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아츠는 걷고 또 걸어서 체벨제국과 미레자공국의 국경마을인 '하인츠'에 도착했다. 아츠는 내심 마음이 들떠졌다. 이제는 누구도 그를 뒤쫓지 않았고, 생전 처음 집을 떠나온 그였기에 모험심이 발동한 것이었다. 그는 집을 떠나온 것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아픈 기억을 지웠다. 아츠는 마을 안에서 돌아다니다가 다시는 보기 싫었던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기사로 보이는 4명의 청년들이(아츠도 청년이지만...^_^;;) 왠 건장한 중년사내를 마구 두들겨패는 장면을 본 것이었다. 아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4인의 청년들 앞으로 나섰다.
"이 녀석들!! 그만두지 못해!!"
남자를 두들켜 패던 기사들은 아츠를 돌아다 보았다. 매우 성가시다는 얼굴로..
"뭐야, 이 자식은 너도 감옥에 갖히고 싶으냐?"
"뭐, 뭐얏!!"
아츠는 특유의 욱하는 성질이 튀어 나와서 그들에게 다가가며 칼을 뽑았다. 한편 아츠의 서슬퍼런 행동에 기사들은 당황하면서도 화가 났다.
"뭐, 뭐야!! 이 녀석!!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군!!"
"모두 칼을 뽑아!!"
청년들중 하나가 소리를 질렀지만 그의 말이 모두의 귀로 들어가기도 전에 아츠는 그들에게 덤벼들었다.
'내가 기사의 임무를 소홀히 한지 이미 3개월이 지났다.. 나의 실력이 어디까지 녹슬었는지.. 얼마나 실력이 남아있는지 알아볼 기회다!!'
아츠는 그들의 악행을 막으면서 자신의 실력을 얼추 가늠해 보려는 생각을 하고서 그들에게 덤볐다.
슈확~
아츠의 장검이 시원하게 공기를 가르면서 청년들을 위협했다. 4명의 청년들은 아츠를 둘러싸면서 공격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츠에게 쉽사리 공격을 펼치치 못했다. 아츠의 당당한 체격도 그렇지만 그들은 여지껏 진검을 들고 목숨을 건 싸움을 해본적이 없는 그야말로 얼뜨기 기사들이었던 것이었다.
슈~ㄱ 촤앙~!!
아츠의 검이 휘둘려지다가 왼편에 서있던 녀석이 얼결에 휘두른 검과 맞다았다.
"흐읍!!"
그러나 아츠는 힘을주어 녀석의 칼을 밀어내며 허리를 힘껏 돌려서 다리를 휘둘렀다.
퍼억
"악!!"
아츠와 검을 겨루던 녀석은 순식간에 허리를 얻어맞아 무지막지한 고통을 느끼면서 쓰러졌다. 아츠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녀석을 뛰어넘어서 녀석의 목에 칼을 댔다.
"자자~ 이 얼뜨기 녀석들!! 이 녀석 꼴이 되기 싫다면 어서 꺼져!!"
"으, 으윽..."
나머지 3명의 청년들은 어찌할 줄을 모르다가 이내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다. 그러자 아츠는 자신이 쓰러뜨린 녀석의 목에서 검을 거두며 말했다.
"네 녀석도 어서 꺼져!!"
"히익!!"
아츠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녀석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면서 자리를 피했다.
아츠는 그런 그 녀석이 도망가는 것을 바라 보다가 이내 눈길을 거두며 생각했다.
'다행이야!! 여기까지 도망을 오면서 체력이 다시 늘어난거 같아!! 이 상태라면 얼마든지 걱정없다!!'
사실 아츠는 체벨의 수도에서 이곳까지 말도 없이 단신으로 걸어오면서 체력이 부쩍 늘어나있었다.
아츠는 생각을 접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를 바라보았다. 조금전 그 얼뜨기들에게 맞고있던 남자였다.
'아, 아니!!'
아츠는 속으로 놀랐다. 중년의 남자인줄 알았던 사내가 다시 정면으로 보니 이제 20세가 되어보이는 청년이었던 것이다. 다가오던 그 청년은 아츠에게 깊이 허리숙여 감사를 표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기사님!!"
아츠는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