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크기에 따른 분류
우선 단파라디오를 크기별로 나우어 보면 포켓용의 소형으로부터 이보다 조금 큰 영어 사전 만한 것, 노트북 만한 사이즈의 휴대형, 가정용 오디오 앰프 만한 크기의 탁상용(tabletop or desktop), 그리고 휴대용과 탁상형의 중간 크기인 소위 ‘휴대와 탁상 겸용 라디오(portatop)' 등 다양한 크기의 라디오가 있다.
① 휴대용 소형 라디오
우선 ‘compact portable'이라고 불리는 휴대가 가능한 소형의 경우 많은 시간을 비행기나 고속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행하는 경우 사용하면 편리하며, 영국의 BBC 및 미국의 VOA 등을 비롯한 대다수의 단파방송을 청취하는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소형은 통상 아마추어 무선기사들의 교신을 수신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해상에서의 선박간 교신이나 항공기간의 교신과 같은 소위 ‘특정용도 방송(utility station)'을 수신할 수 없다. 또한 신호(signal)가 미약한 방송의 경우 수신에 어려움이 있으나 미약한 신호의 단파방송까지 듣고자 하는 전문가가 아닐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다.
② 휴대용 중형 라디오
대학노트만 하거나 이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소위 ‘중간 크기 휴대용(mid-sized portable)'이라고 불리는 휴대용 라디오는 모두 디지털 주파수 표시 기능, 원하지 않는 그렁그렁하는 소리(growls)와 바람소리(whistles)등과 같은다른 주파수로부터의 가신호(徦信號)(이는 'spurious signals'의 번역어로서 때론 ‘false or ghost signals'이라고도 불린다.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는 'images' 또는 'spurious image signals'라고도 부른다)의 영향을 감소하거나 제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다중변환(multi-ple conversion) 기능, 인접한 주파수(adjacent frequencies)의 방송으로부터의 혼신을 줄이거나 막기 위해 대역폭(bandwidth)을 달리 하는 두개 이상의 오디오 필터(audio filter), 단파방송만을 청취하기 위해서는 필요 없으나 아마추어 무선, CW(모르스 부호), 그리고 단측파대(SSB)의 신호를 해독하여 청취를 가능하게 하는 비트주파발진기(BFO) 등을 갖추고 있다.
이 부류에 속하는 라디오로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것은 일제 SONY ICF-SW2010(때로는 ICF-2001D라고도 불린다)과 독일제 GRUNDIG SATELLIT 500이다. 이 두 모델모다 약간 작은 크기의 것으로 SONY ICF-SW55가 있다. 이들 라디오는 가격이 비싸지만 우리가 듣고자 하는 신호의 일부분 즉 신호에서 혼신이 가장 적은 일부를 택하여 잡음이 없는 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동기검파(同期檢波: synchronous detection)기능(여기서 검파란 앞서 살펴보았듯이 수신된 피변조파로부터 원래의 신호파를 뽑아내어 재현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웃 주파수의 방송으로부터의 혼신을 줄이거나 막기위한 상이한 대역폭(bandwidth)을 가지고 있는 오디오 필터가 도움이 되나 만약 동기검파 기능이 있다면 더욱더 인접 주파수로부터의 혼신을 잘 다룰 수 있고 또한 소리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소위 페이딩(fading) 현상 또한 줄일 수 있다. 소형 휴대용 라디오로서는 SONY ICF-SW7600G가 유일하게 동기검파기능을 가지고 있다. 동기검파 기능은 ‘우량 측파대 수신 기능’이라고도 불리며 영어로 ‘AM Sync' 혹은 ’ECSS(exalted-carrier selectable sideband)’로 표기된다.)까지도 보유하고 있는 고급 모델들이다.
③ 탁상용 대형 라디오
탁상용(tabletop or desktop)은 휴대하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서 듣기 위한 것으로서 뛰어난 수신력(受信力)을 자랑한다. 휴대용보다 훨씬 많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먼 거리로부터 오는 신호가 약한 방송이나 다른 방송국으로부터의 혼신 때문에 듣기 힘든 방송을 전문적으로듣고자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것이다.
탁상용의 경우 많은 돈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많은 기능을 기대해도 된다. 예컨대 ‘Passband Tuning(PBT)' 이나 ‘RF Notch Filter'는 이런 고급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기능이다. PBT는 라디오를 통과하는 라디오 신호의 대역(band)을 좁혀 인접 주파수를 물리치기 위한 장치로서 주파수 통과 대역이 고정되어 있는 필터가 아닌 조정 가능한 필터처럼 작동하는 대단히 유용한 장치이다. 이는 'Passband Offset' 혹은 ’IF Shift'라고도 불린다.
노취필터(Notch Filter)는 라디오에 수신된 주파수를 일정한 주파수 이내의 좁은 범위로 잘라내어 윙윙거리는 소리 등으 잘라버리는 기능을 한다. 노취필터 가운데도 물론 ‘조정 가능한 노취필터(tuneable notch filter)'가 좋다.
탁상용 단파라디오는 또한 ‘자동이득조절(Automatic Gain Control: AGC)' 장치를 가지고 있다. 단파신호의 강도(세기)는 종종 세졌다 약해졌다 한다. 이는 라디오 신호가 수천 마일을 여행하는 가운데 육지, 바다, 그리고 전리층에 반사되기 때문에 동일한 전력(power)의 상태를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AGC는 라디오로 하여금 신호가 강하게 오면 증폭을 줄이고 신호가 약하게 들어오면 증폭을 증가시킴으로써 소리가 멀어졌다 약해졌다하는 ‘페이딩(fading)'현상을 방지한다. 즉 전파의 수신 입력 레벨에 변동이 있어도 수신기의 이득을 자동적으로 가감하여 안정된 출력을 얻을 수 있는 회로로서 입력이 크거나 작거나 관계없이 일정한 출력을 나타내며 큰 전류가 들어올수록 이득을 떨어뜨린다.
잡음 제거기를 뜻하는 ‘Noise blanker(NB)’는 잡음을 줄이는데 아주 훌륭한 기능을 한다. 라디오에 들어오는 잡음이 수신된 신호의 강도 면에서 같거나 낮을 경우 NB는 작동하지 않으나 신호보다 더 강해지면 작동하여 잡음을 잘라버린다.
스켈취(squelch)회로는 일정한 전력(power)의 음성신호(audio signal)가 수신되기 전에는 오디오를 위한 저주파 증폭을 정지시킴으로써 비어있는 주파수(empty frequency)의 짜증스런 배경잡음(background noise) 즉 수신 전파가 없을 때 나오는 ‘쏴’하는 잡음을 잠재우는 기능을 한다. 즉 스켈취 회로는 수신전파가 미약해서 잡음출력이 크게 되면 자동적으로 가청주파수(可聽周波數) 증폭기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수신전파가 어느 일정 수준이 되면 다시 동작 상태로 되어 신호출력을 얻게 하는 회로이다.
디지털 신호처리를 의미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ing)'는 가장 최근에 개발된 신호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 기능은 지금 막 고급 테이블탑 모델에 장착되기 시작했으며 이 기능을 추가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아직은 적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비용이 감소하여 일반 단파라디오에 이러한 장치가 보편적으로 장착(裝着)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이 흘러야 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탁상용 단파라디오는 또한 컴퓨터의 시리얼 포트(serial port)와 연결하여 컴퓨터로부터 라디오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RS-232C인터페이스가 표준으로 장착되어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이들 탁상용 모델들은 외부 안테나를 필요로 하며 우수한 성능의 안테나와 함께 사용될 때 약한 신호의 방송을 듣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우리나라가 전파의 목표지역(target area)에 속하나 어떠한 이유로든 약해진 신호를 청취코자 할 때 또는 우리나라를 목표로 해서 송출된 단파는 아니나 단파의 흩어지는 특징 때문에 우리 상공에 약한 상태로 도달되는 단파를 듣고자 할때 이런 종류의 라디오가 그 성능을 맘껏 발휘한다.
앞에서 언급한 적도방송은 다른 주파수대역에 비해 신호가 훨씬 약하며 공전에 의한 라디오의 잡음이 높고 방송이 들렸다 안 들렸다 하며 특히 낮과 여름 절기에 있어서의 수신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방송을 듣기 위해서는 이러한 탁상용 단파라디오와 고급 안테나가 필요하다.
이러한 탁상용 단파라디오에 속하는 대표적인 일제 단파라디오로는 ICOM-R71A, KENWOOD R-5000, Japan Radio Corporation(JRC)의 NRD 525와 NRD 535D 등이 있고, 미제로는 DRAKE R-8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최신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면에서 가장 좋은 평을 듣고 있는 모델은 JRC의 NRD 535D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많은 단파 청취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모델은 KENWOOD R-5000이다.
이들 모델들은 값이 상당히 비싼 것이 흠이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에서 취급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러한 제품을 찾는 사람들도 적을 뿐 아니라 일단 구입후 중고로서 팔려고 해도 소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년 전만 해도 KENWOOD R-5000 신품을 취급하는 곳이 있었으며 때때로 중고품도 구입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 수신기 일부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제 8장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④ 통신수신기
탁상용이면서도 ICOM의 IC-R9000, IC-R72, IC-R7100, IC-R100, IC-R1처럼 통상적인 단파 주파수 대역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광범위한 다른 주파수 범위를 커버하는 소위 ‘통신수신기(communication receiver)'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으나 이는 통상적으로 일반인의 소지가 금지된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사적인 무선전화의 통화내용뿐만 아니라 경찰 등의 통신을 도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⑤ 휴대용과 탁상용의 중간 사이즈 라디오
휴대용과 탁상용의 중간 즉 탁상용의 주요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 때로는 휴대도 가능한 일명 ‘portatop receiver’ 라고 불리는 모델이 있다. 이에 속하는 대표적인 라디오는 미제인 DRAKE SW-8과 영국제인 LOWE HF-150등이 있다. 이는 테이블용보다는 약간 작으며 들고 다닐수 있도록 손잡이 등이 장착되어 있다. 가격 면에서도 테이블용보다 좀 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이러한 모델들을 취급하는 곳은 없다. 단파방송을 청취하는 저변 인구가 확대되면 많은 수입업자들이 이러한 모델들을 앞다투어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⑥ 기타
당분간 단파방송만을 청취하다가 얼마 후 아마추어 무선(HAM)도 같이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단파를 송신하고 또한 수신할 수도 있는 햄장비인 ‘Comuunication Tranceiver'라고 불리는 아마추어 무선기기를 사는 것도 경제적이고 현명한 생각이다. 이는 단파의 수신만 가능한 탁상용 라디오와 가격 면에서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장비는 다양한 모델이 있으며 국내 햄장비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많은 아마추어 무선사가 즐겨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로는 KENWOOD TS-690S, KENWOOD TS-690SAT, ICOM IC-736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안테나를 포함한 경우 대략 200만원은 최소한 지불하여야 한다. 이러한 장비를 구입할 경우 모델에 따라서는 자동안테나튜너(automatic antenna tuner)와 전원공급장치(power supply)가 내장되어 있지 않아 이들을 별도로 구입해야 했다.
또한 이러한 모델들은 주로 무선교신을 주목적으로 하여 설계했기 때문에 단파방송의 청취만을 염두에 두고 만든 모델과 비교할 때 불편한 점이 많다. 예컨대 탁상용 단파라디오가 갖고 있는 편리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자주 청취하는 방송의 메모리 기능 등이 취약하다.
간혹 오디오 미니 콤퍼넌트에도 우리가 흔히 듣는 AM 그리고 FM이외에 단파방송의 밴드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SANYO M-988 모델 그리고 SONY-765 모델 등은 단파방송 전문용이 아니라 미비한 점이 많지만 기본적인 단파방송의 수신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