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당직근무로 회사에 쭉~! 죽치고있었습니다.
밤시간이 다되어 거북이님께 문자한통 보냈더랬죠..^^ 역시 출조했더군요....친절하게 답장보내주는 동생에게 감사한마음과 오손도손 낚시하고있을 상상에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문득 담배한대를 물고보니 내가 언제부터 낚시를 했더라...?? 하는생각에 접어듭니다.
토막난 필름처럼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은 5~6살때 가족들이 탑정호로 낚시가던 때가 짧게 생각나던군요.
낚시를 정말 잘하시기로 전설처럼 내려오던 외할아버님과 아버지, 작은외삼촌, 어머니 외할머님 막 걸음마하던 동생이 어렴풋이 기억이라할지..상상이이라 이름붙여야할지 기억의 터널속에 차선표시등처럼 희미하게 생각납니다.
낚시꾼의 유전인자는 대물림 되는것같습니다.
그날 이후 틈만나면 낚시를 가시는 아버지나 할아버지 꽁무니를 쫒아가겠다고 어리광을 부리곤했죠...
때론 아버지의 아세아자동차 조수석에...때론 외할아버지 125cc오토바이 뒤에 열열히 쫒아 다니며 포획 보다는 기다림이란것을 먼저 배웠던것 같습니다.
파랑색 로얄 그랏스롯드1.2대인지 1.5대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흔쾌히 거총을 해주시고 작은 낚시의자에 앉아 기다리는것을 먼저 가르쳐 주신 스승님들......
오히려 낚시란 취미가 그당시가 더욱 열정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입고리에 미소를 머금게 하더군요.
어느덧 유치원생이 국민학교에 들어가고 사지육신이 제 맘대로 움직인다고 느낄때쯤 인생 첫대박이 찾아옵니다.
4월에서 5월이넘어가던 찰나로 기억됩니다. 일요일 아버지와 낚시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어 토요일 학교를 마침과 동시에 터덜터덜 자전거에 나무 지렁이 상자와 나무젓가락을 싣고 산넘어 친구집을 찾아갑니다.
친구네에는 牛사가 있어 두엄을 쌓아놓고 있었더랬죠......두엄냄새 따위는 불타는 전투력에 방해가 되진 않았던것 같습니다.
친구녀석이 한삽한삽 뒤집을때마다 나오는 소똥표 튼실한 지렁이들을 미닫이 지렁이통에 한놈두놈 담는 재미란 아마 느껴보신분만이 알겁니다.
여물이 채소화가되자않아 짚조각 사이에서 나오는 구수한 가스냄새?? 잡히지 않을려고 안간힘쓰는 뻘건 토룡들과의 추격전이란.....맥가이버의 딴딴딴따 음악과 함께 오버랩 됩니다.
아버지쓰실것까지 잡아야하는 큰아들의 막중함은 이미 젖가락을 꼭!! 쥔 초딩이에게는 밥먹다가 파리잡는 성룡의 손가락 놀림과 용호상박합니다.
어느새 지렁이통이 채워지고 집으로 향할때의 뿌듯함고 늠름함이 충만하여 자전거의 패달밟는 힘이 논두렁 비포장따위는 집에가는 길목에 방해꾼이 되질않습니다.
이렇게 토요일이 지나가고 학교가기싫어 늦잠에 몸을 잡아당기던 침대 이불은 이미족쇄가 풀린지오래......
일요일 아침마다해주던 디즈니만화동산과 MBC어린이 명작동화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날 아침따라 밥을차려주시는 어머님의 손이 왜이리느리게 느껴지는건지 재촉의 재촉을 연거푸게 외쳐 후다닥해치우고 전날 잡아놓은 지렁이통을 두손에 꼭 쥐고 집을 나섭니다.
차안에 승선하자마자 카세트에 beach boys 테잎을 밀어넣고 되더않는 외계어로 팝송을 따라불러봅니다.
유난히 좋아했던 don't worry baby......우~~우우~~우의 코러스에 발을 동동 구르며 탑정호 비포장길을 덩실거리며 찾아갑니다.
앗~불싸!!
그날따라 유난히도 심하게불어주는 봄바람에 아버지께서는 오늘은 않되겠다고 선언 하십니다.
이..무슨 천청벽력같은 말씀인지.......눈고리는 쳐지고 입술은 대빨나온지 오래입니다.
두 눈엔 눈물이 그렁거리고 더 충격적인 말을 하셨다가는 슈렉 고양이같은 큰눈에 눈물이 주룩주룩 터질 예정입니다.
바람불어도 좋고 안잡혀도 좋으니 낚시하고 가자고 애걸복걸에 아버지는 체념하셨는지 다른곳으로 가보자고 하셨을때 한줄기 찬란한 빛이 내비치는 양 기분파 초딩이의 눈물샘은 이미 말라버립니다.
탑정호 둑방을 지나 부적 오솔길을 휘휘돌아서 도착한 지인분의 인삼밭 이 맞닿아있는 아개울지.....
인삼밭 둑족 갈대 군락과 움푹 파인 지형은 바람따위가 도전해오지 않는 곳입니다.
자룡이 유비아들 아두를 구할때 하우은을 죽이고 뺏은 청홍검을 후두르듯 초딩의 로얄글라스롯드는 빛을 내뿜습니다.
지렁이를 곱게 바늘에 끼우고 대를 드리웠을때는 천하를 얻은듯한 느낌입니다. 아버지께서 맞춰주신찌가 요동칠때마다 가슴은 왜그리 방망이 치던지 쑤욱 뽑는 찌올림에 날렵하게 챔질햇을때 앙탈부리던 붕애는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퍼져 흥분에 도가니로 만듭니다.
쉽없이 나오던 붕애들....이곳은 축복받은 저수지이며 초급 낚시 훈련병에게 스팀팩을 선사하는 훈련소 같은곳입니다.
점심에 지인댁에가서 점심을 얻어먹고 불이낳게 다시찾아 찌를 드리웠을때는 깔짝거리던 입질은 없어지고 7~8치가 선사하는 중후한 입질이란 가히 작은 애호박에서 큰 늙은 호박이 굴러들어오는 느낌입니다.
외대 일침으로 지금 그렇게 잡을수있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떠나질 않지만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갈대옆에 찌를드리우면 어김없이 7~8치 누런 황금붕어가 찌를 삼삼허게 올려줬습니다.
이 무용담은 20여년이지난 지금도 아버지와 낚시 아야기를 할때 회자되곤 한답니다.
오늘 올시즌 낚시를위해 칼을 갈아놓았는데 무득 다음주에 놀이방 입학하는 28개월 되어가는 아들녀석이 생각납니다.
녀석 언제 키워서 낚시를 데려가나......나의 제자.........^^*
첫댓글 글을 읽고 나니 아주 유사한 감회에 젖어드는군요...
풍월님의 외할아버님에 우리 큰아버지를 대입하고 탑정지에 미전지를 대입하면 거의 제가 쓴 글로 느껴집니다.
낚시는 비록 아버지한테 배웠지만 진정한 스승님은 우리 큰아버지이죠.
비록 그 이치는 잘 몰랐지만,
큰아버지의 가르침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봉채비를 제법 단단하게 묶을 수 있었고,
시나브로 올라오는 찌와 파닥거리는 붕어에게서 공감각적 미각을 느낄 수 있게 되었죠.
벌써 20년 전에 고인이 되셨지만...
생일날 파란색로얄대를 선물해주시고,
낚시갈 때면 언제나 오토바이에 태우고 가주신 큰아버지가 너무너무 그립네요. ㅠㅜ
파란색 로얄대는 이미 레전드요...ㅋㅋ
참...파란색 로얄대 하니깐, 우리 충우회가 용태울지로 첫정출을 떠났을 때, 계두가 8치 붕어를 초살집행으로 띄워 창공을 가르게 했던 그 장면이 막 떠오르오. 덤불 속에서 붕어를 찾느라 고생 좀 했지요...암튼, 그 대가 바로 큰아버지께서 주신 파란 로얄대요. 그 시절 찍은 사진 앨범 속에 몇 장 보이던데 시간날 때 스캔떠서 추억의 조행기로 함 올려보겠소. 그 때 용태울지를 추천했던 도마낚수 사장님은 벌써 백발노인네가 다 되어가는구료~~세월 참 빠르오.
그러게나 말이오 3년만지나면 그대와 같이 낚시한지도20년이되는구려.....ㅋㅋㅋ 형님들 보시면 배꼽잡고 웃겠소...그건 그렇고 용태울지 배스 등살에 토종녀석들 살아있을려나모르겠소....메기랑 쏘가리방류하면 배스가 좀 줄어든다던데.....용태울지 한번가보구싶구려...ㅋㅋㅋ
낚시하는 사람이라면,, 동감하고 한번쯤 꺽어 보았을 듯 한 내용이군요,,, 다들 옛 생각이 나겠죠...^^
어여 장가 가셔서 제자하나 맹글으셔야죠~!!^^*
글 말미쯤 글을 읽고 있던 나 자신을 관찰해보니 나도 모르게 글 초반부부터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어서 마지막쯤엔 얼굴 근육의 힘이 많이 빠져있네요. ^^ 흐믓하고 따뜻한 느낌의 글....좋네요. ^^
싸~~부님 뵙고 쐬주한잔 하기가 이렇게 힘드네요..ㅠㅠ
레전드는 계속 진행형입니다! 화이팅입니다.
음...저도 스승님이 아버지이긴 헌데....릴로 배워서 그런지...아직도 대낚이 익숙치가...ㅋㅋㅋㅋ..잘보고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좋다 ~~~~ 이런기분 오랫만인데요^^ 전 올 여름부터는 6살된 아들 데리고 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려 댕겨야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