 연출이다. 지나고 나면 그리움의 추억이고, 메시지를 담은 역사 현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인천시를 방문, 인천시청에서 업무보고를 듣고 토론회를 가진 후 민정 시찰에 나서기 전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40여년 전 박정희 대통령과 아들 지만씨의 어린 시절 모습 등을 담은 사진 31매를 받은 것.
사진을 선물한 사람은 인천의 인천신문과 경기매일신문에서 사진기자로 근대화시대 현장을 뛰었던 이강희씨(75ㆍ좌측 사진).
사진 선물의 현장을 보도한 인천지역 신문들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사진을 한장 한장 넘겨보며 기뻐했다고.
사진에 애착에 강한 편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이 기뻐한 것은 이씨의 사진들이 대부분 공개된 국가기록사진과는 다른 미공개, 희귀 사진이기 때문.
경인-경수고속도로 개통식 같은 주요 국가행사의 장면도 국가기록사진과는 현장 포착에 차이가 나는 다른 것이었으며, 더욱이 지만씨가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인천에 소풍 와서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과 주안염전, 팔미도 등지를 다니며 구경하는 장면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고속도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첫 테이프커팅. 박정희 대통령 내외는 1968년 12월 21일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경수간 고속도로 준공식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당중국민학교 교정에서 가진데 이어, 경인-경수간 시발점과 종점 네군데 톨게이트에서 개통 테이프를 끊었다. 이 사진은 경기매일신문 사진기자 이강희씨가 인천 가좌동 종점에서 찍은 장면으로 맨좌측이 당시 주원 건설부장관, 맨우측은 제13대 김해두 인천시장이다.
사진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경인선 종점인 인천역에서 복선화 검토를 위한 현장실사를 진행하는 모습, 인천역 인근 올림포스호텔(현 파라다이스호텔) 기념식수 모습, 남구 숭의동에 위치했던 인천공설운동장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를 펼치던 모습 등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이씨는 평소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대통령 내외가 인천에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장 근접거리를 확보해 셔터를 눌렀다”며 “대통령 사진은 허가를 받아도 30미터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했는데, 왜소한 체구가 덕이 됐는지 별다른 제약없이 훨씬 가까이에서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메라와 함께 뛰다가 아찔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이씨는 말했다. “한번은 현장 취재를 마치고 경인고속도로 톨게이트 쪽으로 자리를 옮겨 대통령이 탄 차를 찍었는데, 뒤따르던 경호차량의 문이 열리며 안에 있던 사람이 ‘너 죽을래!’ 하더라. 다행히 필름은 뺏질 않더라”고 했다.
그는 또 “어떤 기자는 허가 없이 대통령 유세현장에서 취재하다 경호원에게 멱살을 잡히고 혼쭐이 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주는 대통령에 반해서 존경했고, 내가 사는 인천을 방문하는 건 의미있는 일이니까 열심히 찍어 사진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을 받아본 박근혜 대통령은 오래된 사진인데도 빛이 바라지 않았다며 특히 인천 유세 장면에서는 “이때는 이렇게 유세를 했었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천에 오신 박근혜 대통령께 의미있는 선물을 하고 싶었다”는 이씨는 지난날을 돌이키며 “그땐 몰랐지. 박정희 대통령 모습을 그 따님에게 전달하게 될 줄은….”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찍은 수많은 사진을 버리기도 하고 정리했지만 박정희 대통령과 관계된 사진만큼은 소중히 보관해 왔다는 이씨는 이 사진들을 사진첩으로 엮어 필름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잘 보관하겠다”며 감사를 표했고, 이씨는 “역사적인 기록사진을 전달하게 되어 보람”이라고 말했다. ◎
[좋아하는 사람들 편집국]
첫댓글 귀한 사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